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남녀 TV진행자, 방송중 동양인 비하 ‘눈찢기’ 논란
  • 변문우 디지털팀 기자 (sisa4@sisajournal.com)
  • 승인 2021.04.15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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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진행자, 비판 여론에 사과문 올려…“누군가의 마음에 상처를 줘 미안하다”
방송 중 인종차별적 눈찢기를 하는 이탈리아 TV 프로그램 진행자. ⓒ다이어트프라다 SNS 캡처본
방송 중 인종차별적 눈찢기를 하는 이탈리아 TV 프로그램 진행자. ⓒ다이어트프라다 인스타그램

이탈리아의 유명 TV 프로그램 진행자가 방송 도중 동양인을 비하하는 인종차별적 언행을 해 물의를 빚은 것으로 전해졌다.

사람들의 공분을 산 해당 장면은 지난 13일 밤(현지 시각) 이탈리아의 지상파 채널 카날5(Canal5)의 시사 풍자 프로그램 《스트리샤 라 노티치아(Striscia la notizia)》에서 나왔다. 당시 이 프로그램은 460만 명 이상이 시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프로그램의 남녀 진행자인 게리 스코티와 미셸 훈지커는 이탈리아 현지 공영방송 라이(RAI)의 중국 베이징 지국을 소개하는 과정에서 양쪽 눈을 찢으며 ‘RAI’를 ‘LAI’로 어설프게 발음했다. 이는 ‘R’ 발음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동양인을 흉내 낸 것으로, 그동안 행해진 전형적인 동양인 비하 행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장면은 현지 SNS 등을 통해 퍼지며 거센 논란을 불렀다. SNS에서는 프로그램 진행자들을 향해 "부끄럽다" "불쾌하다" 등 여러 비판들이 쏟아졌다.

이에 여성 진행자인 훈지커는 지난 14일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공개 사과문을 올렸다. 그는 "누군가의 마음에 상처를 줬다면 매우 미안하게 생각한다. 사람들이 자신의 권리에 민감한 시점임을 깨닫는다"며 "이를 미처 고려하지 못한 것은 불찰"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선 스코티와 훈지커가 보인 이번 인종차별적 행태가 평소 두 사람이 성 소수자 권리와 여권 신장을 위해 노력해온 행보와 모순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한편, 스위스계 이탈리아인인 훈지커는 배우 겸 모델로 현지에서 지명도가 있는 인물로 알려져 있다. 그는 이탈리아 유명 패션 브랜드인 ‘트루사르디(Trussardi)’ 회장의 부인으로도 이름을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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