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꽃 튀는 ‘명낙대전’…윤석열만 웃는다?
  • 조문희 기자 (moonh@sisajournal.com)
  • 승인 2021.08.05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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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경선 분위기 과열에 높아지는 비호감도 ‘딜레마’

더불어민주당 경선 분위기가 과열되고 있다. 선두를 달리는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가 수위 높은 공방전을 주고받으면서다. ‘이재명vs이낙연’ 갈등 구도가 여당 대선 판의 주목도를 끌어올리고 있지만, 동시에 후보들의 비호감도를 높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당 안팎에서는 현재와 같은 긴장감이 필요하다고 보는 시선과 네거티브 경쟁을 자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충돌하고 있다.

이 지사와 이 전 대표는 지난 4일 YTN 주관으로 열린 민주당 대선후보 TV토론회에서 재차 수위 높은 공방전을 벌였다. 이 지사는 이 전 대표를 집중 공격하며 ‘무능’ 프레임을 부각시켰고, 이 전 대표는 이 지사의 음주운전 전력을 꺼내들며 도덕성에 흠집 내기를 시도했다. 여기에 정세균 전 국무총리와 김두관 의원 등까지 상호 비방에 가세하며 긴장되는 분위기를 연출했다.

민주당 경선 주자들은 지난달 28일 네거티브 경쟁을 자제하자는 취지의 ‘원팀 협약식’을 맺은 바 있다. 그러나 해당 약속이 무색하게 후보들은 비방의 수위를 높이는 모습이다. 지난 7월 예비경선 당시부터 불거졌던 후보들 간 신경전이 한 달 가까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는 셈이다. 

4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YTN미디어센터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 토론회를 앞두고 이재명 후보가 이낙연 후보 옆을 지나고 있다. ⓒ 연합뉴스
4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YTN미디어센터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 토론회를 앞두고 이재명 후보가 이낙연 후보 옆을 지나고 있다. ⓒ 연합뉴스

네거티브 격화할수록 커지는 이낙연·이재명의 비호감도

이를 두고 당 안팎의 평가는 엇갈린다. 후보들 간 경쟁 수위를 높여야 주목도를 끌어올릴 수 있다고 보는 시선이 있는 반면, 네거티브 공방이 격화할수록 피로감을 부를 수 있다는 반응도 감지된다. 

대선 예측의 바로미터로 통하는 호감도 조사에서 적신호가 켜졌다는 것은 우려할 만한 대목이다. 5일 발표된 리얼미터-오마이뉴스(3~4일,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남녀 1005명) 조사에서 이 전 대표와 이 지사가 각각 57.1%와 56.5%의 비호감도를 보였다. 야권의 윤석열 전 총장(50.0%)과 최재형 전 감사원장(46.8%)을 오차범위(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밖에서 앞선 수치다.

리얼미터가 JTBC 의뢰로 지난 4월부터 6월까지 네 차례 발표한 비호감도 조사에서는 윤 전 총장이 늘 상위권에 이름을 올린 바 있다. 조사 방식에 차이가 있어 두 자료를 단순 비교하긴 어렵지만, 이번 조사에선 사뭇 다른 결과가 발표된 것이다. 특히 윤 전 총장이 최근 부정식품이나 페미니즘 관련 실언으로 여론의 질타를 받았는데도 호감도 조사에서 높은 평가를 받은 터라, 여권으로선 비상이 걸린 형국이다.

ⓒ 리얼미터
ⓒ 리얼미터

“네거티브 도움 안 된다” vs “상호검증 필요하다”

최근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 조기 입당으로 컨벤션 효과를 독차지하고 있다는 점도 고려 대상이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 4개 여론조사업체가 지난 2~4일까지 전국 성인남녀 1003명을 대상으로 대선주자 적합도를 조사한 결과, 윤 전 총장은 3%포인트 상승한 22%를 기록했다. 이 지사 역시 3%포인트 오른 28%로 선두를 달렸으나, 이 전 대표는 2%포인트 떨어진 10%로 3위를 유지했다. 

여기에 최재형 전 감사원장도 지난 4일 대선 출마 선언을 하면서 야권이 대선 판의 분위기를 주도하는 분위기다. 여권 안팎에서는 “네거티브 전의 약발이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오는 상황이다.

후보들의 신경전 수위는 앞으로 더욱 격화할 것이란 전망이다. 여권 일각에서 “과거 경선보다 수위가 낮다. 후보들이 너무 점잖다”는 반응이 나오면서다. 여권 대선 후보 캠프 관계자는 “당내 경선에서 경쟁을 해야 본선에서 방어력을 키울 수 있다. 상호 검증을 곧 네거티브로 치환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민주당 경선일인 10월10일까지 여권 후보들의 공방전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기사에 언급된 여론조사의 자세한 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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