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시간 함께하는 그림자, 수행비서 염시진씨 5문5답
바야흐로 정치의 계절이 돌아왔다. 여야 대권주자들의 이름이 하루에도 수백 번 우리의 눈과 귀를 잡아챈다. 정치권의 움직임은 기민해지고, 쏟아지는 메시지엔 날이 곤두서 있다. 확실한 승세를 잡기 위한 주자들의 레이스는 날로 뜨거워지고 있다. 검증과 고민을 마치고 향후 5년을 이끌 지도자를 선택하기까지 우리에게 남은 시간은 약 200일. 대권주자들의 자격과 능력 등 다방면에 대한 ‘중간점검’이 한번쯤 필요한 시점이다.
시사저널은 여야 주요 대권주자를 상대로 100문100답 인터뷰를 요청했다. 대권주자 자신을 비롯해 그의 머리와 손발이 되는 핵심 참모와 관계자들에게도 질문을 던져, 후보에 대한 모든 궁금증과 정책, 살아온 과정 등을 다각도로 조명하고자 한다. 그 첫 대상으로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를 집중 인터뷰했다. 이 후보를 비롯해 부인 김숙희씨, 대선캠프를 이끄는 박광온 총괄본부장, 정태호 정책본부장, 배재정 대변인, 그리고 이 후보의 그림자 염시진 수행비서 등에게 100개의 질문을 건넸다.
분 단위 일정을 소화하고 있는 이낙연 후보 곁엔 빠짐없이 한 청년이 포착된다. 이 후보와 하루를 함께 여닫는 수행비서 염시진씨다. 정치인, 특히 대선후보의 수행비서란 내가 나임을 포기하고 온전히 그의 그림자가 되는 일이다. 동시에 수많은 조명과 군중 뒤편 후보의 ‘찐 모습’을 가장 잘 아는 자리이기도 하다. 염씨가 밀착해 보고 듣고 경험한 ‘이낙연’은 어떤 사람일까.
앞 기사 <[이낙연 백문백답③] “밖에선 ‘엄중낙연’, 안에선 ‘반전남편’”>에 이어
66. 이낙연은 어떤 사람인가.
“깔끔한 사람. 외적으로도 단정함을 유지할 뿐 아니라, 조금이라도 옳지 않다고 의심되는 일은 일절 하지 않으신다. 스스로 떳떳하고 당당한 매일을 살아가려고 노력한다.”
67. 곁에서 보기에 이낙연 후보에게 가장 영향을 미치는 인물은 누구인가.
“특정인은 없는 것 같다. 굳이 꼽자면 하나는 경험이고 하나는 지지자들의 의견이다. 다양한 자리에서 오래 정치를 경험해온 후보의 경험치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이를 발판 삼아 현재의 일을 헤쳐 나가는 데 판단의 근거를 마련한다. 지지자들과 참모진의 의견을 듣고 최종 판단을 내린다. 한두 사람이 영향을 미칠 수 없다.”
68. 평소 후보가 가장 자주 쓰는 단어나 문구 등이 있다면.
“‘아이디어다!’ 이 말은 보통 참신한 의견을 제안했을 때 하는 감탄사인데, 대개는 ‘대박!’ 혹은 ‘천잰가?’ 이런 표현을 더 많이 쓰지 않나. 근데 후보님은 ‘오! 아이디어다! 아이디어야!’ 이런 식으로 말씀하신다(웃음). 또 하나, 드라마 《미스터션샤인》 같은 데서나 들어본 ‘귀하’라는 단어를 후보님을 통해 들었을 때 재미있었다. 보통 상대를 부를 때 ‘00씨’라고 부르는데 이름 부르기 모호한 관계나 상황일 때 ‘자네’ ‘귀하’ ‘동지’ 이런 단어를 쓰신다.”
69. 후보를 보좌하면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한 장면이 있었다면 언제일까.
“무릎을 꿇는 모습. 어려운 일을 당한 분을 뵐 때면 항상 무릎을 꿇고 손을 잡아드린다. 이럴 땐 보통 사진 촬영도 원치 않으셔서 제 기억 속에만 있는 장면이다.”
70. 내가 이낙연을 돕고 지지하는 이유는.
“진실성이다. 진심으로 이야기를 듣고 허투루 말하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진짜 해줄 수 있는 것들을 말하고 약속한다. 시원하진 않아도 꼭 필요하고 실현 가능한 것들이다. 모든 일정을 마치고 댁에 들어가 원고·축사 등을 자신이 직접 마무리하는 모습도 놀랍게 봤다. 함께 다니며 효율적으로 일하는 방법에 대해서도 많이 알려주신다. 흔히 TV에서 보는 정치인의 불편한 모습이 아니라, 삶의 희망을 주는 정치를 하기 위해 끝없이 공부하는 모습이 그를 더 돕고 싶게 만든다.”
이어서 <[이낙연 백문백답⑤] “이재명, DJ·盧·文의 길 벗어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