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천 삼가 고분군 가 지구 52호분, 최고 지배자급 무덤 추정
  • 김도형 영남본부 기자 (sisa519@sisajournal.com)
  • 승인 2021.04.20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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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천군, 합천 삼가 고분군 발굴 결과 학술 자문회의서 공개

경남 합천군 삼가 고분군 가 지구 52호분이 최고 지배자급 무덤일 것으로 추정되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20일 합천군에 따르면, 합천군은 경상남도 기념물 8호인 합천 삼가 고분군을 국가사적으로 승격시키기 위해 (재)경남연구원과 함께 2018년 정밀지표조사를 시작으로 2019년 가 지구 24호분, 2020년 다 지구 69·70호분, 올해 가 지구 52호분까지 지속적인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합천 삼가 고분군 지구 52호분과 삼가면 일대 전경Ⓒ합천군
합천 삼가 고분군 가 지구 52호분과 삼가면 일대 전경 Ⓒ합천군

합천군은 지난해 10월부터 이달까지 가 지구 52호분을 조사했고, 결과를 15일과 20일 학술 자문회의를 개최해 공개했다. 가 지구 52호분은 직경 28.5m, 최대높이 6.0m의 대형 고총 고분이다. 삼가 고분군 내에서도 가장 대형에 속한다. 52호분은 삼가면 일대를 한눈에 바라볼 수 있는 정상부에 입지하고 있어 삼가 고분군 내에서도 최고 지배자급 무덤일 것으로 추정됐다. 하지만 남 단벽을 통한 도굴로 인해 대부분 유물이 반출된 상태다. 

봉분에 대한 조사결과 5곳의 구획 석열이 확인되고 있으며, 평면 및 단면 조사과정에서 4곳 이상의 구획 성토가 확인됐다. 합천군은 적어도 10여 곳을 기준으로 구획해 성토가 이루어진 것으로 판단했다. 또 봉분을 최종적으로 마무리하기 전 봉분 내에서 제사를 지냈을 것으로 추정되는 시설이 확인됐다. 가야 고분 봉토 내 제사에 대해 인식돼 왔으나, 일정한 시설을 갖춰 제의를 지낸 예가 확인되지 않아 더욱 주목된다.

경상남도 기념물 8호인 합천 삼가 고분군 가 지구 52호분의 매장 주체부 목가구시설 설치 양상을 보여주고 있다.Ⓒ합천군
경상남도 기념물 8호인 합천 삼가 고분군 가 지구 52호분의 매장 주체부 목가구시설 설치 양상을 보여주고 있다. Ⓒ합천군

합천군은 이번 발굴조사에서 2019년 가 지구 24호분에서 확인된 목가구 시설을 재확인했다. 목가구 시설은 함안 말이산고분군을 중심으로 확인되고 있는 형태다. 이는 도리공과 보공으로 이뤄져 있으며, 무거운 개석과 봉분의 하중을 분산시켜 매장 주체부와 주 피장자를 보호하기 위한 시설이다. 함안 말이산고분군 내에서도 최고 수장층 즉 왕급 무덤에서 확인되는 형태다. 또 도굴이 심한 상황에서도 새 모양의 장식이 붙는 새 장식 미늘쇠(조형장 철판의기)가 확인돼 함안 말이산고분군을 조성한 아라가야 세력과 연관성 연구에 귀중한 자료를 제공하고 있다. 

그동안 발굴조사 성과를 종합하면 대형 봉토분은 능선 상에 입지하고 있으며, 하나의 봉토에 하나의 석곽묘가 설치되는 단곽식 구조다. 중소형 봉토분은 다곽식 구조로 대부분 사면 상에 입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러한 차이는 상하 위계의 차이에 의한 것이다. 다시 말해 삼가 고분군 내에서 최고 수장층과 중하위 계층 간의 고분 축조과정에 적용된 것으로 합천군은 판단하고 있다. 
  
합천군 관계자는 “국정과제인 '가야문화권 조사연구 및 정비사업'의 하나로 경상남도의 사업비 지원을 받아 삼가 고분군에 대해 학술발굴조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3차례의 학술발굴조사와 올해 초 개최한 학술대회의 성과를 잘 정리해 합천 삼가 고분군 사적지정이 원활히 진행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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