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면 신화' 농심 창업주 신춘호 회장 별세…후계자는 장남 신동원 부회장
  • 김수현 디지털팀 기자 (sisa2@sisajournal.com)
  • 승인 2021.03.27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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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신격호 롯데 창업주 동생…향년 92세
농심 창업주인 율촌(栗村) 신춘호 회장이 27일 별세했다. 향년 92세ⓒ연합뉴스
농심 창업주인 율촌(栗村) 신춘호 회장이 27일 별세했다. 향년 92세ⓒ연합뉴스

농심 창업주인 율촌(栗村) 신춘호 회장이 27일 92세로 별세했다.

농심은 신 회장이 이날 오전 3시38분께 지병으로 별세했다고 설명했다. 신 회장은 최근 병세가 악화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신 회장 장남인 신동원 부회장은 지난 25일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신 회장에 대해 “몸이 안 좋으시고 병원에 입원해 계신다”고 언급한 바 있다.

신 회장은 1930년 경남 울산에서 5남5녀 중 삼남으로 태어났다. 롯데 창업주인 고(故)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의 둘째 동생으로, 일본에서 활동하던 신 회장을 대신해 국내 롯데를 이끌었다.

신 회장은 일본롯데 이사로 재직하던 때 신 명예회장과 마찰을 빚자 1965년 한국에서 롯데공업을 세워 롯데라면을 출시했다. 당시 신 회장은 “한국에서의 라면은 간편식인 일본과는 다른 주식(主食)이어야 한다”며 “값이 싸면서 우리 입맛에 맞고 영양도 충분한 대용식이어야 먹는 문제 해결에 큰 몫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라면 철학'을 갖고 있었다.

그러나 라면 사업 추진을 놓고 형과 갈등을 겪은 끝에 1978년 사명을 농심으로 바꿔 제2의 창업을 선언하면서 롯데그룹에서 독립했다.

신 회장은 신라면과 짜파게티 등 사랑받는 제품을 개발했다. 두 제품은 현재 국내 라면 시장에서 점유율 1, 2위를 달리고 있다. 1985년 이래 라면사업에서 36년간 1위를 차지고 있는 농심의 지난해 라면 매출은 2조868억원에 달했고, 이 가운데 신라면의 수출액은 4400억원을 넘겼다. 신라면은 현재 100여 개국에 수출되고 있다.

라면 이외에도 1971년 우리나라 최초의 스낵인 새우깡을 개발했다. 이후 양파깡, 감자깡 등 히트 상품을 연달아 내놓으며 스낵 부문에서도 업계 1위에 올랐다.

신 회장은 1992년까지 대표이사 사장을 맡다가 농심이 그룹 체제로 전환하면서 그룹 회장직을 맡아왔고, 최근 등기이사직에서 물러나며 56년 만에 경영 일선에서 손을 뗐다. 지난 25일 정기 주총에서 신 회장을 사내이사로 재선임하는 안건이 상정되지 않았고 신 부회장, 박준 부회장, 이영진 부사장이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차기 회장에는 고인의 장남인 신 부회장이 오를 것으로 보인다. 신 부회장은 1997년 농심 대표이사 사장에 오른 데 이어 2000년에는 부회장으로 승진하며 사실상 농심 경영을 맡아왔다.

현재 신동원 부회장은 농심의 최대주주인 농심홀딩스의 최대주주다. 지난해 9월 말 현재 신동원 부회장의 농심홀딩스 지분은 42.92%다.

신 회장은 부인 김낙양 여사와 신현주(농심기획 부회장), 신동원(㈜농심 부회장), 신동윤(율촌화학 부회장), 신동익(메가마트 부회장), 신윤경(아모레퍼시픽 서경배회장 부인) 3남 2녀를 두었다. 빈소는 서울대학교병원에 차려지며, 발인은 30일 오전 5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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