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용은 펀드처럼 수령시점엔 연금저축보험으로 변경
  • 배현기 웰스가이드 대표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21.07.21 11:00
  • 호수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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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테크-연금] 수령에서 판가름 나는 연금 노하우… 사망 시 잔여금액 상속도 가능

연금을 수령하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아마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보험설계사로부터 들은 몇 가지 방법들을 알고 있을 것이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이 종신연금(수령)이다. 죽는 날까지 연금을 받을 수 있다는 의미다. 언뜻 매우 매력적인 조건처럼 느껴진다. 정말 좋은 것일까.

종신연금은 상품의 특성상 경험생명표를 기반으로 연금을 지급한다. 경험생명표란 생명보험 가입자를 대상으로 사망경험을 통계적으로 분석해 작성된 생명표를 말한다. 처음 발표된 1회(1989~1991년)는 평균수명이 75.6세(남성)였는데, 29년 동안 13년 증가해 88.5세까지 높아졌다(2019년 제9회 경험생명표 기준). 요컨대 2019년 이후 가입해 종신연금형태로 연금을 받는 사람은 1989년 가입자에 비해 13년을 더 나눠서 받기 때문에 연금 수령액이 감소하게 된다.

실제 생명보험사의 연금상품에 가입한 사람들은 종신연금형이 좋은지, 정해진 기간동안 받는 게 유리한지 궁금해 한다. 이것은 개인별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어느 한쪽이 좋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그런데 종신연금형에는 별도의 보증기간이 있다. ‘죽을 때까지 연금을 받을 수 있으니까 좋긴 한데 몇 번 못받고 죽으면 어떻게 될까.’ 이런 가입자들의 질문에 대한 답은 ‘보증기간’이다. 10년, 20년, 30년 보증 등이 바로 그것이다. 연금을 받다가 죽더라도 정해진 보증기간에 해당하는 잔여금액은 상속이 되는 것이다. 참고로 종신연금지급은 보험 중에서도 생명보험만 가능한 방법이다.

종신연금형과 관련해 한 가지 확실한 사실은 종신연금 10년 보증형 보다 정해진 기간동안 지급하는 확정기간 10년형의 수령연금액이 더 많다는 것이다. 보증기간 20년, 30년 등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여유자금이 충분하다는 가정하에서는 동일한 기간이라면 종신연금형 보다는 확정연금형을 선택하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스스로 평균수명보다 훨씬 오래 살 수 있다고 생각된다면 당연히 종신연금형이 유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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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한국주택금융공사 서울중부지사에서 시민 들이 주택연금 상담을 받고 있다.ⓒ연합뉴스

같은 기간이라면 종신연금형보다 확정연금형 유리

그럼 연금수령시점에 가입자가 부담해야하는 비용을 한번 살펴보자. 이는 금융상품 유형별로 차이가 있다. 예를 들어 총적립금액(원금+수익금)은 1억원이고 10년간 나눠서 받기로 했다. 매년 1000만원씩 10년간 받는다(총적립금액의 운용수익률은 0%로 가정). 보험상품은 매년 수령하는 연금액 1,000만원에 대해 일정비율의 수수료를 차감하는 반면 은행과 증권의 펀드 및 신탁상품(이하 ‘펀드 등’ 또는 ‘실적배당형 상품’)은 수령하는 연금액에 대해 별도의 수수료가 없다. 펀드 등이 훨씬 유리한 듯 보인다.

문제는 총적립액 1억원 중 처음 지급한 연금액 1000만원을 제외한 나머지 9000만원에 대한 비용이다. 보험상품은 별도의 비용이 없는 반면 펀드 등은 해당금액에 매년 일정비율의 보수가 발생한다. 즉 연금을 받는 동안, 나에게 지급할 연금의 재원이 되는 총적립금액에 대해 지속적으로 비용이 발생하는 것이다. 그리고 보험 상품은 대부분 연금을 지급하는 시점에 가입자에게 지급할 연금액이 확정된다. 공시이율 변경에 따라 약간의 변경은 있으나 그렇게 크지 않다. 반면 실적배당형 상품은 매년 받는 금액이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

운용실적이 좋으면 직전에 받은 연금액보다 증가하고 나쁘면 감소한다. 물론 펀드 등을 주식형과 같이 단기변동성이 높은 자산이 아니라 채권형처럼 변동성이 낮은 자산으로 운용한다면 매년 받을 연금액의 변동폭은 크지 않을 수 있다. 이런 점들을 고려한다면 연금을 받을 때 보험상품을 통해 받는 게 좋을까, 아니면 실적배당형 상품에서 받는 게 좋을까. 실적배당형 상품도 채권형처럼 비교적 안정적인 현금흐름이 발생하는 자산으로 운용하면 보험 상품과 현금흐름은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실제 실적배당형 상품도 연금수령시점이 다가오면 주식형 자산비중을 거의 ‘0’에 가깝게 낮추는 게 일반적이다.

소득공제나 세액공제를 받는 세제적격연금은 연금을 받을 때 3.3~5.5%(지방소득세 포함)의 낮은 연금소득세율을 적용한다. 대신 10년 이상 장기간 나눠 받아야한다. 장기간 나눠 받지 않거나 한 번에 일시금으로 받는 것을 ‘연금외수령’이라고 하고 일괄적으로 16.5%의 세율을 적용한다. 이는 노후자금 이외의 목적으로 사용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함이다. 이렇듯 장기간 나눠서 받아야 하는 상황에서는 보험 상품이 유리하다. 10년 이상의 기간동안 총적립금에 대해 별도의 비용이 발생하지 않기 때문이다. 매년 비용이 발생하는 실적배당형 상품과 비교하면 총비용이 20~30% 이하인 경우도 있다.

연금수령 시에는 보험 상품이 더 좋다는 얘기이다. 이는 연금과 같이 장기투자가 가능한 자금은 장기투자 시 위험이 매우 낮아지는 주식형 위주로 운용해야 한다는, 즉 보장형 보험상품보다는 실적배당형 상품이 낫다는 필자의 이전 주정과 배치된다는 의문이 들게 할 수 있다. 어떻게 해야 하나.

계좌간 이전이 가능한 연금저축계좌의 경우, 운용은 펀드로 하고 수령시점에 연금저축보험으로 이전하는 방법이 있다. 초기 사업비가 높게 책정되는 일반적인 보험 상품과는 달리 연금저축계좌의 이전을 위한 전용상품이 있다. 초기 사업비가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런 상품을 ‘수관전용상품’이라고 하는데 아마도 인터넷에 검색해보면 거의 정보가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요즘처럼 유익한 정보가 넘쳐나는 세상에 이런 내용이 없다는 사실이 이상하지 않은가.

연금수령에 고도화된 통합 솔루션 필요

연금자산을 운용하는 동안은 투자기간이 장기간 확보된 경우 주식형자산으로 운용하는 것이 가입자의 이해에 부합된다. 그것도 여러 가지 상품이나 종목의 잦은 매매를 통해 단기수익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지수추종형 펀드와 같은 간접투자상품을 이용하는 것이 비체계적 위험을 대폭 줄일 수 있다. 반면 연금수령 시점에는 비용측면에서 보다 가입자에게 유리한 수관전용상품으로 이전해 조금이나마 비용을 줄이는 것이 좋다. 사실 연금수령은 이보다 훨씬 고도화된 통합적인 솔루션이 필요하다. 왜냐하면 노후기간 전기간이 몇 년일지 누구도 예측할 수 없으며, 해당기간동안 제한된 재원을 잘 배분해야 보다 윤택한 은퇴생활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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