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다’에 ‘안정감’도 더해야…이재명 앞에 놓인 3가지 난제
  • 구민주 기자 (mjooo@sisajournal.com)
  • 승인 2021.03.12 11:00
  • 호수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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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리더십' 양날의 검 될 수도
친문 주자 등판은 큰 위협 안 될 거란 분석

여권 대선주자 자리를 굳히고 있는 이재명 경기지사 앞길엔 숱한 과제가 놓여 있다. 당장 4·7 보궐선거가 끝나면 당내 경쟁자들의 견제가 본격화 될 전망이다. 특히 당 주류세력인 친문과의 관계는 큰 숙제다. 이 지사 앞에 놓인 세 가지 고비를 정리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 ⓒ경기도청
이재명 경기도지사 ⓒ경기도청

① 민주당인데 친문이 아닌 대선주자

이 지사 대권가도의 가장 큰 고비는 대선 본선이 아니라 민주당 후보 선출을 위한 당내 경선이 될 것이란 분석이 있다. 바로 민주당 핵심세력인 친문과의 관계 때문이다. 친문 측에서는 끊임없이 이낙연이 안 되면 정세균·임종석·유시민 등이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놓는다. 전문가들은 설사 이런 시나리오가 현실화돼도 이 지사의 지지율은 굳건할 것이란 분석을 내놓았다.

최창렬 용인대 교수는 “이 지사의 지지세가 생각보다 견고하다. 이낙연 전 대표의 반등은 쉽지 않아 보인다.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가장 위협적인 친문 대항마인데, 확장성이 부족해 일부 강성 지지층에서만 반응할 것”이라고 했다. 오히려 ‘비문’이라는 꼬리표가 유리하다는 분석도 나왔다.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원장은 “정권 임기말 친문 후보라는 꼬리표는 오히려 역효과일 수 있다”고 했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당장 5월 민주당 당 대표 선출 과정에서부터 이 지사는 끊임없이 화두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② ‘이재명 팬덤’ 키우기

코로나19 사태에 재난지원금은 누가 지급했을까? 상당수 국민은 문 대통령을 말하겠지만, 적잖은 경기 도민들은 이 지사를 꼽는다. 이 지사가 먼저 치고 나가 정부가 빠르게 따라왔다는 얘기다. 반대층에서는 이 지사의 행정을 ‘포퓰리즘’이라 비판하지만, 지지층은 ‘사이다 행정’이라 칭찬한다. 그리고 이 지사는 이 영역을 계속 넓혀왔다. 그의 지지율도 이를 얼마나 더 넓힐 수 있느냐에 달렸다는 분석이 많다. 이상일 케이스탯컨설팅 소장은 “‘이재명 팬덤’으로 대표되는 자신의 정체성을 계속 설득력 있게 표현해 나간다면 지지세가 계속될 수 있다”고 했다. 김용철 부산대 교수는 “이 지사가 계속 파급력 있는 메시지와 행정력으로 경쟁자들을 압도할 수 있는지가 지지율 추세의 관건”이라고 했다.

③ ‘대통령직’에 어울리는가

이 지사의 스타일은 양날의 검이다. 그의 ‘사이다 행정’은 누군가에게는 ‘불도저 행정’처럼 불안감으로도 다가온다. 도지사감으로는 좋지만 대통령감으로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인식은 그가 반드시 지워내야 할 물음표다. 이준한 인천대 교수는 ‘사이다 리더십’과 ‘독단적 리더십’은 한 끗 차이일 수 있다고 했다. 박성민 정치컨설팅그룹 ‘민’ 대표는 “전쟁 같은 재난적 상황이 끝나도 과연 국민들이 이재명 리더십을 원할까 여부는 매우 중요한 포인트”라고 했다.

결국 이 지사는 대통령과는 차별성을 보이면서도 당과의 관계는 적절히 유지해 나가야 하는 어려운 과제를 안고 있다. 파격적 정체성을 지키면서도 안정적 리더십도 증명해야 한다. 그가 1년간 풀어야 할 최대 난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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