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모녀 살인’ 김태현, 무릎 꿇고 “숨 쉬는 것도 죄책감 들어”
  • 김서현 디지털팀 기자 (seoh298@gmail.com)
  • 승인 2021.04.09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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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오전 검찰 송치 전 언론에 공개
살인·절도·주거침입·경범죄처벌법(지속적 괴롭힘)·정보통신망 침해 등 총 5개 혐의 받아
서울 노원구 아파트에서 '세 모녀'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 김태현이 9일 오전 검찰로 송치되기 위해 서울 도봉경찰서에서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노원구 아파트에서 '세 모녀'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 김태현이 9일 오전 검찰로 송치되기 위해 서울 도봉경찰서에서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스토킹한 여성을 포함한 세 모녀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 김태현(24)이 9일 검찰에 송치됐다. 검찰 송치 전 언론 카메라 앞에 선 김태현은 무릎을 꿇고 “숨 쉬는 것도 죄책감이 든다”고 읍소했다.

서울 노원경찰서는 이날 김씨에게 살인·절도·주거침입·경범죄처벌법(지속적 괴롭힘)·정보통신망 침해 등 5개 혐의를 적용해 서울북부지검에 구속 송치했다. 그동안 유치장이 있는 서울 도봉경찰서에서 노원경찰서를 오가며 조사받은 김씨는 서울 도봉경찰서에서 호송차에 오르기 전 약 10분 간 취재진 앞에 얼굴을 드러냈다.

위아래 검은 상·하의를 입고 마스크를 쓴 채 수갑을 차고 나타난 김씨는 면도는 하지 않았으나 수척하지는 않았다. 등장과 함께 무릎을 꿇은 김씨는 “저로 인해 피해를 당한 모든 분께 사죄드린다”고 말했다. 마스크를 벗어달라는 취재진의 요청에 김씨는 직접 마스크를 벗었다.

그는 “피해 여성을 스토킹한 혐의를 인정하느냐”, ”범행을 언제부터 계획했느냐“ 등 취재진의 질문에는 거듭 ”죄송하다“고만 말했다. 김씨의 등장에 지나던 한 시민은 ‘김태현을 사형하라’고 외쳤다.

서울 노원구 아파트에서 '세 모녀'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 김태현이 9일 오전 검찰로 송치되기 위해 서울 도봉경찰서에서 나와 무릎을 꿇은 채 사죄하고 있다.
서울 노원구 아파트에서 세 모녀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 김태현이 9일 오전 검찰로 송치되기 위해 서울 도봉경찰서에서 나와 무릎을 꿇은 채 사죄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씨는 지난달 23일 서울 노원구 소재 아파트에서 3개월여 간 스토킹하던 여성 A씨와 자매 B씨, 어머니 C씨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3일 경찰청은 신상공개심의위원회를 열고 김씨의 신상정보를 공개하기로 하고 이름과 나이, 주민등록증 상의 사진을 공개했다.

김씨는 범행 당일 슈퍼에 들러 흉기를 훔치고 피해자들의 아파트에 퀵서비스 기사로 위장해 침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침입 당시 집안에 있던 B씨가 먼저 변을 당한 후 외출 뒤 귀가한 B씨와 A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는 범행 직후 이틀간 피해자 집에 머무르며 식사를 하고 냉장고에서 맥주 등을 꺼내 마신 것으로 알려졌다. 또 A씨의 휴대전화에서 일부 정보를 훼손한 것으로 조사됏다.

25일 피해자들과 연락이 닿지 않는다는 주변인들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자해 후 정신을 잃은 김씨를 발견해 병원에 이송했으나 큰 문제는 없었다.

경찰은 김씨가 지난해 12월 게임을 통해 A씨를 안 후 지속적으로 스토킹 행위를 한 것을 두고 ‘경범죄 처벌법 제3조41(지속적 괴롭힘)’을 적용할지 고민했으나 송치 전 적용했다.

지난달 ‘스토킹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스토킹처벌법)’이 국회를 통과했으나 10월 시행 예정으로 김씨는 적용되지 않는다. 경범죄 처벌법을 적용하면 10만원 이하의 벌금형이 선고된다.

김씨는 서울북부지검에 들러 검찰 관계자와 간단히 면담한 뒤 서울 동부구치소에 수감된다. 이 사건은 서울북부지검 형사2부(부장검사 임종필)에 배당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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