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 대통령, 괴한에 피살…“용의자 4명 사살·2명 체포”
  • 변문우 디지털팀 기자 (sisa4@sisajournal.com)
  • 승인 2021.07.08 1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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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이즈 대통령, 7일 새벽 총 맞아…영부인도 부상당해 美서 치료
조제프 임시총리, 정국 혼란 속 계엄령 선포…군·경 통제도 강화
피살된 아이티의 조브넬 모이즈 대통령 ⓒ연합뉴스
아이티의 조브넬 모이즈 대통령 ⓒ연합뉴스

카리브해 빈국 아이티의 조브넬 모이즈(53) 대통령이 7일(현지 시각) 사저에서 괴한들의 총에 맞아 숨졌다. 아이티 경찰은 현재 암살 용의자 4명을 사살하고 2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암살의 배후나 동기는 아직 확인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AP·AFP통신 등의 매체에 따르면, 클로드 조제프 아이티 임시 총리는 7일 새벽 1시경 수도 포르토프랭스의 모이즈 대통령 사저에 정체불명의 괴한들이 침입해 대통령을 총으로 살해했다고 발표했다. 영부인 마르틴 모이즈 여사도 총에 맞아, 미국 마이애미로 후송 후 치료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조제프 총리는 "고도로 훈련되고 중무장한 이들에 의한 매우 조직적인 공격"이었다며 "비인간적이고 야만적인 행위"라고 규탄하고, 긴급 각료회의를 거쳐 아이티 전역에 계엄령을 선언하고 군과 경찰에 의한 통제를 강화했다. 또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아이티에 2주간의 비상사태가 선포됐으며, 포르토프랭스의 국제공항도 폐쇄돼 아이티를 오가는 항공편도 취소됐다.

레옹 샤를 아이티 경찰청장은 모이즈 대통령 살해 용의자들을 '용병'이라고 지칭 후 "경찰이 아직 무장 용의자들과 대치 중이며, 이들을 사살하거나 체포할 것"이라고 밝혔다. 샤를 청장은 경찰과 용의자들이 대치하는 과정에서 경찰관 3명이 인질로 붙잡혔다가 풀려나기도 했다고 전했다.

미국 주재 아이티 대사도 이번 대통령 피살 사태에 대해 "외국 용병과 전문 킬러들"이 저지른 "잘 짜인" 공격이었다고 표현했다.

아이티 대통령이 살해된 사저 주변 ⓒ연합뉴스
아이티 대통령이 살해된 사저 주변 ⓒ연합뉴스

한편 이번 대통령 피살 사태로 최근 정치 혼란과 치안 악화에 시달려왔던 아이티는 더욱 극심한 혼돈 속에 빠져들 것으로 전망된다. 아이티는 국민의 60% 가까이가 빈곤층인 극빈국이기도 하다.

지난 2017년 2월 취임한 모이즈 대통령은 바나나 수출업 등에 종사한 사업가 출신으로 '바나나맨'으로 불리기도 했다. 그는 자신의 임기 등을 두고 야권과 끊임없이 갈등했으며, 야권의 반발 속에서도 대통령 권한을 강화하는 내용의 개헌을 추진해왔다.

그는 2018년부터 부패와 경제난, 범죄 증가 등에 분노한 시민들로부터 퇴진 압박을 받아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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