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뉴얼 공부? 과거의 성공 창업 사례부터 학습하라
  • 김상훈 창업통TV 대표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21.08.12 08:00
  • 호수 16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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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0만 은퇴 창업자를 위한 창업 준비 팁 3가지
3년 정도 창업 준비기간 필요해

코로나 사태가 계속되면서 창업시장은 숨을 죽이고 있다. 사회적 거리 두기로 직격타를 맞은 상권에서는 여기저기 ‘임대 문의’ 점포가 늘고 있다. ‘창업시장이 아닌 폐업시장’이라는 얘기까지 들린다. 반면 퇴직으로 인한 은퇴 창업, 이른바 잠재적 창업 수요는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최근 국내 금융권에 ‘희망퇴직’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코로나 시대 가장 큰 타격을 받은 여행업계에서도 희망퇴직과 구조조정이 광범위하게 이뤄지고 있다. 자동차업계, 보험업계 등 모든 기업체마다 희망퇴직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형국이다.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1955~63년생(59~67세) 1차 베이비붐 세대는 720만 명에 달한다. 1968~74년생(49~54세)까지의 2차 베이비붐 세대는 606만 명이다. 1차와 2차 베이비붐 세대만도 1300만 명에 달한다.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26.4%에 해당한다. 이들 5060 창업 예정자는 코로나 대유행 시기에 직장은 그만뒀지만, 이렇다 할 방향을 잡지 못하고 가만히 쉬고 있는 경우가 많다. 섣불리 창업했다가 실패하면 인생 후반기의 리스크가 너무 크게 작용하기 때문이다. 은퇴 창업의 성공 고지가 멀게만 느껴지는 이유다. 기업들마다 아웃 플레이스먼트(Out placement)라는 이름으로 퇴직 후 재취업이나 창업 지원 프로그램을 시행하는 곳도 많다. 물론 대기업이나 일부 중견기업 정도에서 진행되는 일이다. 하지만 아웃 플레이스먼트 프로그램의 효과 또한 미미한 상황이다. 결코 아웃사이더가 될 수 없는 5060 은퇴 창업자들을 위한 코로나 시대 창업법은 무엇일까.

ⓒ연합뉴스
6월10일 서울 강남구 SETEC에서 개막된 ‘제20회 제일창업박람회 IN 서울’ 행사장이 창업을 알아보려는 시민과 업체 관계자들로 붐비고 있다.ⓒ연합뉴스

1·2차 베이비붐 세대의 창업시장 노크

창업시장에 접근하는 초보 창업자들을 향해 가장 많이 하는 소리가 충분한 창업 준비, 체계적인 창업 준비, 철저한 창업 준비다. 그렇다면 과연 어떻게 창업을 준비하는 것이 실패율을 낮춰주는 체계적이고, 철저한 창업 준비라고 할 수 있을까. 첫째는 선배 창업자들의 성공 사례를 추적하는 일부터 시작해야 한다. 1년이면 100만 명의 신규 창업자가 발생한다. 때문에 나보다 먼저 창업한 케이스를 추적할 필요가 있다. 선배 창업자들은 과연 어느 상권, 어떤 점포에서, 얼마 정도의 종잣돈을 들여, 언제 창업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궁극적으로 현재는 매달 어느 정도 수익성을 올리고 있는지 하나하나의 케이스 찾기가 필요하다. 코로나 시대 창업시장의 가치는 공식, 법칙, 매뉴얼을 공부하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고 보기 때문이다. 오히려 매뉴얼보다는 다양한 창업 사례를 꼼꼼히 학습하는 것이 더 중요할 수 있다는 얘기다. 코로나 시대에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시장 변수가 무엇인지를 직접 확인할 수 있는 과정이기도 하다.

요즘 은퇴 창업 예정자분들을 만나보면 주변 가족, 지인들은 창업하지 말고 가만히 있으라고 말하는 사람이 많다고 털어놓는다. 섣불리 창업해서는 소중한 은퇴자산까지 축낼 수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가만히 있는다고 해서 인생 2막의 행복지수가 상승할 리는 만무하다. 그런 측면에서 불황 속 틈새가 어디인지, 위기 속 기회요인은 어느 곳에 숨어있는지 상권 속 창업자들의 생생한 창업 스토리의 면면을 치밀하게 파악하는, 발로 쓰는 시장조사가 필요하다. 시장조사를 통해 더 깊숙이 알아볼 것도 있다. 요즘 시대에 뜨는 상권과 지는 상권이 어디인지, 줄 서는 가게와 소위 파리 날리는 가게 사장님의 표정 살피기도 중요하다. 그들의 창업 과정은 어떻게 진행됐는지도 확인할 필요가 있다. 궁극적으로 창업으로 행복한 인생 2막을 누리는 분들과 그렇지 못한 분들의 차이점이 무엇인지도 점검할 필요가 있다.

 

SNS 역량 강화는 선택 아닌 필수

둘째, 창업 주체인 나를 객관적으로 분석하고, 나의 창업자 역량을 창업 실행 전에 높이는 과정이 필요하다. 상권에서 만났던 선배 창업자분들과 자신의 공통점과 차이점은 무엇인지 하나하나 체크해볼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도 창업을 앞둔 시점에서 창업자 스스로의 객관적인 역량 평가가 진행돼야 한다고 본다. 내가 잘하는 것과 못하는 것,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도 정리할 필요가 있다. 나를 둘러싼 가장으로서의 책임감, 안정적인 가정생활을 유지하기 위한 최소한의 경제적 가치가 어느 정도인지도 가족과 상의하면서 차분하게 따져봐야 한다. 내가 보유한 최소한의 종잣돈 규모, 한 달에 벌어야 하는 최소한의 수익가치에 대해서도 정리할 필요가 있다. 내가 잘할 수 있는, 좋아하는 사업으로 은퇴 창업을 할 수 있다면 금상첨화다. 하지만 내가 좋아하는 일이라 하더라도 투자 수익성 측면에서 만족도를 충족시키지 못한다면 과감한 방향 선회도 필요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동시에 은퇴 창업의 성공지수를 높이는 첫 번째는 다름 아닌 경영자의 영업력이다. 오프라인 영업력은 물론 언택트(비대면) 시대 창업자에게 가장 중요한 역량은 다름 아닌 SNS 역량이라고 볼 수 있다. 은퇴 창업을 실행하기 전에 유튜브, 블로그, 인스타그램 등에 나만의 콘텐츠를 업로드하는 요령을 공부할 필요도 있다. 창업자의 SNS 역량 높이기는 요즘 시대 창업 준비에서 반드시 담보돼야 할 부분이다. 창업 성공을 견인하는 핵심적인 성공 코드이자 필수적인 창업 준비 요소라고 볼 수 있다. 은퇴 창업 시장의 창업자는 경영자이자 마케터 역할까지 수행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창업자가 직접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과 블로그, 인스타그램이 중요한 이유다. 창업자의 SNS 구독자 수, 팔로워 수가 곧 내 가게의 매출과 비례한다고 볼 수 있다. 동시에 시장과 소통하는, 소비자와 소통하는 도구로서 SNS 터전을 자유롭게 넘나드는 것은 중장년 창업자에게도 매우 필요한 성공 창업 조건이다.

마지막으로는 최소한 3년 이상, 충분한 창업 준비 기간을 설정하는 일이다. 쉽게 할 수 있는 손쉬운 창업은 쉽게 끝날 수 있는 위험요인도 클 수밖에 없다. 때문에 전문성 있는 기술력을 배우는 충분한 준비 과정을 설정하자는 얘기다. 기술력이라고 하면 최첨단 IT 기술을 배우는 일은 물론 아니다. 작은 가게라 하더라도 대표상품에 대한 원재료·유통·사입 역량은 물론 고객·직원 관리의 노하우 역시 전문 기술력에 해당한다. 향후 30년의 창업인생 로드맵을 그려 나가야 한다는 차원에서 3년 정도의 창업 준비는 어쩌면 너무 당연한 일일 수 있다. 아울러 생각 바꾸기가 필요하다. 늙지 않았다는 생각, 아웃사이더가 아니라는 생각, 이 시대의 주력군이라는 생각을 잊어선 안 된다. 50~60대는 결코 힘없는 노약자가 아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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