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석화 ‘조카의 난’ 삼촌 압승으로 일단락
  • 송응철 기자 (sec@sisajournal.com)
  • 승인 2021.03.26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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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철완 상무 “끝이 아닌 시작”…분쟁 이어질 전망
박찬구 금호석화 회장(왼쪽)과 박철완 금호석화 상무 ⓒ연합뉴스
박찬구 금호석화 회장(왼쪽)과 박철완 금호석화 상무 ⓒ연합뉴스

박찬구 금호석유화학그룹 회장과 박철완 금호석화 상무 간 경영권 분쟁 승부가 주주총회 표 대결을 통해 가려졌다. 결과는 박 회장의 압승. 그러나 경영권 분쟁은 앞으로도 이어질 전망이다. 박 상무가 주주총회 직후 발표한 입장문을 통해 “끝이 아닌 시작”이라며 계속된 투쟁을 예고했기 때문이다.

금호석화는 26일 서울시 중구 시그니처타워에서 열린 제44기 정기 주총에서 박 회장 측이 제안한 배당안과 사외이사·감사위원회 선임안, 이사회 내 위원회 구성안 등이 주총에서 가결됐다고 밝혔다. 반면 박 상무는 본인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을 비롯한 모든 주주제안이 부결됐다.

우선 배당안의 경우 박 회장은 보통주 주당 4200원, 우선주는 주당 4250원의 중장기 안정성을 강조하는 안건을 내놨고, 박 상무 측은 보통주 주당 1만1000원, 우선주 주당 1만1050원의 파격적인 안을 제시했다. 그러나 박 회장과 박 상무 측 찬성률이 각각 64.4%와 35.6%로 나타나면서 박 회장 측의 배당안이 채택됐다.

이날 주주총회의 또 다른 핵심 안건으로 지목된 박 상무의 사내이사 선임안은 52.7% 찬성률을 보였다. 그러나 박 회장 측이 추천한 백종훈 금호석유화학 영업본부장(전무)이 64.7%로 더 많은 표를 얻으면서 박 상무의 이사회 진입은 무산됐다. 이밖에 사외이사 선임안과 이사회 내 지속가능경영 및 사회적 가치 창출을 위한 지배구조 개선 등 포함된 정관 일부 변경안 등도 박 회장 측 안건이 통과됐다.

이처럼 주총 표 대결은 삼촌의 완승으로 일단락됐다. 그러나 ‘조카의 난’은 계속될 전망이다. 박 상무는 주주총회 직후 발표한 입장문을 통해 “끝이 아닌 시작에 불과하다”며 분쟁의 여지를 남겼다. 이사회 진입은 실패했지만 최대주주로서 기업가치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박 회장과의 대립을 계속해 나가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박 상무는 “아쉽게 이사회 진입이 좌절됐지만 오로지 기업 및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진정성을 갖고 제안한 안건을 지지해준 주주에게 깊이 감사하다”며 “이번 주주제안은 경영권 분쟁이 아니며 주주로서 회사에 일정부분을 기여하고자 하는 정당한 주주권리의 행사”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앞으로도 모든 주주들과 소통하며 금호석유화학이 시장을 주도하는 혁신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나아가 주주가치 또한 지속적으로 향상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다음 주총에는 더욱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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