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난 합천군민 '거창군 규탄하는 궐기대회' 가져
  • 김도형 영남본부 기자 (sisa519@sisajournal.com)
  • 승인 2021.04.15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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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부내륙고속철도 역사 두고 합천군과 거창군 지역 감정으로 번지는 양상 보여
거창군의 분별없는 행보를 참다못한 성난 합천군민들이 '거창군은 합천군을 기만하는 합천역사 위치에 대한 간섭행위를 즉각 중단하라'고 외치고 있다.Ⓒ합천군
거창군의 분별없는 행보를 참다못한 성난 합천군민들이 '거창군은 합천군을 기만하는 합천역사 위치에 대한 간섭행위를 즉각 중단하라'고 외치고 있다.Ⓒ합천군

경남 합천군과 거창군이 남부내륙고속철도 역사를 두고 지역감정으로 번져가는 양상을 보이는 가운데 거창군의 어처구니없는 행보에 성난 합천군민들이 15일 11시 합천군청 앞에서 거창군을 규탄하는 궐기대회를 가졌다.

지난 1월 국토교통부는 관련 분야 최고 전문가들이 ‘역’ 이용 활성화 및 국가균형발전 가능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남부내륙철도 최적 노선 및 역사 위치를 주민설명회에서 제시했다. 이어 3월 공청회에서 국토교통부는 합천읍 인근(합천읍 서산리, 율곡면 임북리)이 합천역사 최적지이며, 제출된 의견을 전문가들이 검토한 결과 역사 위치 변경은 불가하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이날 공청회에서 합천군은 물론 해인사 역 유치위원회도 국토교통부의 의견을 존중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국토교통부가 추진 중인 남부내륙철도 노선 및 역사 위치에 대해 합천군 내에서 설왕설래하는 혼란을 틈타 거창군은 지난달 가조면을 시작으로 12개 읍·면 중 7개 읍·면의 남부내륙철도 해인사 역사유치 추진위원회 발대식을 개최했다. 뿐만 아니라 13일 부터 15일까지 거창 해인사 역사유치 추진위원회에 전국 거창 향우연합회까지 가세해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피켓을 들고 국토교통부 안을 부정하는 시위를 하는 등 지면과 인터넷 등을 통한 언론 보도를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 특히 14일 저녁 한 방송에 당일 개최된 거창읍 발대식에 거창군수가 앞장서서 가두행렬을 하는 모습이 방영됐을 뿐만 아니라 남부내륙철도 사업이 늦어 질수도 있다고 보도됐다.

이런 어처구니없는 거창군의 행보를 지켜보던 합천군민들은 들고 일어났다. 합천군 사회단체 대표들과 군민 100여명이 15일 합천군청 입구에 모여 “거창군은 합천군을 기만하는 합천역사 위치에 대한 간섭행위를 즉각 중단하라. 거창군은 합천군민의 분열을 조장하는 모든 활동을 즉각 중단하라” 느는 결의문을 낭독하고, 최근 거창군의 행보를 규탄했다. 이날 입을 모은 단체는 (사)대한노인회합천군지회·합천군이장단협의회·새마을운동합천군지회·합천군 여성단체협의회·합천군 청년연합회·남부내륙철도 합천역사 유치위원회 등이다.

거창군의 몰지각한 행동에 뿔난 합천군민들이 '거창군은 합천군민의 분열을 조장하는 모든 활동을 즉각 중단하라'며 궐기했다.Ⓒ합천군
거창군의 몰지각한 행동에 뿔난 합천군민들이 "거창군은 합천군민의 분열을 조장하는 모든 활동을 즉각 중단하라"며 궐기했다. Ⓒ합천군

집회에 참석한 배몽희 합천군의회 의장은 “지난 10년 동안 합천 KTX를 요구해왔고, 국토부가 설명회·공청회를 통해 합천읍의 타당성을 얘기했다”면서 “국토부 의견을 존중해야 할 것이며, 거창군은 지금 합천 여론을 분열시키는 행동을 당장 그만 둬야 한다. 합천군의회도 남부내륙철도 합천 유치를 위해 함께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집회 사회자인 이종철 남부내륙철도 합천역사 유치위원은 “지금 거창군이 하는 행동은 자기들만의 이익을 얻기 위한 것으로 국가 균형발전이라는 목적에도 맞지 않고 합천군민들의 여론 분열만 조장하고 있다”며 “거창군이 초래한 일련의 사태들에 대해서 진정성 있게 합천군에 사과해야 할 것이다” 라고 성토했다. 김도섭 합천군 이장단협의회장은 “2~3년 전에도 합천에 KTX 역사유치를 하기 위해 세종시에 같이 가셨던 분이 오늘 한 자리에 모였다”면서 “앞으로도 합천읍 KTX 역사유치를 위해 힘을 합하자”고 말했다.

이순자 여성단체협의회장은 “합천 땅에 들어설 역사의 위치를 거창군이 좌지우지하겠다는 발상은 이웃사촌의 우정을 깨자는 것인지 안타까울 뿐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박진식 새마을운동 합천군지회장은 “KTX 역사에 대한 거창군수의 정치적 접근과 거창군민들의 지역이기주의로 이웃인 합천군을 무시하는 마음이 이번에 표면상으로 드러난 것이다”라고 말했다.이천종 대한노인회 합천군지회장도 “이웃 군끼리 힘을 합쳐 같이 잘살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해도 모자랄 판국에 이러다가 교통오지에서 탈피하기 위해 오랜 세월 동안 군민들이 염원했던 KTX도 물 건너갈라. 무슨 일이 있어도 착공이 지연되고 사업에 차질이 생기면 안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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