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안철수의 갈등…‘상왕’ 논쟁 이어 구혁모-이준석 ‘대리전’
  • 변문우 디지털팀 기자 (sisa4@sisajournal.com)
  • 승인 2021.04.13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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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방지다”, ”범죄자” 막말 난무하는 野
4ㆍ7 재보궐 선거 당시 서울 여의도 당사 국민의힘 개표상황실에서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오른쪽)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축하인사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7일 서울 여의도 당사 국민의힘 개표상황실에서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오른쪽)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축하인사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김종인 국민의힘 전 비상대책위원장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간 갈등이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4·7 재보선 승리 이후에도 감정의 골을 좁히지 못한 양측은 '막말 대리전'까지 벌이며 진흙탕 공방을 이어가는 양상이다.  

구혁모 국민의당 최고위원은 12일 당 회의에서 김 전 위원장에 대해 "오만불손하고 건방지다"며 "화합의 정치에 처음부터 끝까지 흙탕물만 일으킨 장본인"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김 전 위원장이 1993년 동화은행 비자금 사건에 연루돼 처벌받은 전력까지 언급하며 "애초에 범죄자 신분"이라고 비꼬았다.

구 최고위원의 이같은 발언은 김 전 위원장이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안 전 대표를 향해 “건방지다”며 맹비난을 퍼부은 데 따른 것이다. 

국민의힘에서도 격한 반응을 쏟아냈다. 이준석 서울 노원병 당협위원장은 13일 SNS에 "(구 최고위원이) 사과하지 않으면 공개적으로 더 크게 문제 삼겠다"고 경고했다. 결국 구 최고위원과 이 당협위원장이 '대리전'을 벌이는 양상으로 전개된 것이다.

양측의 말싸움은 서울시장 재보선 야권 단일화 경선 과정에서 벌어진 '상왕' 논쟁을 연상시켰다. 당시 안 대표는 단일화 협상이 난항을 겪자 "(오세훈) 후보 뒤에 상왕"이라며 김 전 위원장을 공격했고, 이 당협위원장이 안 대표의 부인 김미경 교수를 겨냥해 "여자 상황제"라고 받아쳤다. 이에 안 대표는 동명이인인 김 전 위원장 부인(김미경 명예교수)을 지칭해 "그 분과 착각했나"라고 되받아쳤고, 김 전 위원장은 안 대표에게 "정신이 이상한 사람"이라고 했다.

일각에서는 두 사람의 갈등이 양당 통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야권 재편을 염두에 두고 국민의힘 자강을 촉구하는 김 전 위원장과 야권 내에서 더 큰 지분을 노리는 안 대표가 일부러 갈등을 점화시키고 있단 것이다.

김 전 위원장은 지난 11일 공개된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야권은 없다"며 이번 선거에서 안 대표가 기여한 부분을 평가절하했다. 이에 안 대표는 13일 기자들에게 "야권의 혁신, 대통합, 정권교체의 필요성을 부인하는 사람이 있을 수 있겠느냐"며 김 전 위원장에 대해 직접적인 비판은 삼갔다.

한편 안 대표는 당내 여론을 기준으로 야권 합당 요구사항을 정리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13일 최고위를 통해 앞으로 2∼3주 동안 당원들과 만나 합당에 대한 의견을 수렴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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