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 대전’ 봉합되나 했더니…캠프發 신경전에 여진 이어져
  • 조문희 기자 (moonh@sisajournal.com)
  • 승인 2021.08.13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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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은 직접 화해 신청했는데 캠프선 날 선 반응
토론회⟶발표회 전환, 내홍 수습 가능할까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윤석열 전 검찰총장 간 갈등 국면이 불안한 휴전 상태에 돌입했다. 갈등의 당사자인 이 대표와 윤 전 총장은 화해의 손길을 주고받았지만, 관계자들 사이 신경전이 거세지는 모습이다. 당 안팎에선 내전이 쉽게 봉합되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오는 18일 예정된 예비경선 토론회가 갈등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13일 야권에서는 이 대표와 윤 전 총장 캠프 사이 갈등의 여진이 이어지는 모습이다. 전날 윤 전 총장이 직접 이 대표에 전화를 걸어 화해를 신청하면서 갈등을 봉합 하는가 했지만, 양측의 감정의 골이 깊어 언제든 갈등을 재연할 수 있다는 것이 당 안팎의 시각이다.

지난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국민의힘에 입당한 윤석열 대선 예비후보가 회의장 배경판에 대선 주자들의 완충을 의미하는 퍼포먼스를 하는 모습 ⓒ 연합뉴스
지난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국민의힘에 입당한 윤석열 대선 예비후보가 회의장 배경판에 대선 주자들의 완충을 의미하는 퍼포먼스를 하는 모습 ⓒ 연합뉴스

尹 화해 신청에도 캠프에 적대감 놓치 않는 李

이 대표는 윤 전 총장과의 통화 이후 “당 대표 입장에서 윤 전 총장의 말을 신뢰하겠다”면서도 “캠프관계자라는 사람들의 익명 인터뷰에 기조가 무너지는 일을 반복하지 않았으면 한다”며 여전히 불편함 심기를 드러냈다. 윤 전 총장이 아닌 캠프 인사들로 비판의 화살을 돌린 뜻으로 해석된다.

윤 전 총장 캠프 인사들에 대한 이 대표의 적대감은 시사저널 인터뷰에서도 드러났다. 이 대표는 윤 전 총장 캠프에 대해 “캠프 구성이 상당히 이해할 수 없게 돼 있는 것 같다”며 “사자가 하이에나랑 어울리느냐, 아니면 멧돼지나 미어캣이랑 어울리느냐에 따라 완전히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지금 당에서 모 후보를 돕는 사람들의 면면을 보면 이준석한테 밀려서 갈 곳이 없어진 젊은 청년들과 지방선거 때 공천 장사를 해야 될 사람들”이라며 “그건 말 그대로 후보는 신선한데 캠프는 완전히 구태에 찌든 것”이라고 일갈했다. (시사저널 8월13일 1661호 [인터뷰] 이준석 “후보는 신선한데 캠프는 구태에 찌들어” 참고)

실제 윤 전 총장 캠프 측은 이날에도 이 대표를 겨냥한 강한 메시지를 내보냈다. 특히 오는 18일 예정된 토론회를 두고 갈등의 불씨를 지피는 분위기다. 윤 전 총장 본인은 토론회 참석에 대해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힌 상태이지만, 캠프 내에선 이렇다 할 명분 없이는 토론회에 참석해선 안 된다는 분위기가 지배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캠프의 대외협력특보를 맡은 김경진 전 의원은 이날 MBC라디오에 출연해 “정견발표만 간단히 하고 끝낼 토론회를 왜 이렇게 서둘러 하겠다고 하는 것인지 흐름 자체가 우습다”고 비판했다. 또 “경선준비위가 토론회를 연다는 게 이해가 안 된다”면서 ‘월권’ 주장에 힘을 실었다. 캠프 상황실장인 장제원 의원도 “원칙과 상식선에서 선거 캠페인을 해야 하지 않겠느냐. 그 기준에 맞으면 가는 것이고, 맞지 않으면 안 가는 것”이라며 부정적 의견을 보였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7월25일 오후 서울 광진구 건대 맛의거리에서 '치맥회동'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7월25일 오후 서울 광진구 건대 맛의거리에서 '치맥회동'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토론회⟶발표회 절충안도 무산…내홍 격화하나

이 때문에 정치권에선 18회 토론회를 기점으로 내전이 격렬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윤 전 총장이 토론회에 참석할 경우 주도권을 갖기 위한 싸움이 치열해질 수 있고, 불참하더라도 ‘이준석 패싱’ 논란에 불을 붙이는 모습이 연출 될 수밖에 없어서다. 

이를 의식한 듯 국민의힘 지도부는 잇따라 갈등 진화에 나서는 모습이다. 김기현 원내대표는 전날 경북 상주에서 이 대표를 만나 토론회 방식의 변경 등을 논의했다. 윤 전 총장 측의 반발을 고려해, 절충안으로 토론회 대신 정견 발표회 형식을 제안한 것이다. 

다만 경준위가 이를 수용하지 않기로 하면서 내홍은 수습되지 않고 있다. 서병수 경준위원장은 이날 “옆에서 자꾸 쑤신다고 이리 갔다 저리 갔다 하면 꼴이 어떻게 되겠나. 토론회를 없앨 경우 또 다른 분란을 만들 수 있다”면서 “최고위가 이런저런 얘기를 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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