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지원 등에 업고 여론 조작 나서는 중국의 셀럽들
  • 모종혁 중국 통신원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21.05.22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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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페이스북 등 SNS와 유튜브 등 동영상 플랫폼은 중국에서 원천 차단되었다. 중국 정부가 ‘만리방화벽’을 이용해 중국 내 접속을 봉쇄해 버렸기 때문이다. 중국의 실상을 알리는 서구와 홍콩, 대만 등의 언론매체 홈페이지도 마찬가지다. 심지어 카카오톡·라인 등 한국의 메신저 서비스와 네이버·다음 등 포털사이트의 블로그와 카페조차 차단해 버렸다. 중국의 만행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만리방화벽을 뚫고 차단된 서비스와 사이트에 접속토록 도와주는 가상사설망(VPN)마저 숨통을 끊었다. 과거에는 대만과 홍콩의 VPN 업체가 활발히 활동했었다.

그러나 3~4년 전부터 이들 회사의 영업권을 차례대로 회수했고 현재는 다국적 업체 몇 개만 남겨두었다. 그로 인해 중국에 거주하는 외국인들은 인터넷 사용료보다 더 비싼 VPN 이용료를 매달 내면서 해외 서비스와 사이트에 접속한다. 문제는 극소수 중국인이 만리방화벽에 상관없이 서구의 SNS와 동영상 플랫폼에서 활발하게 활동한다는 현실이다. 게다가 이들은 중국에서 굉장히 유명한 언론인이거나 대중 스타다. 그 대표적인 인물이 후시진(胡錫進)과 리쯔치(李子柒)다. 후시진은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자매지인 환구시보(環球時報) 총편집장이다.

(왼쪽)중국 환구시보 총편집장인 후시진의 트위터 계정 (오른쪽)중국의 온라인 스타인 리쯔치의 유튜브 채널ⓒ후시진 트위터 캡쳐·리쯔치 유튜브 캡쳐<br>
(왼쪽)중국 환구시보 총편집장인 후시진의 트위터 계정 (오른쪽)중국의 온라인 스타인 리쯔치의 유튜브 채널ⓒ후시진 트위터 캡쳐·리쯔치 유튜브 캡쳐<br>

환구시보는 국수주의 성향이 강한 매체다. 1993년 창간해 1997년 지금의 이름으로 바꾼 이래, 해마다 두드러지는 성장세를 구가하며 주류 언론으로 자리매김했다. 현재는 인민일보보다 훨씬 많은 발행부수와 대중 영향력을 자랑하고 있다. 이런 환구시보를 발전시킨 이가 후시진이다. 후시진은 2005년 취임한 이래 지금까지 17년간 총편집장을 맡아왔다. 게다가 후시진은 내로라하는 셀럽이다. 그가 운영하는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微博)의 팔로워는 2418만 명에 달한다. 이뿐만 아니라 2014년 트위터 계정도 개설해 44만 명의 팔로워를 두고 있다.

리쯔치는 조금 결이 다른 온라인 스타다. 2015년부터 동영상 플랫폼에 고향인 쓰촨(四川)성 농촌마을의 일상과 중국 전통문화를 주제로 한 영상을 공개하면서 활동했다. 조금씩 인기를 끌면서 웨이보로 무대를 옮겨 현재는 2753만 명의 팔로워를 두고 있다. 2018년에는 유튜브로 진출해 유튜버로도 활동을 시작했다. 또한 단시일에 엄청난 구독자를 확보해 현재는 1530만 명에 달한다. 지난 1월 리쯔치는 유튜브에 한 편의 동영상을 공개해 한국에서 큰 논란을 일으켰다. 직접 김치를 담그는 영상이었는데, ‘중국음식(#ChineseFood)’이라는 해시태그를 달았기 때문이다.

동영상에는 배추를 장독에 담아 절이고 고춧가루를 묻혔다. 또한 소금에 절여 말린 고기와 함께 김치찌개를 만들었다. 이는 쓰촨의 전통음식인 파오차이(泡菜) 제조법과 전혀 다르다. 게다가 중국요리에는 김치찌개라는 개념조차 없다. 따라서 이 동영상은 김치를 자국 문화에 편입시키려는 중국의 속셈에서 비롯됐다. 리쯔치의 유튜버 활동이 중국 정부의 후원으로 이뤄지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5월 리쯔치는 농업농촌부의 홍보대사로 임명됐다. 이들과 달리 일반 중국인이 VPN를 이용해 서구 SNS나 동영상 플랫폼에서 활동하면 공안 당국에 잡혀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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