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의 상처는 저소득층·여성가구주에게 가장 컸다
  • 김서현 디지털팀 기자 (seoh298@gmail.com)
  • 승인 2021.05.10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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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코로나19가 가구소득 불평등에 미친 영향’ 보고서 발행
소득 1분위 평균 소득 감소율 17.1%…5분위는 영향 미미
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지하철 혼잡 시간 마스크 미착용 승객에 대한 탑승 제한이 실시된 5월13일 마스크를 쓴 직장인들이 지하철을 이용해 출근하고 있다. ⓒ시사저널 박정훈
지하철을 이용해 출근하는 시민들의 모습 ⓒ시사저널 박정훈

코로나19 국내 유행이 시작된지 1년 3개월. 일상을 뒤흔든 코로나의 위력은 역시나 저소득층에게 더욱 가혹했다. 저소득층의 소득이 중·고소득층보다 두 배 이상 두드러지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로 인해 소득 불평등 현상이 심화된 것이다. 저소득층이 많이 종사하는 임시·일용직, 자녀를 둔 여성 가구주의 대거 실직 또는 소득 감소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은행이 10일 발표한 ‘코로나19가 가구소득 불평등에 미친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2~4분기 소득 1분위(하위20%) 가구의 분기 평균 소득 감소율(전년동기대비)은 17.1%로 ▲ 2분위 5.6% ▲ 3분위 3.3% ▲ 4분위 2.7% ▲ 5분위 1.5%를 크게 웃돌았다. 이번 분석 대상은 가계동향조사 미시자료상 전국 2인 이상 비농림어업가구 중 1만2138가구다. 소득에서 재난지원금 등 사회수혜금과 생활비 보조 등 사적 이전소득은 제외됐다.

코로나 이후 소득 불평등 정도 추이 ⓒ한국은행
코로나 이후 소득 불평등 정도 추이 ⓒ한국은행

중산층·고소득층보다 저소득층의 소득이 급감하면서, 하위 10% 가구 소득 대비 중위(가운데값) 소득의 배율(P50/P10)은 2019년 2∼4분기 평균 5.1배에서 지난해 같은 기간 5.9배까지 뛰었다.

1분위 소득 감소분을 고용과 소득 요인으로 나눠 보니 36.2%가 실업 등 고용 충격으로, 63.8%가 취업자의 소득 수준 저하 충격으로 분석됐다.

특히 1분위 핵심노동 연령층(가구주·배우자 평균 연령 30∼54세) 가구만 따지면 고용 충격의 기여도가 46.3%까지 높아졌다.

고용충격을 구체적으로 보면, 작년 2∼4분기 소득 1분위 가운데 비취업(실업·비경제활동인구) 가구의 비중은 2019년 같은 기간보다 8.7%포인트(p)나 커졌다. 1분위 핵심노동 연령층에서는 비중 상승 폭이 10.4%포인트에 이르렀다. 그만큼 일자리가 저소득층이 많이 종사하는 업종 중심으로 사라졌다는 뜻이다.

소득충격도 저소득층에 집중됐다. 같은 기간 1분위 취업 가구의 소득 감소율이 15.6%로 2∼4분위(-3.3%), 5분위(-1.3%)보다 월등히 높았다.

소득 1분위 임시·일용 가구 비중 , 유자녀여성 가구 소득 추이 ⓒ한국은행
소득 1분위 임시·일용 가구 비중 , 유자녀여성 가구 소득 추이 ⓒ한국은행

한은은 이런 현상의 배경에 대해 "주로 저소득층에서 가구주·배우자 일자리의 대면접촉 정도가 높은 '고(高)대면 일자리 가구' 가운데 고용 상태가 불안한 임시 일용직, 육아부담이 큰 '유자녀 여성가구' 가구주의 실직과 소득 감소가 뚜렷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해 2∼4분기 1분위 임시·일용직 가구의 비중은 2019년 같은 기간보다 5.6%포인트(28.6→23.0%) 떨어졌고, 1분위 핵심노동 연령층 취업가구 중 고대면 일자리 가구이면서 유자녀 여성가구(미성년 자녀가 있는 여성 가구주)의 지난해 2∼4분기 소득 감소율은 23.1%에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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