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틀랜타 한인 총격범에 ‘종신형’…인권단체는 반발
  • 서지민 디지털팀 기자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21.07.28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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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격범 애런 롱, ‘증오범죄’ 아닌 ‘성중독’ 이유 주장
재판부 “아시아인 표적 아니란 결론”
연쇄 총격 사건이 발생한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북부 피드먼트로(路)의 한 마사지숍에서 3월16일(현지 시각) 경찰이 사건 현장을 조사하고 있다. 애틀랜타 일대 마사지숍 3곳에서는 이날 연쇄 총격 사건이 일어나 8명이 숨졌으며 이 중 4명은 한국계 여성으로 알려졌다. ⓒ AP 연합
연쇄 총격 사건이 발생한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북부 피드먼트로(路)의 한 마사지숍에서 3월16일(현지 시각) 경찰이 사건 현장을 조사하고 있다. 애틀랜타 일대 마사지숍 3곳에서는 이날 연쇄 총격 사건이 일어나 8명이 숨졌으며 이 중 4명은 한국계 여성으로 알려졌다. ⓒ AP 연합

지난 3월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한인 4명을 포함해 8명을 숨지게 한 로버트 애런 롱(22) 총격범이 27일(현지 시각) 종신형을 선고받았다. 이에 한인을 비롯한 애틀랜타 아시안 이민자와 인권단체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날 체로키 카운티 섀넌 월리스 검사장은 검찰과의 형량 협상을 통해 애틀랜타 총격범 롱에게 종신형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월리스 검사장은 재판 후 기자회견을 열고 “본래 롱에게 사형을 구형할 예정이었고, 증오범죄 혐의 적용도 고려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러나 사형을 구형하면 정식 재판 절차가 오래 걸리며, 항소 절차까지 포함하면 얼마나 오랜 시간이 걸릴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검찰은 오랜 기간 유족들과 접촉했다. 유족들은 빠른 재판을 통해 이번 사건을 마무리하기를 바랐다”고 주장했다. 

월리스 검사장은 롱에게 증오범죄 혐의를 적용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연방수사국(FBI)과의 오랜 기간 합동 조사 결과, 롱의 범행은 아시안을 표적으로 삼은 것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렸다. 증오범죄 혐의를 적용하더라도 롱에게 추가로 형을 구형하기는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검찰 측의 주장에 시민단체들은 납득할 수 없다는 입장을 내고 있다. 아시안 아메리칸 정의 진흥센터 애틀랜타 지부(AAAJ)의 스테파니 조 지부장은 현지 언론 애틀랜타저널컨스티튜션(AJC)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재판이 정의를 실현한 것인지 믿을 수 없다. 롱은 자신이 저지른 범죄에 대해 사과하지 않았다. 책임을 지겠다고 말한 적도 없다”고 강조했다.

비영리단체 반(反) 명예훼손 연대 남부 지부의 앨리슨 파딜라-굿맨 부회장도 AJC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총격 사건은 증오범죄 방지법 적용이 가능한 좋은 기회였다. 총격범은 성중독 때문에 범행을 저질렀다고 주장하지만, 아시아계 여성을 성적대상화 했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증오범죄 적용이 가능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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