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 뚜렷해진 檢 인사…정권 겨냥 수사팀장 모두 교체
  • 이혜영 기자 (zero@sisajournal.com)
  • 승인 2021.06.25 12:3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文정부 마지막 간부 인사…親與 검사들 요직 이동
법무부·대검·서울중앙지검 대변인 모두 ‘여성’ 발탁
김오수 신임 검찰총장이 1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오수 신임 검찰총장이 1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정부 마지막 검찰 간부 인사에서 '방탄라인' 구축이 한층 선명해졌다. 25일 단행된 검찰 중간 간부 인사에서 정권 관련 수사를 이끌어 온 팀장들은 전원 교체돼 자리를 옮긴다. 고위 간부 인사에서와 마찬가지로 친정부 성향으로 분류된 검사들은 요직으로 이동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측근으로 분류된 인물들은 대거 좌천성 발령을 받았다. 

법무부는 25일 고검 검사급 검사 652명, 일반 검사 10명 등 검사 662명에 대한 신규 보임·전보 인사를 단행했다. 발령일은 다음달 2일이다. 이번 인사는 검찰 직제개편과 맞물려 역대 최대 규모로 이뤄졌다. 

 

靑 기획사정 의혹·김학의·원전 수사팀장 바뀐다

가장 큰 관심을 모았던 주요 권력사건 수사를 맡은 팀장들은 모두 교체됐다.

청와대 기획사정 의혹을 수사해 온 변필건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장은 창원지검 인권보호관으로,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불법 출국금지 사건을 수사해 온 이정섭 수원지검 형사3부장은 대구지검 형사2부장으로 자리를 옮긴다. 월성 원전 경제성 평가 조작 사건을 수사한 이상현 대전지검 형사5부장은 서울서부지검 형사3부장으로 간다.

'윤석열 라인'으로 분류됐거나 정권수사를 맡았던 간부들도 수사에 직접 관여할 수 없는 고검으로 자리를 옮긴다.

서울중앙지검 2차장 시절 청와대 선거개입 의혹 사건을 수사한 신봉수 평택지청장은 서울고검 검사로, 서울중앙지검 3차장으로 조국 전 법무부 장관 가족 비리 사건을 지휘했던 송경호 여주지청장은 수원고검 검사로 각각 이동한다.

서울중앙지검 1차장을 지낸 신자용 부산동부지청장은 서울고검 송무부장으로 옮긴다. 조 전 장관 사건을 수사한 뒤 대구지검 반부패수사부장으로 갔던 고형곤 부장검사는 포항지청장으로, 통영지청으로 발령 났던 강백신 부장검사는 서울동부지검 공판부장으로 이동한다.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의 모습 ⓒ연합뉴스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의 모습 ⓒ연합뉴스

윤 전 총장 재직 당시 대검에서 보좌했던 간부들도 지방으로 발령났다. 윤 전 총장의 '입'을 맡았던 이창수 대검 대변인은 대구지검 2차장으로, 손준성 대검 수사정보담당관은 대구고검 인권보호관으로 각각 옮긴다.

지난해 '추-윤 사태' 당시 이성윤 당시 서울중앙지검장에게 용퇴를 건의한 박세현 서울중앙지검 공보관은 부산동부지청장으로 부임한다. 검찰개혁 방향에 쓴소리를 냈던 정유미 부천지청 인권보호관은 광주고검 검사로 간다.

법무부가 지난 22일 단행한 중간 간부 인사에서 서울중앙지검 검사로 겸임발령한 임은정 대검 감찰연구관 ⓒ연합뉴스
법무부가 6월25일 단행한 검찰 중간 간부 인사에서 법무부 감찰담당관으로 발령난 임은정 대검 감찰연구관 ⓒ연합뉴스

임은정·박은정, 나란히 요직 발탁

친정권 성향으로 분류되거나 박범계 법무부 장관을 보좌했던 참모진 등은 있었던 인사들은 요직에 발탁됐다.

임은정 대검 감찰연구관은 법무부 감찰담당관으로 이동한다. 추 전 장관 시절 류혁 감찰관을 '패싱'했다는 논란의 당사자인 박은정 법무부 감찰담당관은 성남지청장으로 영전한다. 성남지청장은 검찰 안팎에서 검사장 승진 1순위로 꼽히는 자리다. 

박 장관과 호흡을 맞춰 온 박철우 법무부 대변인은 서울중앙지검 2차장으로, 김태훈 법무부 검찰과장은 중앙지검 4차장으로 승진했다. 또 추 전 장관 시절 법무부 정책기획단장을 맡았던 진재선 서산지청장은 중앙지검 3차장으로 이동한다. 중앙지검 1차장은 정진우 의정부 차장검사가 맡는다.

윤 전 총장 가족 관련 수사를 맡아 온 정용환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장은 반부패·강력수사1부장으로 수직 이동한다. 반부패·강력수사2부장은 조주연 정읍지청장이 맡는다. 옵티머스 자산운용 사건을 수사해 온 주민철 경제범죄형사부장이 법무부 검찰과장으로 옮긴다.

박현주 법무부 대변인 내정자(왼쪽)와 서인선 대검찰청 대변인 내정자
박현주 법무부 대변인 내정자(왼쪽)와 서인선 대검찰청 대변인 내정자

법무부·대검 대변인 모두 '여성' 발탁

법무부와 검찰의 '입'을 담당할 대변인은 모두 여성 검사가 맡는다.

법무부 대변인에는 박현주 서울동부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장이, 대검찰청 대변인에는 서인선 서울북부지검 형사5부장이 각각 내정됐다.

법무부 대변인을 여성 검사가 맡은 것은 사상 최초다. 대검 대변인은 2011년 박계현 전 춘천지검 차장검사 이후 두 번째다.

전국 최대 규모의 서울중앙지검 공보담당관에도 이혜은 평택지검 형사1부장이 내정됐다. 서울중앙지검은 2019년 전문공보관 제도를 도입해 운영 중이다. 이 부장은 두 번째 서울중앙지검 공보관을 맡게 됐다.

법무부는 이번 인사에 대해 "검찰개혁과 조직안정의 조화를 주안점에 두면서 전면적인 전진 인사를 통해 조직의 쇄신과 활력을 도모했다"고 평가했다.

관련기사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