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0만원 ‘백신 접종 여행’까지 등장한 사연
  • 송응철 기자 (sec@sisajournal.com)
  • 승인 2021.07.26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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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앓는 여행업계, 생존 전략은?
출장객‧잠재 여행객 모시기, 인수‧합병 등 활로 모색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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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여행업계에서 눈에 띄는 상품이 출시됐다. 미국에서 화이자나 얀센 백신을 접종하는 이른바 ‘백신여행’이다. 상품은 두 차례 접종이 필요한 화이자는 25박27일, 한 차례만 맞으면 되는 얀센은 9박12일 일정으로 구성됐다. 백신을 접종한 뒤에는 자유롭게 여행을 즐길 수 있다.

이 상품을 두고 여행업계에서는 무리수라는 반응이 적지 않다. 상품의 가격이 25박27일 1500만원, 9박12일 900만원으로 고가이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이미 장년층 대부분이 접종하고 최근 50대 초반까지 신청을 받는 상황에서 백신여행의 수요가 있겠느냐는 것이다.

극단적인 사례이긴 하지만 업계에서는 이같은 상품 출시가 궁지에 몰린 업황에 대한 방증이라는 시선도 있다. 최근 여행업계가 위기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생존을 위해 무리수를 뒀다는 것이다. 앞서 여행 성수기를 앞두고 백신 접종 확산과 정부의 트래블버블 추진 등으로 업계에서는 여행 경기가 되살아날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코로나19 4차 대유행이 발발하면서 여행심리는 크게 위축된 상황이다.

고사위기에 처한 여행업계는 저마다 돌파구를 모색 중이다. 하나투어는 트랜드와 고객 니즈를 반영한 새로운 여행상품에서 활로를 찾고 있다. 최근 출시한 ‘하나하나가 새롭다’가 그것이다. 이 상품은 ‘쇼핑의 자유’ ‘마음의 편안함’ ‘일정의 품격’ 등 3가지 핵심 키워드로 구성됐으며, ‘새로운 여행지 픽(Pick)’ 테마로 2주마다 여행지를 추천한다.

인터파크투어는 출장객과 잠재 여행객 모시기에 나섰다. 이를 위해 출장으로 해외호텔을 이용하는 고객들을 위한 혜택을 확대하는 등 다양한 이벤트와 프로모션을 진행 중이다. 또 해외여행 재개가 예상되는 코로나19 청정국들을 위주로 라이브커머스를 통해 사전 예약 특전을 제공하는 등 잠재 여행객 확보에도 팔을 걷어부쳤다.

레드캡투어는 최근 코로나 시대에 맞춰 여행업계 최초로 ‘인공지능(AI) 트래블 컨설턴트’를 선보였다. 현재 고객사 출장서비스 업무에 적용된 AI 트래블 컨설턴트는 기존 여행 상담사의 업무를 대신한다. 이 서비스를 통해 고객들은 항공과 호텔 예약뿐만이 아니라 출장 도중에 발생하는 다양한 상황에서도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노랑풍선은 인수‧합병에 승부를 걸었다. 여행 정보 공유 서비스 전문기업 ‘위시빈’ 인수를 결정한 것이 대표적이다. 위시빈은 여행 관련 콘텐츠를 작성한 사용자에게 이익을 공유하는 수익형 콘텐츠 플랫폼이다. 노랑풍선은 여행상품 판매사들이 위시빈에 여행상품을 제공하고, 위시빈은 여행 플랫폼에 여행 콘텐츠를 제공하며 시너지를 낸다는 계획이다.

노랑풍선은 앞서 지난달에는 온라인 여행사(OTA) 중심 자유여행 통합 플랫폼을 공식 오픈하기도 했다. 이 플랫폼은 여행 일정관리뿐만 아니라 모든 여행상품을 한 번에 예약 및 결제까지 가능케 하는 원스톱 서비스다. 해당 플랫폼은 신규 회원 가입자 수가 전월 동기 대비 약 50% 이상 증가하는 등 좋은 반응을 끌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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