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천 중산동 고분, 매장문화재 학술발굴조사 활성화 사업 선정
  • 김도형 영남본부 기자 (sisa519@sisajournal.com)
  • 승인 2021.04.12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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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천군, 잊혀진 가야역사 중산동 고분 조사

경남 합천군과 경남연구원은 (사)한국문화유산협회의 ‘2021년도 매장문화재 학술발굴조사 활성화 사업’에 합천군의 비지정 가야유적인 중산동 고분이 선정됐다고 밝혔다.

문화재청이 후원하고 (사)한국문화유산협회가 주관하는 ‘매장문화재 학술발굴조사 활성화 사업’은 비지정 매장문화재의 발굴비 전액을 지원하는 학술사업이다. 대상은 중요 비지정 매장문화재로서 학술적ㆍ역사적 가치가 큰 유적으로, 매년 전국의 2곳 내외의 유적을 엄선해 지원하고 있다.

합천군 중산동 고분군 위치전경 Ⓒ합천군
합천군 중산동 고분군 위치전경 Ⓒ합천군

합천의 중산동 고분은 경상남도 합천군 쌍책면 하신리 중매마을 산 42-2에 위치하고 있으며, 하신리는 합천군의 동쪽에 해당하고 북서쪽에는 해발 400m 가량의 시리봉이 남쪽으로 길게 뻗어 있고, 서쪽에는 합천지역을 관류하는 황강이 남서와 남동으로 크게 곡류하며 지난다. 북쪽의 상신리에서 발원한 신천이 하신리를 관류해 황강으로 유입되고, 신천의 동쪽으로 하신들, 방개들, 새집들이 남북으로 길게 펼쳐져 있다. 

이곳 쌍책면 일원은 낙동강과 이어지는 황강수계를 따라 선진문물이 내륙지역으로 들어오는 관문 역할을 한 곳으로 이 지역에는 합천지역 대표 고분군 중 하나인 옥전 고분군과 그 하위집단의 묘역으로 추정되는 다라리 고분군, 오서리 고분군, 상포리 고분군 등이 밀집 분포한다. 그간의 조사를 통해 쌍책면은 양직공도(梁職貢圖)와 일본서기(日本書紀)에 기록된 가야 소국의 하나인 다라국(多羅國)의 중심지로 여겨지고 있다.

중산동 고분군은 도굴로 석실 남쪽 연도부가 개방되어 멀리서도 쉽게 확인된다.Ⓒ합천군
중산동 고분군은 도굴로 석실 남쪽 연도부가 개방되어 멀리서도 쉽게 확인된다.Ⓒ합천군

중산동 고분Ⅰ은 중산동 고분Ⅱ와 함께 석실묘가 단독으로 조영된 유적으로 옥전 고분군의 조사를 통해 다라국은 5세기 말, 6세기 초 최전성기를 누리다 6세기 중엽 석실묘가 축조되면서 독자성을 상실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본 고분 또한 다라국이 독자성을 상실한 6세기 중엽 이후 조영된 것으로 추정되며, 향후 이 지역 고분 문화의 변천을 연구할 수 있는 고고학적 자료로 평가되고 있다. 고분은 다라국의 중심유적이자 가야고분군 세계유산 등재추진 중인 합천 옥전 고분군(사적 제326호)과 불과 5㎞ 거리에 있다. 

중산동 고분은 도굴 피해를 입었으나, 현실과 묘도, 봉토 등이 비교적 잘 남아 있다.Ⓒ합천군
중산동 고분은 도굴 피해를 입었으나, 현실과 묘도, 봉토 등이 비교적 잘 남아 있다.Ⓒ합천군

중산동 고분이 있는 중매마을 입구에는 ‘애국지사송강전공추모비’ 우측으로 민묘가 입지해 있는 곳까지 계단이 조성되어 있으며, 고분은 민묘에서 북쪽으로 20m 거리에 위치해 있고 도굴로 석실 남쪽 연도부가 개방되어 멀리서도 쉽게 확인된다. 고분의 규모는 봉토 직경 7m, 높이 1.6m 정도이고, 잘 다듬어진 판석을 이용해 남북을 장축 방향으로 축조됐다. 

봉토 주변으로 개석이 흩어져 있는데, 노출된 개석은 길이 1.3m, 폭 60cm, 두께 30cm 정도로 퇴적된 낙엽이 덮고 있어 유물은 확인되지 않았다. 본 조사에서 행정구역명의 마을과 지번을 수정했다.

군과 함께 공모 지원을 추진한 고민정 경남연구원 역사문화센터장은 "중산동 고분은 도굴 피해를 입었으나, 현실과 묘도, 봉토 등이 비교적 잘 남아 있다"며 "이번 학술발굴 결과와 주변 유적과의 비교연구를 통해 가야 말기의 변화상과 백제 문화의 이입 과정을 규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군 관계자는 “가야사 조사연구 및 정비가 국정과제로 선정된 이후 옥전 고분군, 삼가 고분군, 성산 토성 등 중요 가야유적과 더불어 소오리 고분군, 성곽유적 등 비지정 유적에 대한 조사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며 "향후에도 더 많은 가야유적 조사연구를 통해 다라국의 중심지였던 합천의 잊혀진 가야사를 제대로 복원해 갈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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