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라지는 대선 시계…정치권 ‘포럼 정치’ 속내 보니
  • 박창민 기자 (pcm@sisajournal.com)
  • 승인 2021.05.10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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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곽조직 다지는 대권주자들
9일 오후 부산항 국제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가덕신공항-신복지 부산포럼 발대식에서 이낙연 전 총리와 박재호, 최인호 의원 등이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9일 오후 부산항 국제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가덕신공항-신복지 부산포럼 발대식에서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내년 대선을 겨냥한 여야 대권주자들의 행보가 빨라지고 있다. 잠룡들은 각종 포럼과 모임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본격 ‘세몰이’에 나섰다. 당 안팎의 외곽 조직을 통해 경쟁자의 세력 확대를 차단하면서 고정 지지층 확보를 위한 사전 물밑 작업으로 풀이된다.

 

포럼 만드는 잠룡들싱크탱크냐 사조직이냐

10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권 대선주자들이 당내 경선을 앞두고 외곽 조직 다지기에 들어갔다. 4·7 재·보궐선거 참패 이후 잠행을 이어왔던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전날 부산 국제전시컨벤션센터에서 ‘가덕도신공항·신복지 부산포럼’ 발대식을 열었다. 앞서 광주에서 가진 ‘신복지 광주포럼’ 창립총회에 이은 행보로 전국 17개 시·도를 돌며 지지세를 넓히겠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여권 유력 대선주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도 ‘포럼 정치’에 나서고 있다. 이 지사는 오는 12일 여의도에서 경기도 주최로 열리는 비주거용 부동산 과세 토론회와 범민주개혁세력 전국 단위 모임인 ‘민주평화광장’ 창립대회에 참여한다. 아울러 이 지사를 지지하는 국회의원 모임인 ‘대한민국 성장과 공정 포럼’도 오는 20일 출범할 예정이다. 이 지사의 취약점으로 꼽히는 ‘여의도 지지세’를 극복하기 위한 행보로 분석된다.

최근 여권 대선주자로 급부상한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광화문 포럼’을 주축으로 세력 확장을 도모하고 있다. 광화문 포럼은 최근 소속된 현역 의원이 70명대로 불어난 것으로 알려지면서 당내 탄탄한 조직력을 구축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민주당 대선후보 예비경선이 치러질 6월 말까지 후보들 사이에 정책과 조직 등을 통한 경쟁은 물론, 포럼 정치가 본격화 할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해 12월10일 오후 서울 마포구 마포현대빌딩에서 열린 ‘마포포럼’(더 좋은 세상으로) 정례 세미나에서 박형준 부산시장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12월10일 오후 서울 마포구 마포현대빌딩에서 열린 ‘마포포럼’(더 좋은 세상으로) 정례 세미나에서 박형준 부산시장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관록의 ‘마포포럼’, 주목받는 ‘윤사모’

야권도 각종 당내 선거를 앞두고 모임과 포럼 정치가 힘을 받는 모양새다. 국민의힘에서 선거에 나서는 후보들은 가장 먼저 마포포럼을 찾아 자신의 구상을 밝히는 게 자연스러운 수순이 됐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주요 후보자들이 마포포럼에 참석하면서 당권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아울러 윤석열 전 검찰총장 지지자들의 모임인 ‘윤사모’(윤석열을 사모하는 모임)는 지난달 ‘다함께자유당’을 창당하며, 윤 전 총장의 지지를 공식화했다.

대선을 앞두고 대권주자를 중심으로 한 각종 포럼과 모임이 우후죽순 생겨날 것으로 관측된다. 정치권에서 포럼은 특정 후보의 외곽 조직의 성격을 띤다. 자발적으로 결성되는 모임이지만, 선거철 외곽조직의 구심점이 되는 데다 경쟁후보와의 여론전에서도 전초부대 역할을 톡톡히 한다.

포럼은 당 안팎의 지지세 규합으로 각종 국가 정책을 내놓으며 정치 결사체의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특히 학계·전문가·전직 고위공직자 그룹 등으로 구성된 포럼은 정책의 이론적 배경까지 제공하는 ‘싱크탱크’ 역할까지 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런 포럼이 순수 정책 연구를 표방하기보다는 사실상 후보자들의 ‘사조직’으로 전락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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