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그룹으로 번지는 불매운동…유탄맞은 점주들 ‘부글부글’
  • 이혜영 기자 (zero@sisajournal.com)
  • 승인 2021.05.06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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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리테일·GS SHOP 이어 전체 계열사 보이콧
‘매출 급감’ 점주들 뾰족한 대응책 없어 난감
ⓒGS25 공식 인스타그램
남성 혐오 코드가 삽입됐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는 '캠핑가자' 행사 포스터와 회사 측의 사과문 ⓒGS25 공식 인스타그램

GS25의 홍보 포스터에서 시작된 논란과 불매운동이 GS그룹 전체로 확산하는 양상이다. 소비자들은 남성을 혐오하고 비하하는 내용을 포스터에 반영한 GS25 뿐만 아니라 그룹사 전체에 타격을 줄 수 있는 방안을 공유하며 '보이콧'을 독려하고 있다. 매출 타격을 입은 점주들은 본사의 확실한 사과와 재발방지 대책을 요구하며 집단소송까지 예고한 상태다. 

6일 주요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GS리테일과 GS SHOP 탈퇴를 인증하는 게시물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게시자들은 "탈퇴를 인증합니다"와 같은 글을 올리며 불매운동 동참을 공유했다. 

홍보 포스터 논란이 점화된 초반에는 GS25를 운영하는 GS리테일 탈퇴와 불매운동에 집중됐지만, 현재는 GS SHOP과 GS칼텍스 등 전체 계열사로 확산하는 모습이다. 

특히 홈쇼핑 사업을 운영하는 GS SHOP의 경우, 오는 7월 GS리테일과 통합을 앞두고 있어 불매운동의 타깃이 됐다. 사측은 지난달 28일 통합 GS리테일 출범을 앞두고 향후 5년 간 1조원을 투자하고 취급액 25조원을 목표로 하는 사업 계획을 발표했다. 그러나 불매운동과 회원 탈퇴가 전방위적으로 확산하면서 이 청사진에도 제동이 걸릴 위기에 놓였다. 소비자들이 두 곳을 집중적으로 타격하고 나선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GS칼텍스도 유탄을 맞았다. 소비자들은 "앞으로 GS칼텍스에서 주유를 하지 않겠다"며 멤버십을 탈퇴하고 다른 주유사들로 갈아타겠다는 의사를 밝히고 있다. GS관련 다른 계열사 역시 노심초사하며 이번 사태 후폭풍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확산하는 GS 리테일 및 GS SHOP 탈퇴 인증 게시물 ⓒ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확산하는 GS 리테일 및 GS SHOP 탈퇴 인증 게시물 ⓒ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점주들은 그야말로 울상이다. 경기도 지역의 한 GS25 점주는 "동네마다 널린게 편의점이어서 GS25 말고도 얼마든지 이용할 곳이 많다는 게 문제"라며 "며칠새 도시락 등 식품 관련 판매는 물론이고 전체 매출액이 엉망이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본사에서 정말 이번 일을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하며, 아무런 잘못이 없는 점주들이 입을 막대한 손해도 일부 부담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대학가에서 GS25 편의점을 운영한다는 한 점주는 인터넷 카페에 글을 올려 "남성은 물론이고 여성 손님들 마저 편의점 들어오길 꺼려하는 것 같다"면서 "20대에 민감한 이슈여서 코로나19 타격보다 이번 논란으로 인한 손해가 더 클지도 모르겠다"고 하소연했다. 

점주들은 일제히 본사의 확실한 후속 대처와 재발방지책 수립을 요구하고 있다. 일부 점주들은 집단소송을 예고하기도 했다. 집단행동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 한 켠에서는 향후 본사로부터의 불이익을 우려해 공개적인 의사표명을 꺼리는 경우도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번 사태는 지난 1일 GS25가 전용 모바일 앱에 올린 캠핑용 식품 구매자 대상 경품 증정 이벤트 홍보 포스터가 발단이 됐다. 해당 포스터 속 여러 상징물이 남성을 비하하는 목적으로 만들어진 이미지들과 유사하다는 지적이 제기되며 남성 혐오 논란에 휩싸였다. 과거 GS25가 내놓은 홍보물도 동일한 의혹을 받으며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이에 조윤성 GS25 사장은 "최고 책임자로서 1만5000여 경영주님들 한분 한분과 GS25를 애용하고 아껴주시는 고객 여러분 모두에게 피해와 큰 심려를 끼쳐드린 점 진심으로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조 사장은 "이번 사건에 대해 저를 포함한 관련자 모두 철저한 경위를 조사하고 사규에 따라 합당한 조치를 받도록 하겠다"면서 "신속한 사태 수습과 고객 신뢰 회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조 사장은 그러면서 "캠핑을 주제로 한 포스터 제작을 위해 유료사이트에서 '캠핑', '힐링'이라는 키워드로 다운받은 이미지를 사용했으나 디자인 요소에 사회적 이슈가 있는 부분을 인지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경영진의 사과 뒤에도 남성 소비자들은 실망감을 표하며 GS25가 사태의 본질을 파악하지 못한 채 해명에만 급급하다고 비판했다. 문제가 된 특정 손 모양의 이미지와 여러 상징적 그림이 중복 노출된 것에 대한 명확한 설명이 없고, 고의성이 다분한 홍보물 제작을 단순한 실수로 접근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일부 소비자들은 GS 측의 추후 대응을 계속 지켜볼 것이라며, 미온적 처리가 확인되면 그룹 전체로 불매운동을 확산하겠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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