스카이72 영업중단 우려에 벌벌 떠는 골프장 근로자들
  • 이정용 인천본부 기자 (teemo@sisajournal.com)
  • 승인 2021.03.10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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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국공, 영업중단 통보 후 ‘단전·단수’ 소문 나돌아
1100명 일자리 ‘불안’…코스관리 일용직, 연인원 기준 약 3만 명도 ‘조바심’

스카이72 골프장에서 근무하는 1100여 명이 일자리를 잃게 될 처지로 내몰려 불안에 떨고 있다. 골프장 코스관리를 맡고 있는 3만여 명(연인원 기준)의 일용직 근로자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인천국제공항공사(인국공)가 스카이72골프앤리조트(스카이72)에 영업을 중단하라고 통보해 놓고, 진입로 차단과 단전·단수 등의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는 얘기가 나돌고 있어서다.

인천국제공항공사 부지에 들어선 스카이72 골프장 ⓒ인천취재본부 이정용 기자
인천국제공항공사 부지에 들어선 스카이72 골프장 ⓒ시사저널 DB.

9일 시사저널 취재내용을 종합하면, 최근 인국공은 스카이72 측에 골프장 부지 임대와 관련된 실시협약 기간이 종료된 만큼 골프장 영업을 중단하라고 통보했다. 게다가 영업을 강행할 경우 골프장 진입로를 차단하고 단전·단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얘기도 나돌고 있다.

인국공은 스카이72 골프장의 진입로뿐만 아니라 전기와 열에너지, 상수도를 관리하고 있다. 전기와 상수도는 각각 한전과 인천상수도사업본부를 통해 공급받아 스카이72 골프장에 전달하고 있지만, 열에너지는 자회사(인천공항에너지)로부터 직접 공급받고 있다. 이는 인국공이 강제로 골프장 영업을 중단시킬 수도 있다는 얘기를 뒷받침해 주는 대목이다.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지는 격일까. 스카이72 골프장에서 근무하는 노동자들은 곧바로 불안감을 떠안아야 했다. 스카이72 골프장에서 근무하는 인원은 약 1100명이다. 스카이72의 임직원은 약 200명이고, 캐디와 협력업체 임직원 등이 약 900명이다. 또 일용직으로 스카이72 골프장의 코스관리에 투입되는 연인원은 약 3만 명이다.

이들은 당장 일자리를 잃게 될까봐 마음을 졸이고 있다. 게다가, 신규 사업자가 인국공에 고용안정이행확약서를 제출해 놓은 만큼 인국공과 스카이72의 명도소송 등이 진행되는 동안 일자리를 유지할 수 있다는 작은 희망마저 잃게 될 처지다. 

스카이72 골프장의 한 근로자는 “당장 일을 해야만 먹고 살 수 있는데,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지는 게 아닌지 걱정된다”며 “인천국제공항공사와 스카이72간 다툼이 있더라도 골프장 근로자들의 생계가 위협받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하소연 했다.

앞서 인국공은 스카이72가 운영하는 골프장을 입찰하는 과정에서 전문기관 용역을 통해 스카이72의 임직원 57명을 줄여서 약 41억원의 비용을 절감시키는 방안을 반영해 최저 임찰금액을 산정했다. 인국공은 신규 사업자에게 고용안정이행확약서와 계약조건에 따라 고용안정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도록 협조를 요청한다는 계획이다.

인국공 관계자는 “스카이72는 체육시설법이 규정하고 있는 골프장 운영과 관련된 중요 등록요건인 타인 소유 부동산에 대한 사용권을 상실한 상태로 골프장을 운영하고 있다”면서 “불법적 영업행위가 지속되지 않도록 단호하고 엄정한 조치를 취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이에 스카이72 관계자는 “국민권익위원회는 인국공과 스카이72가 체결한 실시협약이 일부 공법적인 형식으로 이뤄졌더라도 민법상 임대차계약으로 보는 것이 더 합리적 판단으로 보인다고 했다”며 “수많은 근로자들의 일자리가 걸려있는 만큼, 형법을 어겨가면서 단전·단수를 진행하는 것은 무리라는 것을 공기업인 인천국제공항공사도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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