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조응천의 소신 발언…“문파에 위축될수록 재집권 멀어져”
  • 이혜영 기자 (zero@sisajournal.com)
  • 승인 2021.04.28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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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파가 아닌 국민들께도 마음 얻도록 놓아 달라” 호소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 ⓒ 연합뉴스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 ⓒ 연합뉴스

검찰개혁을 비롯한 각종 당론에 반대 목소리를 내온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강성 지지층을 향한 날선 비판을 쏟아냈다. 

조 의원은 2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강성 지지층을 '문파'라고 언급하며 "여러분이 문자행동을 하면 할수록, 여러분의 강력한 힘에 위축되는 의원이 많을수록 재집권의 꿈은 점점 멀어져간다"고 성토했다.

조 의원은 "이제 의원들이 움직일 공간을 만들어 달라. 문파가 아닌 국민들께도 다가가서 마음을 얻을 수 있도록 좀 놓아 달라"며 지지자들의 '문자폭탄' 행태에 일침을 가했다.

조 의원은 강성 지지자들을 향해 "순수한 마음을 이해한다. 한편으로는 존경스럽기도 하다"면서도 "그런데 험한 말로 점철된 문자폭탄을 의원들에게 수시로 보내는 행동에 여론은 호의적이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민들이 네 번 선거에서 표를 몰아줬는데 네트워크와 권력이 약하니 '문자 행동' 외에는 방법이 없다는 말에도 동의하기 어렵다"며 "도대체 어느 정도의 권력을 가져야 대한민국의 주류가 되느냐"고 반문했다.

조 의원은 5·2 전당대회에 나선 당 대표·최고위원 후보들을 향해서도 "왜 문파들만 과도하게 신경을 쓰느냐"며 "한 번 내뱉은 말이 머지않은 장래에 날카로운 비수가 돼 목덜미를 향해 되돌아오는 것을 정녕 모르느냐"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코로나에 지치고 힘든 국민들에 비전과 희망을 제시하고 집권 여당의 참모습을 보여줄 선의의 경쟁은 이번에도 보기 힘든 모양"이라며 "그렇다면 전당대회가 끝나고 똑같은 질문을 받을 사람들은 우리 당 대권주자들일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더불어민주당 전용기, 오영환, 이소영, 장경태, 장철민 등 초선 의원들이 4월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더불어민주당 2030의원 입장문' 발표를 하고 있다. ⓒ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전용기, 오영환, 이소영, 장경태, 장철민 등 초선 의원들이 4월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더불어민주당 2030의원 입장문' 발표를 하고 있다. ⓒ 연합뉴스

"당이 재보선 패배 이전으로 돌아가"

조 의원이 강성 지지층의 집단 행동에 문제를 제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조 의원은 지난 4·7 재보궐선거 참패 이후 초선 의원들이 반성문을 발표하면서 당 안팎의 반발이 거세지자 이를 공개적으로 질타했다. 

조 의원은 지난 14일에도 페이스북을 통해 도종환 비상대책위원장에게 "폭력적으로 쇄신을 막는 행위를 좌시하지 말고 소수 강성 지지층들로부터 다수 당원과 뜻있는 젊은 의원들을 보호하라"고 촉구했다.

조 의원은 "어제 나온 '더불어민주당 권리당원 일동' 명의의 성명서는 어렵게 입을 뗀 초선의원들을 주눅 들게 하려는 의도로 보인다"며 당 차원의 대응을 해줄 것을 호소했다. 

조 의원은 "(성명서에) 배은망덕이라는 단어가 있는데,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적극적으로 지지하는 일부 강성 지지층들 없이는 국회의원이 될 수 없었다는 전제가 깔린 것이라면 참으로 오만하고 전근대적인 발상"이라며 "(비대위는) 당 쇄신을 가로막는 폭력적 언행을 수수방관할 것이냐"고 따졌다.

그는 "맷집이 약한 많은 의원이 진저리치며 점점 입을 닫고 있다"며 "당이 점점 재보선 패배 이전으로 돌아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금기어 혹은 성역화된 조국 문제는 보수정당의 '탄핵'과 같이 앞으로 두고두고 우리의 발목을 잡을 아킬레스건이 될 것"이라며 "당 주류 세력들은 기득권을 붙잡고 변화를 거부하며 민심보다는 소위 '개혁'에 방점을 두는 것 같아 힘들다"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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