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급식 논란에 ‘반찬 20g 더 준다’는 軍…오히려 화 키웠다
  • 박선우 디지털팀 기자 (sisa3@sisajournal.com)
  • 승인 2021.04.28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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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 장관부터 20g 더 받아서 먹어봐라” 등 네티즌 비판 ‘봇물’
서욱 국방부 장관이 지난 23일 충북 괴산 육군학생중앙군사학교 연병장에서 열린 '제51기 의무사관 및 제18기 수의사관 임관식'에 참석해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국방부 제공
서욱 국방부 장관이 지난 23일 충북 괴산 육군학생중앙군사학교 연병장에서 열린 '제51기 의무사관 및 제18기 수의사관 임관식'에 참석해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국방부 제공

휴가 복귀 후 격리된 장병들의 급식이 부실하다는 내부 고발로 국민적 비판에 휩싸인 군이 ‘반찬 10~20g 추가 배식’이라는 대책을 내놔 다시 한번 논란에 휩싸였다.

지난 27일 국방부에 따르면, 서욱 국방부 장관은 전날 ‘코로나19 대비 군 방역태세 강화를 위한 긴급주요지휘관 회의’에서 격리 장병의 생활여건 개선 방안과 급식체계 개선 대책을 논의했다.

먼저 국방부는 식사재 공급시 식자재가 인원수에 맞게 제대로 청구되는가를 확인하고자 저울 등의 분배 도구 비치 여부를 확인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코호트(동일집단) 격리 생활에 들어간 장병의 도시락에 대해서는 군 간부의 입회 하에 배식을 감독하게 할 것과 장병 선호메뉴를 10~20g 증량 배식하겠다고도 발표했다. 20g은 500원 동전 3개를 합친 무게에 조금 못 미치는 양이다.

ⓒ페이스북 페이지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 캡처
지난 20일 페이스북에 휴가 복귀 후 격리된 장병들의 급식이라며 공개돼 장병 부실급식 논란을 불러일으킨 사진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 페이스북

이같은 대책이 발표되자 ‘땜질식 처방’이라는 비판이 온라인상에서 쏟아졌다. 장병 1명에게 할당된 급식예산이 중·고등학교 급식 단가의 절반 수준인 2930원임을 고려할 때, 단순히 반찬 조금 더 준다고 해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는 지적이다. 실제로 국방부의 대책안을 접한 네티즌은 “깍두기 3조각 주다가 5조각 주면 문제가 해결되나” “병사들이 그동안 어떻게 참았는지, 들고 일어나지 않은 게 신기할 정도” “국방부 장관과 간부들부터 20g 더 받아서 저렇게 먹으면 인정한다”라며 일제히 비판했다.

취사병 출신이라고 밝힌 한 네티즌은 “중량 체크하겠다면서 저울 놓고 배신 철저히 하겠다는 하는데 (바쁜 배식 여건상) 실현 불가능한 소리”라며 “차라리 (병사들이) 선호하지 않는 코다리나 조기 배식을 줄이고 급식 예산을 늘려서 육류 반찬의 양을 늘려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급식 논란부터 시작해서 격리시설이 낙후된 것, 신분별로 (방역 조치를) 달리하는 문제들이 있는 것은 인정한다”며 “종합적으로 의견수렴을 해서 개선 방안을 만들어가고 인권침해가 이뤄지지 않는 방향 쪽으로 국방부가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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