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 22세 대학생’ 부친의 호소 “한강 있던 분들, 도와 달라”
  • 이혜영 기자 (zero@sisajournal.com)
  • 승인 2021.04.29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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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새벽 반포한강공원에서 실종된 후 행방 묘연
한강에서 실종된 22세 대학생의 아버지가 블로그에 "아들을 찾습니다"라는 제목으로 올린 게시물에 첨부된 인상착의 정보 ⓒ 실종 대학생 부친의 블로그
한강에서 실종된 22세 대학생의 아버지가 블로그에 "아들을 찾습니다"라는 제목으로 올린 게시물에 첨부된 정보 ⓒ 실종 대학생 부친의 블로그

서울 반포한강공원에서 친구와 술을 마신 후 실종된 20대 대학생의 행방이 묘연하다. 실종된 A씨의 부친은 백방으로 아들을 본 목격자를 찾는다며 도움의 손길을 요청하고 있다. 

29일 서울 서초경찰서 등에 따르면, A씨는 지난 24일 오후 11시께부터 25일 오전 2시까지 반포한강공원에서 친구 B씨와 술을 마신 뒤 잠들었고 이후 집으로 귀가하지 않았으며 이후 행적도 추적이 되지 않고 있다. 경찰은 A씨의 행방을 찾기 위해 수색과 탐문 등을 벌이고 있지만 답보 상태다. 

이에 A씨의 아버지는 지난 27일 개인 블로그에 "아들을 찾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며 시민들의 제보를 부탁했다. 목격자들이 알아볼 수 있도록 아들 사진도 여러장 첨부했다. 

A씨의 아버지는 "정말 정성을 다했고 자랑스러운 아들이 있어서 좋았다. 사춘기도 없었고 어릴 때부터 같이 놀아서 저랑도 친했다"며 연락이 닿지 않는 아들을 향한 애틋함을 표했다. 

실종 당일을 전후한 상황도 상세히 설명했다. A씨 부친은 "아들은 토요일 밤 11시쯤 친구를 만난다고 집 앞 반포한강공원에 나갔다. 아내는 아들에게 1시30분까지 아들에게 술많이 먹지 말라했고, (아들은) 알겠다고 했다 한다"고 전했다. 이후 "핸드폰을 보니 이미 1시50분에 친구랑 둘이 만취해서 술 먹고 춤추는 동영상을 찍고 인스타에 친구 사진도 올렸더라"고 했다.

이 때까지는 아들과 친구가 함께 있었으며, SNS에 게시물을 올리는 등 별다른 문제는 없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이어 "3시30분에 친구가 자기 집에 전화해서 제 아들이 취해서 자는데 깨울 수가 없다고 했다더라. 그리고 (친구는) 다시 잠들었다가 4시30분에 일어나 주섬주섬 노트북과 아이패드, 핸드폰을 챙겨서 집에 갔다고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4시30분쯤 반포나들목 CCTV에 친구 혼자 나오는 장면이 목격됐다고 한다. 집에 와서 (B군 부모가) 제 아들을 물어보니 있었는지 없었는지 몰랐다고 해서 친구 부모님과 친구가 다시 한강공원에 와서 아들을 찾다가 안 보이니 제 아내에게 전화를 한 게 5시30분이었다"고 설명했다.

A씨 아버지는 "아내가 아들에게 전화를 하니 친구가 받았고, '왜 네가 갖고 있느냐'고 하니까 '잘 모르겠는데 집에 와보니 주머니에 있었다'고 한다. 친구 폰을 아들이 갖고 있을까 봐 전화를 시도한게 6시쯤인가 보다. 계속 안 받다가 7시쯤 전원이 꺼져 있다고 바뀌고 마지막 위치 추적은 강을 건넌 강북의 수상택시 승강장이라 알려줬다"고 했다.

A씨 아버지는 아들이 갖고 간 것으로 추정되는 친구 B씨의 휴대폰 신호를 감안해 25일 오전 잠수교를 건너 강북을 뒤지기 시작했지만 결국 아들을 찾지 못했다. A씨 어머니가 실종신고를 하면서 119 수색대원들도 출동했다. A씨 아버지는 "119에서 오신분이 기지국으로 잡힌 것은 강남일수도 있다고 하셔서 멘붕이 왔다. 나중에 반포한강공원에 서서 위치추적해보니 정말 강북에 있는것으로 나오더라"며 혼란스러웠던 상황을 전했다. 

A씨 아버지는 또 "CCTV로 아이의 동선을 파악하는 게 중요한데 이 부분이 영화와 너무 달랐다. 형사분들이 협조 공문을 보내고 가서 보시거나 다운을 받아와야 한다. 한시가 급한데 어디에 CCTV가 있는지 어디 관할인지 볼 수 없는게 너무 힘들다"고 토로했다. 이어 "경찰 아니면 볼 수도 없다. 그놈의 정보보호법 때문에. 사실 아이가 몇 번 술 먹고 연락이 안 된 적이 있었는데 위치 추적을 신청해도 성인이 되면 알려줄 수 없다고 하더라"고 했다.

한강에서 실종된 22세 대학생의 아버지가 블로그에 "아들을 찾습니다"라는 제목으로 올린 게시물에 첨부된 정보 ⓒ 실종 대학생 부친의 블로그
한강에서 실종된 22세 대학생의 아버지가 블로그에 "아들을 찾습니다"라는 제목으로 올린 게시물에 첨부된 정보 ⓒ 실종 대학생 부친의 블로그

강북에서마저 아들을 찾지 못한 A씨 아버지는 25일 오후 다시 강남으로 돌아왔고, 119에 요청해 밤 늦게까지 강변을 뒤졌지만 아들을 찾지 못했다.

A씨 아버지는 "제가 할 수 있는게 거의 없다. 한강에 CCTV가 없는 걸 처음 알았다. 나들목(토끼굴)과 다리에만 있더라"고 탄식했다. 그러면서 "애가 없어졌는데 강북강변이 마지막인지, 반포한강공원에서만 있었던건지도 모른다. 친구는 술이 취했기 때문에 여전히 그당시 기억을 못살리고 마지막 기록이 있는 2시부터 친구가 나온 4시반까지 아들이 뭘했는지 언제 사라졌는지 알지 못한다"고 답답한 마음을 털어놨다.

이어 "2시까지 확실히 취해 친구와 노래를 부르고 있었던 제 아들은 (3시 반) 친구 주장에 의하면 술 취해 자고 있었고, (4시 반) 친구복귀시 있었나 없었나 모르고 (5시 반) 이미 해가 떠서 제가 갔을때 없었다. 그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고 지금은 어디에 있을까?"라며 "가보신 분은 알지만 경사가 완만하고 큰 암석들이 있어서 실족해서 빠질만한 곳도 아니다. 어떻게든 빠졌다면 한강은 바닥이 혼탁해서 나올때까지 기다릴 수밖에 없다고 한다"고 했다.  

A씨 부친은 끝으로 "희망에 찬 22살의 아들이 꼭 이렇게 돼야 하는건지, 결과가 나올 때까진 버텨보겠지만 저도 이게 계속 살아야 할 인생인지 모르겠다"며 "아직 희망이 있을까. 혹 한강에 놀러오신 분, 특히 그 시간에 보셨다면 알려주실 수 있겠느냐.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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