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순천 경전선, 도심 통과 반대”…순천 시민단체 농성 돌입
  • 박칠석 호남본부 기자 (sisa613@sisajournal.com)
  • 승인 2021.03.16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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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재부 예타조사서 기존노선 활용방안 통과…“경제성 낮아”
시민단체 “순천 도심 교통마비·안전위협…명백한 지방차별”

또 다른 ‘눈물의 호남선’으로 불리는 광주~순천 구간 경전선의 전남 순천 도심 통과에 대한 주민들의 반발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전남 순천지역 시민단체들은 15일 광주 송정∼순천 경전선의 도심 통과를 반대하고 나섰다. 최근 기획재정부가 예비 타당성 조사에서 경제성이 낮다는 이유로 기존 노선인 순천 도심통과를 활용하는 방안을 통과시킨 데에 따른 반발이다. 

경전선 순천도심통과반대 시민대책위원회(시민대책위)는 이날 오후 2시 순천시 평생학습건강문화센터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광주∼순천 전철화 사업은 환영할 일이지만, 도심을 관통하는 기존 노선을 유지하는 것은 반대한다”고 밝혔다. 시민대책위는 이어 “지역민의 의견수렴 없는 계획수립 과정도 유감”이라며 “100년을 내다보고 건설돼야 한다는 철도교통이 도심부 지상 선로를 고수했다는 사실에 놀랍다”고 비판했다. 

3월 15일 오후 순천시 평생학습건강문화센터 앞에서 열린 경전선 순천도심통과반대 기자회견 ⓒ경전선 순천도심통과반대 시민대책위원회
3월 15일 오후 2시 순천시 평생학습건강문화센터 앞에서 열린 경전선 순천 도심통과 반대 기자회견 ⓒ경전선 순천도심통과반대 시민대책위원회

시민대책위는 “전철화가 예정된 순천시 도심 통과구간은 5㎞가량으로 보성~전남도청 노선 신설과 광주간 전철화가 되면 열차가 현재 운행횟수보다 7배 이상 증가한다”며 “소음과 건널목 사고, 10곳의 평면교차로 정체가 크게 늘어난다”고 주장했다.

이어 “국토부는 수도권지역 GTX 건설과 SRT를 개통하면서 도심부는 물론이고 농림지역도 지중화선로를 기본으로 하고 있다. 현재의 철도 계획은 지방을 차별하는 나쁜 사례다”며 “현재의 계획은 오히려 순천시의 도시 성장을 가로막는 결과를 낳게 될 것이다”고 지적했다.
 
시민대책위는 경전선 도심 통과 반대를 주장하며 이날부터 천막농성에 돌입했다. 국토부는 16일 오전 순천시민을 상대로 주민설명회를 연다. 시민단체는 설명회에서 지상선로에 반대한다는 의견을 국토부에 전달할 예정이다.

지자체와 정치권도 반대 대열에 가세했다. 허석 순천시장은 지난달 브리핑을 통해 도심 노선을 우회하거나 지중화를 강조했으며, 순천시의회는 이 같은 의견을 담은 촉구 건의안을 채택했다. 

소병철(순천·광양·곡성·구례갑) 국회의원도 15일 전남도와 전남도당이 공동으로 주최한 당정협의회에서 ‘예타 심의 과정에서 순천시민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며 순천역사의 지중화 또는 도심으로 들어오는 노선구간 우회(약 5km) 등 순천 시민들의 의견 반영을 촉구했다. 

이에 대해 김영록 전남지사는 경전선 전철화사업에 대해서 ‘순천 시민들의 의견을 반영할 수 있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답변했다. 

경전선 전철화 사업은 광주역에서 부산 부전역까지 연결하는 경전선 가운데 1930년 건설 이후 개량되지 않았던 광주∼순천 구간을 전철화하는 사업이다. 광주 송정역과 밀양 삼랑진을 잇는 경전선은 호남과 영남을 연결하는 대표적 간선(幹線)철도로, ‘세상에서 가장 느린 기차’다. 

KTX 전면 개통으로 광주와 서울이 불과 1시간 30분 거리로 단축됐음에도 경전선을 이용해 부산에 닿으려면 반나절이 걸린다. 특히 승용차로는 1시간이면 족한 광주~순천(117㎞) 구간은 시속 50~60㎞로 2시간 27분이나 걸린다. 

경전선 광주~순천(122.2㎞) 구간 전철화에는 1조 7703억원이 들 것으로 예상되며 오는 2025년까지 전철화 사업(설계속도 250㎞/h)이 완공되면 기존 6시간 넘게 걸리던 목포~부산까지 2시간대로 단축될 것으로 예상된다. 광주 송정~순천 구간도 전철화가 이뤄지면 93분(2시간 16분→43분) 단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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