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정당 최초로  ‘메타버스’에 대선캠프 태운다
  • 김종일 기자 (idea@sisajournal.com)
  • 승인 2021.07.31 12:00
  • 호수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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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플랫폼에 올라타 ‘MZ 표심’ 노리는 대선주자들

메타버스 플랫폼을 활용한 정치 활동이 활발해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발 빠르게 치고 나왔다. 민주당은 초현실 디지털 사회를 뜻하는 메타버스에 조성된 사무실을 6명의 대선 경선 후보에게 임대한다. 국내 정당으로선 최초다.

민주당은 부동산중개업체 ‘직방’이 개발한 메타버스 공간 ‘메타폴리스’의 건물 7개 층을 빌렸다. 1개 층은 중앙당사이고, 나머지는 대선 경선 후보 6명의 캠프 사무실로 운영할 예정이다. 각 층은 최대 300명이 동시 접속할 수 있고, 최대 16명이 입장할 수 있는 회의실도 마련돼 있다.

강훈식 민주당 대선경선기획단장은 7월26일 기획단 회의에서 “물리적 거리 두기를 유지하면서도 의미 있는 경선을 만들기 위해 경선 무대를 가상공간으로 옮길 예정”이라며 “정당 사상 최초로 선거운동에 메타버스를 활용하는 시도”라고 밝혔다. 민주당 경선기획단은 8월초까지는 각 후보 캠프들이 가상의 사무실에 입주를 완료하도록 할 방침이다. 후보들은 메타버스 캠프에서 간담회, 기자회견 등 비대면 행사를 진행할 수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대선경선기획단 강훈식 단장(가운데)이 7월26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민주 당사에서 열린 대선기획단 회의에서 ‘더민 메타버스’를 시연하고 있다.ⓒ연합뉴스

5주 경선 연기 공백, 비대면 행사로 채운다

기획단은 7월26일 시범적으로 메타버스 공간에서 기자단과 질의응답을 진행했다. 아울러 이날부터 8월8일까지 국민 정책제안을 받거나 후보들의 인생 여정을 솔직하게 이야기하는 프로그램 ‘슬기로운 후보생활’을 진행한다. 8월9일부터 29일까지는 ‘국민면접 시즌2’를 연다. 국민면접은 기자단이나 학계 원로, 오피니언 리더, 청년 패널 등의 집중 면접으로 진행된다.

민주당의 메타버스 활용에는 흥행과 정책 경쟁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는 전략이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우선 코로나19 4차 대유행으로 5주 연기된 경선 일정을 비대면 행사로 채우는 동시에 네거티브 공방이 격화되고 있는 경선 과정을 정책 경쟁으로 유도하겠다는 전략이다. 아울러 메타버스라는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MZ세대(밀레니얼+Z세대)로 불리는 2030세대 표심을 공략해 경선 흥행을 이어가겠다는 속내도 깔린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대선주자들도 젊은 세대의 표심을 껴안기 위해 메타버스 활용도를 높이는 모습이다. 이낙연 후보는 지난 6월22일 자신의 국가 비전 ‘내 삶을 지켜주는 나라’라는 이름으로 네이버의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에서 대선 출마선언식을 했다. 7월16일엔 제페토에서 팬미팅도 열었다. 이재명 후보도 6월26일 메타버스 플랫폼 ‘점프’에서 경기도 청년참여기구 발대식을 열고 청년들을 만났다. 박용진 후보는 6월21일 메타버스에서 대선캠프 출범식을 치렀다. 김두관 후보도 7월16일 메타버스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야권에서는 원희룡 제주지사가 유일하게 지난 5월부터 ‘업글희룡월드’를 만들어 제페토 사용자들과 소통하고 있다.

민주당은 그동안 정당 정치에 디지털 기술을 발 빠르게 접목해 왔다. 민주통합당(현 민주당)은 2012년 대선후보 선출을 위한 모바일 투표 경선을 국내 최초로 도입하며 80만 명에 달하는 국민 참여를 이끌어내는 흥행 대박을 터뜨렸다. 온라인 입당 시스템도 빠르게 도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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