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이상직과 그 일가, 횡령‧배임 피해금액 555억”
  • 송창섭 기자 (realsong@sisajournal.com)
  • 승인 2021.04.21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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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국회에 제출한 체포동의요구서 입수
회삿돈으로 딸 포르쉐 리스비‧오피스텔 임대료 내
친인척 회사 직원으로 허위 채용하고 급여 지급
무소속 이상직 의원이  지난해 10월15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열린 대한체육회·국민체육진흥공단 등 국정감사에서 새로 개발된 태권도 보호장구를 보여주며 질의하고 있다. ⓒ시사저널 이종현
무소속 이상직 의원이 지난해 10월15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열린 대한체육회·국민체육진흥공단 등 국정감사에서 새로 개발된 태권도 보호장구를 보여주며 질의하고 있다. ⓒ시사저널 이종현

국회는 21일 오후 본회의를 열고 이스타항공 창업주로 회삿돈 횡령·배임 혐의를 받는 무소속 이상직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을 찬성 206명, 반대 38명, 기권 11명으로 가결 처리했다. 이날 표결에는 재적의원 300명 중 255명이 참여했다. 국회가 체포동의안을 가결 처리함에 따라 법원이 최종적으로 영장을 발부하면 검찰은 이 의원에 대한 신병확보가 가능해진다. 이번 체포동의안 가결은 역대 15번째, 이번 21대 국회에서는 더불어민주당 정정순 의원에 이어 두 번째다.

검찰이 법원의 동의를 얻어 국회에 제출한 체포동의요구서에 따르면, 이상직 의원에게 적용된 혐의는 특가법(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 법률위반) 상 배임, 정당법 위반 등 총 8가지다. 검찰이 체포동의요구안에 적시한 상당수 내용은 이스타항공 노조가 주장하는 내용과 일맥상통한다. 다만 이번 검찰 조사 과정에서 새롭게 드러난 몇 가지 사실이 눈길을 끈다.

우선 이 의원은 2016년 4월 20대 총선을 앞두고 치러진 당내 경선에서 탈락한 뒤 이스타항공 회장으로 북귀한 후, 계열사인 이스타에프앤피로 하여금 회사가 보유한 118억원의 채권을 자신에게 100만원에 팔도록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그 과정에서 이 의원이 회사에 재무상 심각한 피해를 줬다고 판단했다.

이밖에도 검찰은 이 의원이 자신의 친형이 2013년 특가법 위반(횡령)으로 구속되자 관계사인 IMSC의 회사 돈을 빼내 소송 공탁금으로 쓸 것을 지시했으며, 허위로 자신의 친인척을 관계사 직원으로 등재토록 해 급여를 지급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인척이 살 집의 보증금과 월세도 회사 돈으로 채웠다.

19대 의원으로 재직하는 도중에서 이스타항공 법인카드를 무단으로 사용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이 의원은 2013년부터 2015년까지 2년 간 1억7000만원에 가까운 회사 공금을 무단으로 사용했다. 자신의 딸이 타고 다닐 고급 외제차 포르쉐 SUV(스포츠 유틸리티 차량)를 리스하는 비용도 회시 돈으로 충당했다. 체포동의안에 따르면, 이스타항공의 지주사인 이스타홀딩스가 이 차량을 빌리면서 들어간 돈이 1억1062만이었다. 이 차량의 판매가(1억 1000만원)과 맞먹는 금액이 리스비로 쓰인 것이다.

 

이상직 “딸아이 교통사고 우려해 포르쉐 선택”

뿐만 아니라 자신의 딸이 사용할 서울 여의도 모 오피스텔 임차료(9246만원), 자신이 거주할 서울 성북동 고급빌라 가계약금(5000만원)을 내는데도 이스타홀딩스와 관계사인 비디인터내셔널 돈을 사용했다. 관련 서류에서 검찰은 “피의자(이상직 의원) 및 피의자 일가가 벌인 횡령, 배임 피해금액이 약 555억원에 이르고 그 범행으로 인한 이익은 온전히 피의자와 그 일가에 귀속됐다”고 주장했다.

표결 처리 전날 이 의원은 동료 의원들에게 편지를 보내 “검찰이 필요한 증거를 확보했음에도 증거인멸이나 도주의 우려가 없는 현역 국회의원을 구속하려 한다”며 억울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자신의 딸이 포르쉐 차량을 타는데 회사 돈이 들어간 것에 대해서도 “중학생 때 큰 교통사고를 당한 딸이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다가 기적적으로 회복했으나 둘째 아들은 죽었다”며 “교통사고에 극심한 두려움을 갖게 된 딸은 주변인들로부터 비교적 안전한 차를 추천받았고 그게 9900만원 상당의 포르쉐”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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