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3년 연속 1위…한동훈, 톱10 첫 진입 [누가 한국을 움직이는가]
  • 조해수 (chs900@sisajournal.com)
  • 승인 2021.08.19 10:00
  • 호수 16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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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계에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1위 윤석열 전 검찰총장
박범계 법무장관 2위, 김오수 검찰총장 4위, 조국 전 장관 7위, 한동훈 검사장 8위, 김진욱 공수처장 10위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시사저널의 ‘누가 한국을 움직이는가’ 조사에서 법조인 부문이 만들어진 2019년부터 지금까지 줄곧 정상을 지키고 있다. 윤 전 총장은 ‘2021 누가 한국을 움직이는가’ 가장 영향력 있는 법조인 부문에서 지목률 26.9%로 1위를 차지했다. 지난 6월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한 윤 전 총장은 ‘누가 한국을 움직이는가’ 전체 부문과 야당 정치인 부문에서도 각각 3위(16.4%), 2위(32.2%)를 차지했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지목률 22.6%로 2위를 차지했다. 현역 법무부 장관이지만 전직 검찰총장에 미치지 못했다. 김명수 대법원장이 3위(17.2%), 김오수 검찰총장은 4위(11.2%)를 기록했다. 여당 대선후보인 추미애 전 장관은 5위(8.3%), 야당 대선주자로 나선 최재형 전 감사원장은 6위(5.3%)에 올랐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한동훈 사법연수원 부원장은 나란히 7위(3.8%), 8위(1.6%)에 이름을 올렸다. 9위(1.5%)는 유남석 헌법재판소장, 10위(1.2%)는 김진욱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으로 나타났다.

이 밖에 이성윤 서울고검장(11위, 0.9%)과 임은정 법무부 감찰담당관(12위, 0.8%)이 11, 12위로 집계됐다. 김영란 양형위원회 위원장, ‘재심 전문’ 박준영 변호사 등은 공동 15위(0.5%)에 이름을 올렸다.

‘누가 한국을 움직이는가’ 법조인 부문 결과는 검찰 개혁을 둘러싼 문재인 정부와 윤석열 전 총장의 갈등을 여실히 보여준다. 2019년 이른바 ‘조국 사태’가 터지기 직전에 실시된 설문조사에서 윤석열 당시 총장은 “검찰 개혁과 적폐청산의 적임자”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에 따라 지목률 39.8%로 압도적인 1위(2위-김명수 대법원장(13.9%), 3위-조국 전 민정수석(6.6%))를 차지했다.

ⓒ연합뉴스

윤석열, 정치인 변신 이후 지목률은 1년 전보다 낮아져

1년 후인 2020년 설문조사는 조국 전 장관이 물러나고, 추미애 당시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의 갈등이 절정에 이르렀을 때 집계됐다. 당시 대한민국 사회는 검찰 개혁을 놓고 양쪽으로 쪼개지다시피 했다. 이를 보여주듯, 2020 가장 영향력 있는 법조인 부문에서도 윤 총장과 추 장관이 양강 구도를 형성했다. 윤 총장의 지목률은 67.6%, 추 장관은 47.8%를 기록했다(복수 지목 가능). 당시 정부·여당은 윤 총장을 “적폐 검찰” “정치검사”라고 규정했다. 윤 총장의 1년 전 입지와 비교조차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한때 ‘윤석열 사단’이라고까지 불렸던 핵심 참모들은 모두 좌천됐다. 윤 총장을 두고 ‘식물총장’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붙었다.

1년 뒤의 상황은 또다시 급변했다. 윤 전 총장은 결국 검찰총장을 사퇴하고 차기 대권 레이스에 뛰어들었다. 올해의 경우, 윤 전 총장이 정치인으로 변신한 만큼 법조인 부문 지목률은 크게 낮아졌다. 그러나 윤 전 총장과 문재인 정부의 갈등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오히려 더욱 격화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동훈 부원장이 처음으로 10위권 안으로 진입한 것이 이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조국 전 장관의 부인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는 지난 8월11일 열린 항소심에서도 징역 4년을 선고받았다. 이 사건을 지휘했던 한동훈 부원장은 항소심 선고 직후 입장문을 내고 “지난 2년간 터무니없는 왜곡과 거짓 선동, 수사팀에 대한 부당한 공격이 있었음에도 핵심 범죄들에 대해 항소심에서도 유죄 판결이 선고됐다”면서 “저를 비롯한 수사팀 모두 어려움이 있더라도 끝까지 할 일을 할 것”이라고도 밝혔다.

그러나 추미애 전 장관은 법원의 판결에도 여전히 정 교수를 옹호했다. 추 전 장관은 “하루 종일 먹먹함과 비통함에 가슴이 아팠다. 정경심 교수와 조국 전 장관, 가족분들께 위로를 보낸다”면서 “애초에 혐의를 단정했던 사모펀드 건은 모두 무죄가 되었고 별건 수사로 드잡이했던 건들이 발목을 잡았다. 특수통 검사들의 낡은 수사기법에 불과한 먼지떨이식 별건 수사의 희생양이 된 건 아닌지 답답하다”고 말했다.

ⓒ시사저널 박은숙·연합뉴스·LG제공

논란의 공수처…친정부 검사 이성윤

한동훈 부원장은 즉각 반박했다. 그는 “사모펀드 관련 범죄 중 미공개 정보이용 범죄, 범죄수익 은닉 범죄, 금융실명법 위반 범죄, 증거인멸 교사 범죄에 대해 유죄판결이 선고됐다”면서 “사모펀드 범죄 중 ‘일부’에 대해서만 무죄 판결이 났는데도 ‘모두’에 대해 무죄 판결이 났다고 허위사실을 말한 뒤 그것을 전제로 수사를 비난하는 것은 허위사실로 수사팀의 명예를 훼손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2심 재판부는 미공개 정보 이용, 주식 차명거래, 증거인멸 교사 혐의 등에 대해 1심과 마찬가지로 유죄를 인정했다. 다만 2018년 1월 WFM 주식 10만 주를 장외매수한 혐의는 무죄로 봤다.

김진욱 공수처장도 처음으로 10위권 안에 이름을 올렸다. 출범 6개월을 넘긴 공수처는 1호 사건인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부당 특별채용 의혹을 시작으로, 검사 비위 10건에 대해 수사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명확히 결정이 내려진 사건은 1건도 없다. 또한 수사 때마다 각종 의혹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성윤 당시 서울중앙지검장(현 서울고검장)에 대한 ‘황제 조사’ 논란이 대표적이다. 공수처장 관용차로 피의자인 이성윤 지검장을 비밀리에 데려와 조사하면서 공정성에 치명타를 입었다.

이성윤 고검장은 대표적인 친정부 검사로 불린다. 이 고검장은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에 대한 출국 금지 사건과 관련해 외압 행사 혐의로 기소돼 피고인 신분으로 재판을 앞두고 있다. 그러나 지난 6월 인사에서 고검장으로 파격 승진했다. 대한변호사협회는 이에 대해 “서울고검장직은 서울 및 주요 수도권 지역 검사 비위에 대한 감찰 업무를 총괄하고 중요 사건의 무혐의 처분에 대한 항고사건을 관장해 실질적으로 주요 수사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지위”라면서 “자신에 대한 수사와 재판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자리에 임명된 것은 공직기강 해이를 넘어 재판의 공정성을 훼손하고 정치적 중립이라는 검찰의 핵심 가치마저 몰각시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2021 누가 한국을 움직이는가’ 어떻게 선정됐나

시사저널 ‘누가 한국을 움직이는가’ 전문가 설문조사는 1989년 창간호부터 올해까지 32년째 이어지고 있다. 단일 주제로는 국내 언론 사상 최장기 기획이다. 이 조사는 우리나라 행정관료·교수·언론인·법조인·정치인·기업인·금융인·사회단체·문화예술인·종교인 등 10개 분야에서 각 100명씩 총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매년 국내 최고의 여론조사 전문기관 ‘칸타퍼블릭’에 의뢰해 관련 조사를 벌이고 있다.

올해 조사는 6월18일부터 7월16일까지 진행됐으며, 조사방법은 리스트를 이용한 전화 여론조사로 이뤄졌다. 조사 대상 전문가 1000명은 남성이 703명, 여성이 297명이다. 연령별로는 30대 207명, 40대 305명, 50대 370명, 60대 이상 118명이 설문에 참가했다. 전문가 조사 특성상 40~50대 연령층이 상대적으로 많다. 문항별 최대 3명까지 중복응답을 허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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