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희 장관의 수도권 우선주의 발언 우려스럽다”
  • 이상욱 영남본부 기자 (sisa524@sisajournal.com)
  • 승인 2021.05.26 00:12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국립현대미술관 창원관 유치위원회, 25일 황 장관 언론 인터뷰 비판 성명 발표

국립현대미술관 창원관 유치추진위원회가 25일 ‘이건희 미술관 수도권 유치 유력 검토’를 시사한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맹비난했다. 

추진위는 이날 창원시청 현관에서 성명서를 발표하며 “24일 문화일보와의 인터뷰 기사에서 ‘수도권은 많이 볼 수 있는 접근성이 있는데, 미술관을 지방에 둘 경우 빌바오 효과는 나타나지 않고, 유치경쟁 과열 등으로 엄청난 국고 손실로 이어질 수 있어 매우 신중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황희 문체부 장관의 수도권 중심주의적 발언에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다.

5월25일 국립현대미술관 창원관 유치추진위원회가 창원시청 현관에서 ‘이건희 미술관 수도권 유치 유력 검토’를 시사한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 대한 비난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창원시
5월25일 국립현대미술관 창원관 유치추진위원회가 창원시청 현관에서 ‘이건희 미술관 수도권 유치 유력 검토’를 시사한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 대한 비난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창원시

추진위는 “수도권에 밀집된 사람들만을 위해서 이건희 컬렉션이 이용돼야 한다는 것이 기증자의 뜻이냐”고 했다. 이는 황 장관이 이건희 미술관 유력지로 수도권을 꼽은 이유로 ‘많은 사람이 작품을 감상하고 향유하기를 바란 기증자의 정신’을 언급한 데 따른 주장이다. 

황 장관이 ‘국민의 접근성’을 언급한 것에 대해 지적했다. 추진위는 “문재인 정부의 균형발전 전략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발언”이라며 “가뜩이나 ‘서울공화국’이라는 단어가 유행하는 시대에 현직 장관이 나서서 지방 인구 유출을 부추기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지적했다.

미술관을 지방에 두면 빌바오 효과는 나타나지 않고 유치경쟁 과열로 이어진다는 황 장관의 발언도 반박했다. 추진위는 “자의적이고 위험한 발상”이라며 “무슨 근거로 빌바오 효과가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 단언하는지 이에 대한 명확한 근거를 제시하고, 그러지 못할 경우 분명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성토했다. 이어 “지자체의 유치경쟁은 서울 및 수도권에 집중된 양질의 문화예술 콘텐츠를 지방으로 확산함으로써 모든 국민이 동등하게 누려야 할 ‘문화향유권’을 비수도권 시민들에게도 보장해주기 위한 지방정부의 책무”라고 주장했다.

추진위는 “아직 확정된 것이 없는데도 이건희 컬렉션의 향후 거취에 관해 마치 수도권에 짓는 것이 기정사실인 것처럼 개인적인 의견을 밝힌 것은 문체부를 총괄하는 장관의 발언이 가진 영향력을 알면서도 신중을 기하지 않은 경솔하고 부적절한 처신”이라며 “이 같은 언론 보도로 인해 ‘이건희 미술관은 수도권이 적합하다’는 범국민적인 분위기가 형성될까 우려스럽다”고 했다.

추진위는 이건희 미술관이 수도권이 아니라 지방에 유치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방 유치가 당연하다는 목소리다. 추진위는 “이미 수도권 시민들은 이건희 컬렉션의 소장품과 유사한 구성, 유사한 퀄리티의 작품들을 20여 년 전부터 지척에서 누려왔다”며 “만일 수도권에 이건희 컬렉션만을 위한 미술관을 짓는다면 이것은 삼성미술관 ‘리움2관’을 국비로 짓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말했다. 

추진위는 성명서 말미 “남동부권은 ‘문화불모지’라 부를 만큼 미술관 수가 적다”며 대안으로 ‘국립현대미술관 창원관’을 제시했다. 추진위는 “창원시는 지방과 수도권의 문화격차 및 시민들의 문화 향유 갈증 해소를 위해 국립현대미술관 창원관을 건립하고자 약 3년 전부터 준비해왔다”며 “더 많은 사람이 작품을 감상하고 향유하기를 바라는 기증자의 뜻을 살리고자 한다면 수도권 중심주의에서 벗어나 지방과의 균형발전을 바라보며 지혜를 모아주기를 간곡히 바란다”고 촉구했다.

관련기사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