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주 열기 식었나?” 상장 앞둔 기업들 초긴장
  • 송응철 기자 (sec@sisajournal.com)
  • 승인 2021.08.11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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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묻지마 청약…옥석 가리기 나선 투자자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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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상장한 크래프톤이 흥행에 실패하면서 올해 들어 유지돼온 공모주 열풍이 한풀 꺾였다는 지적이 나온다. 올해 하반기 상장을 앞둔 기업들은 긴장한 기색이 역력하다. 공모주에 대한 인기 하락이 자칫 흥행 실패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올해 공모주 청약 열기는 대단했다. 올해는 이른바 ‘따상’을 기록한 종목은 11개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상장 첫날 주가가 공모가의 2배로 출발하고 상한가로 마감하는 것을 말한다. 특히 메타버스 관련주인 맥스트는 상장 당일을 포함해 3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하며 ‘따따따상’을, 삼성머스트스팩5호는 ‘따따따따상’을 달성하기도 했다.

최근 주식 거래 활동 계좌 수가 급증한 배경도 공모주 열풍과 무관치 않다는 지적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5일 현재 주식 거래 활동 계좌 수는 5002만6237개로 처음으로 5000만 개를 넘어섰다. 지난 3월 4000만 개를 돌파한 이후 5개월여 만에 1000만 개가 증가한 것이다. 주식 거래 활동 계좌란 예탁자산이 10만원 이상이면서 최근 6개월간 한 차례 이상 거래가 이뤄진 위탁매매계좌 및 증권저축계좌를 말한다.

특히 8월 카카오뱅크과 크래프톤 등 ‘대어급’ 상장을 앞두고 공모주 청약 시장은 들썩였다. 그러나 기대와 달리 지난 6일 상장한 카카오뱅크는 따상에는 실패했다. 시초가가 공모가(3만9000원)보다 37.69% 증가한 5만3700원에 그쳤기 때문이다.

이어 지난 10일 상장한 크래프톤은 더욱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크래프톤은 상장 첫날 시초가 대비 1.23% 오른 45만4000원에 거래를 마쳤지만 공모주를 받은 투자자들은 이날 8.83%의 손실을 보게 됐다. 시초가가 공모가(49만8000원)보다 9.93% 낮은 44만8500원에 형성됐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증권업계에서는 공모주 열풍이 한풀 꺾였다는 분석이 나온다. 따상 시절은 이미 저물었고 공모주에 투자하면 치킨값은 번다는 공모주 불패론도 옛말이 됐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공모주 묻지마 청약은 자취를 감췄고, 투자자들은 옥석 가리기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이렇다 보니 하반기 기업공개(IPO)를 앞둔 회사들은 긴장하는 모양새다. 공모주 청약의 열기가 식으면서 흥행 실패를 맞을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현재 상장을 앞둔 ‘대어’는 카카오페이와 LG에너지솔루션, 현대중공업 등이 있다. 카카오페이는 금융감독원의 증권신고서 정정 요구로 상장 일정이 4분기로 밀렸다. 카카오페이는 앞서 공모가 희망 범위를 6만3000원에서 9만6000원으로 제시한 바 있다.

LG화학에서 물적분할돼 LG에너지솔루션도 연내 상장을 계획 중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2차 전지 세계 1위 업체인 만큼 단연 공모주 최대어로 꼽힌다. 지난 2019년 현대중공업그룹의 중간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에서 물적분할돼 설립된 현대중공업도 하반기 상장을 준비 중이다. 올해 조선업황 되살아난만큼 흥행에 대한 기대감도 높은 상황이다.

이밖에 상장을 앞둔 중견기업들도 눈에 띈다. 증권업계에서 책정한 기업가치가 1조원이 넘는 수소 연료탱크 제조기업 일진하이솔루스는 오는 24일에서 25일 사이 청약을 진행할 계획이다. 또 아시아에서 최초로 명품 핸드백 제조자개발생산(ODM) 업계에 진출해 버버리, 코치 등을 고객사로 둔 시몬느액세서리컬렉션도 하반기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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