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금호타이어 “빛그린산단에 올 12월 이전 착공 희망”
  • 정성환·이경재 호남본부 기자 (sisa610@sisajournal.com)
  • 승인 2021.05.12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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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평군에 1월 입주의향서 제출…“행정 절차 추진해 달라”
금호타이어, 빛그린산단 함평권역 이전에 강한 추진 의지

금호타이어가 광주 광산구 소촌동 광주공장의 빛그린국가산업단지 내 전남권역에 이전을 위해 관할 행정기관인 전남 함평군에 입주의향서를 제출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특히 금호타이어 측은 입주 의향서에서 올 12월 이전에 공장 착공을 희망한다고 밝혀 광주공장 이전에 강한 추진 의사를 내비쳤다. 사실상 금호타이어 광주공장의 빛그린산단 내 전남 권역(함평) 이전이 유력시 된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행정 구역상 광주 밖으로 이전하는 것이어서 ‘관내 이전’을 원칙으로 한 광주시의 입장이 걸림돌로 향후 대응에 이목이 쏠린다. 

헬기를 타고 내려다 본 광주 광산구 소촌동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모습 @연합뉴스
헬기를 타고 내려다 본 광주 광산구 소촌동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모습 @연합뉴스

본지가 단독 입수한 ‘빛그린 국가산업단지 입주의향서’에 따르면 금호타이어는 지난 1월 26일 함평군에 입주의향서를 보내 빛그린 국가산업단지 내 전남권역(함평) 이전을 위한 행정 절차 추진을 요청했다. 금호타이어는 해당 문건에서 ‘올해 12월 이전에 착공을 희망한다’고 이전 시점까지 적시했다. 금호타이어 측이 희망한 공장부지 면적은 50만㎡(15만1250평)다.

금호타이어는 입주 의향서에서 “미래 전기차, 수소차 등 자동차산업 패러다임에  대응하고 현 광주 공장 설비 노후화로 인한 경쟁력 약화를 극복하기 위해 현 광주공장을 빛그린 국가산단으로 이전코자 한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당사의 성공적인 빛그린 산단 이전을 위해 함평군의 적극적인 업무 협조를 요청드린다”고 밝혔다.  

함평군도 12일 “자동차 전용 산업단지로 조성 중인 빛그린 산단에 금호타이어가 ‘입주 의향서’를 지난 1월 26일 접수했다”고 확인해줬다. 이상익 함평군수는 지난 2월, 시사저널과 만나 “최종적으로 이용섭 광주시장과 광주시의 결단에 달려 있지만, 금호타이어의 빛그린 산단 내 이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밝힌 바 있다. 

빛그린 국가산업단지에는 전국 최초 지역 상생 일자리인 광주 글로벌모터스(GGM) 공장과 친환경자동차부품 클러스터, 친환경부품인증센터 등 자동차산업 관련 시스템이 구축 중인 곳이다. 따라서 금호타이어 광주공장이 이곳 산단으로 이전할 경우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 이 산단은 50만㎡가량 공장을 수용할 수 있는데다가 땅값, 착공까지 절차 등 조건도 비교적 양호한 것이 장점이다. 
   
하지만 넘어야 할 벽도 있다. 금호타이어 공장 이전은 지난 2019년 1월 광주시와 금호타이어 사측 간 ‘광주공장 부지 도시계획 변경 및 공장 이전을 위한 업무협약’을 하면서 수면 위로 떠오른 뒤 표면적으론 아직 답보 상태다. 금호타이어는 같은 해 8월 부지 개발 계획안을 제출했지만, 광주시는 “이전 대상 부지와 이전 계획이 제대로 담기지 않았다”면서 “이전 계획 등을 구체적으로 반영하라”고 반려했다.

한국타이어와 국내 타이어 업계를 양분하는 금호타이어의 현 송정공장은 1974년 광산구 소촌동에 터를 잡았다. 설립 당시에는 도시 외곽이었지만 도심이 확장되며 자연스럽게 이전 필요성이 제기됐다. 광주시와 광산구도 이전을 염두에 두고 현 공장 부지를 송정역 고속철도(KTX) 투자 선도지구 개발사업에 포함시켰다. 시설 확장을 통한 기업 경쟁력 강화라는 금호타이어 측의 필요성도 크지만, 광주시와 광산구의 도시개발 현안이기도 하다.

본지가 단독으로 입수한 ‘빛그린 국가산업단지 입주 의향서’에 따르면 금호타이어는 지난 1월 26일 보낸 입주 의향서에서 함평군에 빛그린국가산업단지 내 전남권역(함평) 이전을 위한 행정 절차 추진을 요청했다. 금호타이어 측은 해당 문건에 ‘올해 12월 이전에 착공을 희망한다’고 적시했다. 금호타이어 측이 희망한 공장부지 공급 면적은 50만㎡(15만1250평)다. ⓒ시사저널 정성환
본지가 단독으로 입수한 ‘빛그린 국가산업단지 입주 의향서’에 따르면 금호타이어는 지난 1월 26일 보낸 입주 의향서에서 함평군에 빛그린국가산업단지 내 전남권역(함평) 이전을 위한 행정 절차 추진을 요청했다. 금호타이어 측은 해당 문건에 ‘올해 12월 이전에 착공을 희망한다’고 적시했다. 금호타이어 측이 희망한 공장부지 공급 면적은 50만㎡(15만1250평)다. 산단 개발이 한창인 빛그린산단 제2공구 현장. ⓒ시사저널 정성환

현재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는 빛그린 산단은 광주 광산과 전남 함평에 걸쳐 있다. 전체 지정면적 407만1000㎡ 중 광주 권역에 있는 부지가 184만7000㎡로 45%를 차지하고 있으며, 행정구역상 함평군에 속한 전남 권역의 부지가 222만4000㎡로 55%에 달한다. 

문제는 산단 내에서도 광주 광산구에 속한 산업시설 용지가 충분하지 않다는 점이다. 빛그린 산단 내 산업부지 시설용지 119만㎡ 중 GGM 공장 부지가 59만㎡이고, 친환경차 부품클러스터 용지와 친환경 자동차 부품인증센터 등 제반시설 예정부지 39만㎡를 제외하면 미분양 산업용지는 16만㎡에 불과하다. 금호타이어가 필요로 하는 부지가 50만㎡임을 고려하면 이전 부지 공급은 산단 내 광산구에 속한 부지 이전은 어려운 실정이다. 

더구나 동일한 생활권이더라도 행정 구역상 광주 밖으로 이전하는 것이어서 ‘관내 이전’을 원칙으로 한 광주시 입장에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무엇보다 기존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부지의 개발을 위해서는 용도변경을 포함한 지구단위 수립 절차 등 행정절차를 거쳐 회사 측에 수천억원의 개발 이익을 안긴다는 점에서 광주시가 일종의 ‘특혜’만 사측에 주고, 공장은 전남으로 내보내는 격이 되기 때문이다. 

본지가 단독으로 입수한 ‘빛그린 국가산업단지 입주 의향서’에 따르면 금호타이어는 지난 1월 26일 보낸 입주 의향서에서 함평군에 빛그린국가산업단지 내 전남권역(함평) 이전을 위한 행정 절차 추진을 요청했다. 금호타이어 측은 해당 문건에 ‘올해 12월 이전에 착공을 희망한다’고 적시했다. 금호타이어 측이 희망한 공장부지 공급 면적은 50만㎡(15만1250평)다.ⓒ시사저널 정성환
본지가 단독으로 입수한 ‘빛그린 국가산업단지 입주 의향서’에 따르면 금호타이어는 지난 1월 26일 보낸 입주 의향서에서 함평군에 빛그린국가산업단지 내 전남권역(함평) 이전을 위한 행정 절차 추진을 요청했다. 금호타이어 측은 해당 문건에 ‘올해 12월 이전에 착공을 희망한다’고 적시했다. 금호타이어 측이 희망한 공장부지 공급 면적은 50만㎡(15만1250평)다.ⓒ시사저널 정성환

일각에선 광주 광산구와 전남 함평군에 걸친 광주 글로벌모터스 공장의 경계를 조정해 함평 구간을 광주로 편입시키고, 함평에는 금호타이어 공장을 이전시키는 절충안도 나오고 있다. 빛그린 산단 광주 권역에는 자동차 공장이, 함평 권역에는 타이어 공장이 들어서도록 하는 셈이다. 그러나 이 절충안은 전남 측에서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아 실현 여부는 미지수다. 

최근 들어 해당 지자체 사이에서 기류 변화의 조짐이 엿보인다. 김삼호 광주 광산구청장은 지난달 22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빛그린 산단은 광주와 전남이 공동으로 개발한 곳으로, 지역을 뛰어넘는 공간이다”며 “이런 개념에서 그곳으로의 이전을 반대하거나 그럴 일은 아니라고 본다”고 전향적 입장을 보였다. 

그는 이어 “지난번 광산 구민과의 대화 시간에 이런 입장을 제안했고, 이용섭 광주시장도 동의했다”며 “기업 측에서 공식적으로 이전 문제를 제안해 오면 시민적 합의 과정을 거쳐 기업도 성공하고 지역도 이익이 되는 방향에서 논의를 전개할 계획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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