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자기 직전 ‘스마트폰 삼매경’이 위험한 이유
  • 박선우 디지털팀 기자 (sisa3@sisajournal.com)
  • 승인 2021.04.15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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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간까지 조명에 노출된 햄스터들, 우울 증세 보여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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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들기 직전까지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는 모습이 낯설지 않은 요즘이다. 어두운 걸 싫어하는 사람들은 TV를 켜둔 채 잠이 들거나 약하게나마 조명을 켜두고 잠을 청하기도 한다.

그런데 이처럼 취침 전까지 희미한 빛에 지속적으로 노출될 경우 우울증 발병 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오하이오 주립대학 연구팀은 햄스터들을 두 그룹으로 나눠 4주간 야간 조명에 노출시키는 실험을 진행했다. 한 그룹에는 야간 8시간 동안 희미한 조명을 켜 둔 반면, 다른 그룹 햄스터들에겐 조명을 배제하고 완전히 어두운 환경을 조성해 줬다. 조명의 밝기는 어두운 방안에 TV를 켜둔 것과 비슷한 정도로 조절했다. 나머지 16시간 동안은 두 그룹 모두 정상적인 햇빛에 노출시켰다.

그 결과 야간에 지속적으로 조명에 노출된 그룹은 다른 그룹보다 덜 활동적이었으며 물에 넣었을 때도 움직임이 덜했다. 또한 평소 좋아하던 설탕물에 대한 흥미도 떨어졌다. 전형적인 우울증 증상들이 나타난 것이다.

조명에 노출된 햄스터에게선 우울증 유발에 중요한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알려진 특정 단백질(TNF)도 발견됐다. 이들 햄스터들은 TNF를 생산하는 유전자의 발현 비율도 높았다. 연구팀이 TNF를 차단하자 우울증 증상은 사라졌다.

이후 2주간 불빛을 자연 상태로 바꿔주자 햄스터들은 다시 정상적인 행동을 보였다.

연구팀은 해당 연구 결과에 대해 지난 50년간 우울증 발병률이 크게 상승한 것이 야간 조명과 관련 있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주·야간 사이클의 변화가 신체의 바이오 리듬을 흐트러뜨리고 행동에까지 변화를 초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빛의 노출 정도와 심리가 밀접하게 관련돼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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