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형은 누구인가...인생 좌우명은 ‘의연(毅然)’
  • 김종일 기자 (idea@sisajournal.com)
  • 승인 2021.06.25 10:00
  • 호수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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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회창의 길을 갈지, 김황식의 길을 갈지 주목

정치 참여와 대선 출마를 고심 중인 최재형 감사원장은 과연 어떤 인물일까. 그는 1956년생으로 경남 진해 출신이다. 경기고와 서울대 법대를 나왔다. 1986년 사법고시(사시 23회)에 합격했다. 사법연수원 13기다. 같은 해 서울지방법원 동부지원 판사로 법조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대전지방법원장과 서울가정법원장,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를 지냈다. 인권과 증거를 중시하는 원칙주의자라는 평가가 많았다.

특히 그는 법조계에서 재판이 치밀하고 판결은 엄정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서울고법 부장판사 시절 ‘정윤회 국정개입 의혹 청와대 문건’ 유출 사건에 연루된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항소심을 맡아 1심과 같이 무죄를 선고했다. 박정희 전 대통령 쿠데타 모의 사건인 일명 ‘윤필용 사건’에 연루돼 징역형을 받은 군 장성에게는 강압수사로 인한 허위자백을 인정하고 무죄를 선고했다. 

2017년 말 문재인 정부의 첫 감사원장으로 임명됐다. 당시 청와대는 최 원장을 “30여 년간 민사·형사·형법 등 다양한 영역에서 법관으로서 소신에 따라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의 권익 보호, 국민의 기본권 보장을 위해 노력했다”고 소개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후보자가 해 온 판결을 검토한 결과 매우 엄정하게 판결해 왔고, 또 그 부분이 감사원의 정치적 중립성·독립성을 수호하는 데도 상당히 중요한 요인이 될 것이라는 판단이 들었다”고 인선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조용하고 강직한 스타일로 평가받는다. 강금실 전 법무장관은 그와 사법연수원 같은 반이었던 사실을 공개하며 “(최 원장은) 말이 없고 조용히 드러내지 않고 선(善)의 가치와 공공 이익을 위한 윤리 실천을 누구보다 진지하게, 한결같이 해내며 곧은 길을 걸어가는 분”이라고 평가했다. 

최 원장을 말할 때 자주 뒤따르는 게 바로 ‘미담’이다. 경기고 재학 시절 다리가 불편한 친구를 매일 업고 등하교시켰고, 이는 서울대 법대와 사법연수원 다닐 때까지 이어졌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로 두 딸을 낳은 후 두 아들을 입양한 사실이 알려져 법원 안팎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최재형 감사원장의 대선 출마를 돕는 이들이 만든 ‘최재형 프로필’이 담긴 홍보자료. 아직 온라인엔 유통되지 않고 있다.
최재형 감사원장의 대선 출마를 돕는 이들이 만든 ‘최재형 프로필’이 담긴 홍보자료. 아직 온라인엔 유통되지 않고 있다.

최재형측, 최재형 프로필 망라된 홍보자료 제작

시사저널은 최근 최 원장을 돕는 측으로부터 그의 홍보자료 파일을 입수했다. 일종의 ‘최재형 프로필’이 총망라된 파일이다. 최 원장이 그동안 언론 등에 자신에 대해 밝힌 자료가 묶어져 있다. 이 파일을 전달한 관계자는 “(최 원장이) 대선에 출마할 것을 대비해 미리 만들어 놓은 홍보자료로 아직 유통시키진 않고 있다”고 했다. 최 원장 자신의 뜻은 알 수 없지만, 주변에선 그의 대선 출마를 점치며 준비하고 있었다는 뜻이다. 예상보다 출마 준비가 잘 돼 있음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그의 좌우명은 ‘의지가 굳세어서 끄떡없다’는 뜻의 의연(毅然)이라고 한다. 매사에 의연해야 하며 자기 일에 실력과 정의감이 있고, 흔들리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언론은 ‘정치인 최재형’의 길을 이회창·김황식 두 전직 국무총리와 많이 비교한다. 이들 모두 서울대 법대·판사 등 엘리트 코스를 밟았고, 감사원 청문회에서 청렴한 도덕성이 검증됐다는 것이다. 최 원장이 ‘대쪽’ 이미지로 대중적 인기를 받았던 ‘이회창의 길’을 갈지, 여의도 정치에 적응하지 못하고 퇴장한 ‘김황식의 길’을 갈지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물론 출마를 하지 않는 길도 있다. 모두가 ‘의연함’이 필요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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