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컬렉션’ 이중섭 작품 확보 나선 경남 통영시
  • 이상욱 영남본부 기자 (sisa524@sisajournal.com)
  • 승인 2021.05.17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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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시, 국립현대미술관에 기증된 이중섭 작품 기증 요청

경남 통영시가 고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컬렉션 가운데 이중섭 작품 확보에 나섰다. 통영과 이중섭과의 특별한 인연을 부각하면서다. 

17일 통영시에 따르면, 통영시는 문화체육관광부와 국립현대미술관에 이 회장이 국립현대미술관에 기증한 1488점 작품 가운데 ‘황소’ 등 이중섭의 작품 104점 기증 요청 문서를 보냈다. 이 회장이 기증한 이중섭의 작품은 회화 19점과 엽서화 43점, 은지화 27점 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중섭 작품 ‘황소’ ©국립현대미술관
이중섭 작품 ‘황소’ ©국립현대미술관

이중섭은 통영과 인연이 깊다. 그는 염색공예가 유강렬의 권유로 1952년부터 1954년까지 약 2년간 통영에 머물면서 미술 활동 전성기를 보냈다. 그는 ‘황소’ ‘흰소’ 등 대표작품뿐만 아니라 ‘세병관 풍경’ ‘남망산 오르는 길이 보이는 풍경’ 등 40여 점의 작품을 그렸다. 국립현대미술관은 2016년 개최한 ‘이중섭, 백년의 신화’전에 ‘통영관’을 따로 만들어 통영 시절 작품을 별도로 전시할 정도다. 

당시 이중섭은 통영 항남동의 경남도립 나전칠기 기술원 양성소에서 기거하며 강사로서 학생들에게 데생을 가르치기도 했다. 이곳은 인간문화재 송방웅과 이형만, 김성수 등 걸출한 공예인들을 배출한 우리나라 나전칠기 공예산업의 산실이다. 나전칠기 기술원 양성소는 아직도 당시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 통영시는 2019년 이를 매입해 국가등록문화재 제801호로 등록·관리하고 있다.

이와 함께 통영시는 중앙동에 이중섭 거리를 만들고 이중섭 화보판과 아트타일을 설치해 그를 기념하고 있다.

통영시는 이중섭 작품을 확보해 통영시립박물관에 이중섭 작품 특별기획전을 개최할 예정이다. 또 향후 경상남도립 나전칠기 기술원 양성소를 작품 전시가 가능하도록 리모델링해 특별기획전시 등 과거 이중섭의 통영 시절 발자취를 기념할 수 있는 공간으로 재탄생시킬 계획이다. 

통영시 관계자는 “통영시는 통영 문화예술인들과 교류로 인한 예술적 영감 및 통영시민의 전폭적인 후원으로 탄생한 이중섭의 걸출한 작품을 확보하기 위해 총력을 다할 것”이라며 “이를 활용해 예향 통영 예술의 명맥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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