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판 듣겠다”던 김남국, ‘좌표찍기’ 로 커뮤니티 분란 조장
  • 김서현 디지털팀 기자 (seoh298@gmail.com)
  • 승인 2021.04.13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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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펨코리아서 의견 듣겠다”→“딴게이 선배들도 가입 부탁”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 ⓒ 연합뉴스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 ⓒ 연합뉴스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비판을 듣겠다”며 특정 커뮤니티에 가입한 뒤 곧바로 친여(親與) 성향 사이트에 도움을 요청해 논란에 휩싸였다. 정치인이 커뮤니티 간 분란에 앞장섰다는 비판이다.   

김 의원은 지난 12일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KBS 《주진우 라이브》에서 밝혔듯 ‘에펨코리아’ 커뮤니티 유저 여러분을 찾아 뵈려고 한다”며 “진짜 용기를 내서 이야기를 듣고 싶다”고 알렸다.

김 의원은 이날 KBS 라디오 《주진우 라이브》에서 “많은 지지를 잃게 된 게 청년들이 필요한 정책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부분에 대한 평가가 있었다고 생각이 든다”며 “저를 제일 욕하는 커뮤니티 사이트에 글을 남겨 그런 분들의 의견까지 적극적으로 청취하겠다”고 밝혔다.

김남국 의원이 1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 전문 ⓒ김남국 의원 페이스북 캡처
김남국 의원이 1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 전문 ⓒ김남국 의원 페이스북 캡처

논란은 그 뒤에 발생했다. 김 의원은 페이스북에 글을 올린 지 10분 뒤 친여 성향인 ‘딴지일보’ 게시판에 “딴게이(딴지일보 회원) 선배님들께서 말씀해주신 에펨코리아를 비롯해 여러 커뮤니티 소통창구를 함께 하겠다”며 “다들 가입해주세요. 필수입니다”라고 글을 남겼다. ‘에펨코리아’ 회원들과 소통할 때 딴지일보 회원들이 나서 자신을 지원해 달라는 뜻으로 해석된다.

딴지일보는 방송인 김어준씨가 만든 후 지금까지 전통적인 민주당 지지세력들이 활발히 활동하는 곳이다. 앞서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의 사망 이후 정치적 목적을 의심하며 성폭력 피해자의 신상정보를 캐내는 등 논란을 일으켰다.

김 의원의 요청이 있은 후 실제로 딴지일보 이용자들은 ‘에펨코리아’의 게시물 일부를 퍼나르며 “이명박을 좋아하고 가장 큰 타깃은 역시 현대통령”이라며 타 커뮤니티를 저격하는 내용의 글을 올리고 있다.

친여 성향의 커뮤니티 '딴지일보'에 글을 올려 '에펨코리아'의 가입을 격려한 김남국 의원의 글 ⓒ딴지일보 캡처
친여 성향의 커뮤니티 '딴지일보'에 '에펨코리아' 가입을 독려하는 내용의 글을 올린 김남국 의원 ⓒ딴지일보 캡처

김 의원의 게시글로 커뮤니티 이용자 간 갈등 조짐이 보이자 ‘에펨코리아’ 운영진은 13일 오전 12시에 공식입장을 내고 “이곳에 좌표를 찍지 마시라”며 “상식적으로 정치인이 소통을 명목으로 타사이트에 좌표를 찍는 행위는 정상적이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미 사이트 내에서도 분쟁이 크게 생겨 회원가입도 임시로 막았다. 타사이트에 피해 주는 행위는 자제를 부탁드린다”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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