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견 입냄새 원인과 관리법 [따듯한 동물사전]
  • 이환희 수의사·포인핸드 대표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21.05.24 11:00
  • 호수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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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석 등에서 비롯…방치하면 더 큰 질병 발생할 수도 

귀엽고 사랑스러운 반려견이 자주 보이는 애정표현 중 하나가 보호자의 입 주변을 핥는 행동이다. 흔히 뽀뽀한다고 표현하는 이런 행동이 대다수 보호자에게는 너무나 행복한 경험이다. 하지만 입냄새가 심한 반려견과 살아가는 보호자에게는 핥고 난 자리에 진한 악취가 남기 때문에 고통스러운 경험이 되기도 한다. 이런 사랑스러운 애정표현이 불쾌한 경험이 된다는 것은 너무 슬픈 일이다. 오늘은 반려견 입냄새 원인과 관리 및 개선 방법에 대해 알아보자. 

반려견의 입냄새 원인은 대부분 구강 내부에 있다. 그중에서도 칫솔질 등 치아 관리를 하지 않으면 자연스럽게 쌓이게 되는 치태와 치석이 가장 흔한 입냄새 유발 요인이다. 치석은 세균이 증식하는 원인이 되고 지속적으로 쌓이면 잇몸에 염증을 유발해 결국 치은염이라는 질환을 일으킨다. 이렇게 입냄새가 나는 정도로 치석이 쌓였다는 것은 냄새뿐 아니라 잇몸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신호일 수 있기에 빠른 대처가 필요하다. 이미 쌓인 치석은 칫솔질을 열심히 해도 제거되지 않는다. 그래서 스케일링이 필요한데, 마취가 이뤄져야 하는 만큼 반려견의 나이와 건강 상태를 고려하고 안전을 위해 사전에 혈액검사 등 건강검진을 해야 한다. 스케일링을 통해 쌓인 치석을 제거하면 하루 1회 정도 꾸준히 칫솔질로 치석이 다시 쌓이는 것을 막아주는 게 좋다. 

ⓒfreepi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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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화기 질환 가능성도 

칫솔질을 꾸준히 해 주는데도 입냄새가 너무 심하다고 호소하는 경우가 분명 있다. 이땐 가장 먼저 무엇을 먹었는지 살펴봐야 한다. 먹는 음식 자체가 비리거나 산패해 악취를 유발할 수 있다. 음식물 쓰레기통을 뒤지거나 자신의 변을 먹는 식분증을 가진 경우도 입냄새가 날 수 있다. 음식이 원인이 아니라면 물을 충분히 섭취하지 않거나 구강 건조를 유발하는 어떠한 원인으로 입냄새가 날 수 있으니, 평소 충분한 물을 섭취하고 구강이 마르는 요인을 제거해 주는 것이 좋다. 

이렇게 구강 내에서 입냄새를 유발할 수 있는 원인들을 다 제거했음에도 여전히 입냄새가 난다면 구강이 아닌 다른 질환을 의심해 볼 수 있다. 가장 쉽게 의심해 볼 수 있는 것은 만성위염 등 소화기 질환이다. 특히 위산이 역류하는 식도염의 경우 식도 점막을 자극해 염증을 유발하고 잦은 구토와 음식물 역류로 냄새 유발의 요인이 될 수 있으므로 조기에 병원을 찾아 진단하고 치료해 주는 것이 좋다. 이 밖에 당뇨, 신장 및 간 질환이 있는 경우에도 특유의 입냄새가 나는 경우가 있다. 경험이 없다면 이러한 냄새만으로 질병을 의심하기 어렵기 때문에 매년 건강검진을 꾸준히 해 질병 가능성을 배제해 주는 게 좋다. 

반려견에게 나는 입냄새를 당연하게 생각하고 쉽게 넘겨버리는 경우가 종종 있다. 하지만 이런 냄새는 구강 관리가 적절하게 이루어지지 않고 있거나 다른 질병의 신호일 수 있다. 가볍게 넘기지 말고 앞서 언급한 원인들을 분석해 더 큰 질환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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