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당권주자들의 프레임 전쟁
  • 박창민 기자 (pcm@sisajournal.com)
  • 승인 2021.05.11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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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를 프레임에 가둬라” 불 붙은 당권 레이스 속 ‘리스크 극복’ 변수로
주호영 전 원내대표와 나경원 전 의원 ⓒ연합뉴스
주호영 전 원내대표와 나경원 전 의원 ⓒ연합뉴스

국민의힘 당권주자들이 연일 출사표를 던지면서 당권 경쟁이 본격 궤도에 올랐다. 현재까지 10명에 가까운 주자 난립에 따른 우려와 흥행 기대가 교차하는 양상이다. 유력 당권주자들의 리스크 극복이 이번 당대표 선거의 승패를 가를 핵심 변수로 관측된다.

11일 정치권에 따르면, 당대표 출마 선언을 한 주호영 전 원내대표는 ‘영남당’ 프레임에 갇혔다. 상대 후보 측에서 주 전 원내대표가 영남 출신인 점을 고려해 영남 대 비(非)영남 구도로 몰아가고 있어서다. 울산을 지역구로 한 김기현 원내대표 선출 이후 당대표까지 영남권이 독식할 경우 당 쇄신 이미지와 맞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주 전 원내대표는 영남 출신이 다수인 당원 분포상 당권 경쟁에서 가장 앞서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영남당 논란이 외연 확장과 당 쇄신에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우려도 동시에 받고 있다.

나경원 전 의원에게는 ‘강경 보수’ 프레임이 더해 졌다. 국민의힘이 외연을 확장하고 중도층을 공략해 4·7 재보궐 선거를 승리한 상황에서 다시 과거로 회귀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다. 과거 나 전 의원은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원내대표를 지내며 장외투쟁 등으로 ‘태극기 보수’ ‘아스팔트 우파’라는 이미지를 얻었다.

김웅 의원과 이준석 전 최고위원 ⓒ연합뉴스
김웅 의원과 이준석 전 최고위원 ⓒ연합뉴스

김웅·이준석 젊은 정치인 당권도전…경험 부족 우려

당권 도전을 선언한 젊은 정치인들은 ‘정치 경험’ 프레임에 갇혔다. ‘초선 당대표론’으로 주목받는 김웅 의원은 당내 기반과 경험 부족에 대한 의구심을 극복해야 하는 상황이다. 소속 의원 101명 중 56명이 초선 의원이지만 이들이 모두 김 의원의 우군이 되지 않고 있는 것도 부담 요소다.

이번 당권주자 중에서 30대로 가장 젊은 이준석 전 미래통합당 최고위원이 돌풍을 일으키고 있지만 반페미니즘 논란이 걸림돌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 전 위원은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와 페미니즘을 두고 한 달 가까이 논쟁을 벌이고 있다. 이 전 최고위원의 반페미니즘 행보가 조사 결과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지만 향후 20~30대 여성 표심이 떨어져 나갈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이외 현재 당대표 출마를 선언한 홍문표, 조해진, 윤영석, 조경태 의원 등은 낮은 인지도를 끌어올리는 게 선결 과제다.

한편, 국민의힘은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권주자들이 10여 명에 이르는 가운데 컷오프 도입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당대표 후보를 4~6명으로 줄여 원활한 선거를 진행하자는 취지다. 이번 당대표 선거에서 ‘젊은 세대 대표론’ 등이 부각되면서 초반 흥행에 성공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정치권에선 후보자들의 약점을 극복하지 못한다면 전당대회 이후 당내 내홍은 더욱 깊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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