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GM 볼트EV 리콜 결정에 LG 긴장하는 까닭은?
  • 송응철 기자 (sec@sisajournal.com)
  • 승인 2021.08.23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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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배터리 리콜 원인 지목…비용 분담 불가피
미국 디트로이트에 위치한 GM 본사 ⓒ연합뉴스
미국 디트로이트에 위치한 GM 본사 ⓒ연합뉴스

미국 제너럴모터스(GM)가 연이은 화재 사고가 발생한 전기차 ‘볼트EV’ 모델에 대한 사실상 전량 리콜을 결정했다. 이를 두고 LG그룹은 긴장한 기색이 역력하다. LG전자와 LG에너지솔루션이 납품한 배터리가 이번 리콜의 주된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됐기 때문이다.

GM은 최근 2019년 이후 생산돼 북미에서 유통된 볼트EV와 파생 모델인 볼트EUV 7만3000대를 추가 리콜한다고 밝혔다. 당초 GM은 2017~2019년 생산분 약 6만9000대에 대해서만 배터리 모듈 부품을 교체하는 리콜 진행해왔다.

GM의 리콜 결정은 지난 2017년부터 북미에서 연이은 볼트EV 화재 사고가 발생하면서 이뤄졌다. 지난해 11월 첫 리콜 당시엔 배터리 관리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해 충전율을 90%로 제한하는 조치를 했다.

그러나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한 차량에서도 화재가 발생하면서 GM은 지난 7월 배터리 모듈 교체를 결정했다. 당시 리콜 비용은 8억 달러(약 9468억원)로 추산됐다. 이런 가운데 최근 GM 조사 결과, 2019년 이후 생산분에서도 제조결함이 발견됐다. GM이 이번 리콜 대상 차량 확대를 결정한 이유다.

문제는 화재의 원인으로 LG의 배터리가 지목됐다는 데 있다. 볼트EV에는 LG에너지솔루션이 생산한 배터리 셀을 LG전자가 모듈화한 배터리가 탑재돼 있다. GM은 LG가 공급한 특정 배터리 셀에서 제조결함을 발견, LG에 추가 리콜에 따른 비용 배상을 요구한다는 방침이다.

LG전자와 LG에너지솔루션은 이미 지난 7월 GM이 배터리 모듈 교체를 결정했을 당시 각각 2346억원과 910억원을 리콜 관련 충당금으로 2분기 실적에 반영했다. 전체 리콜 비용의 약 34%에 해당하는 액수다.

이런 가운데 이번 GM의 리콜 대상 확대 결정으로 LG전자와 LG에너지솔루션의 부담은 한층 커지게 됐다. 특히 향후 GM이 리콜을 북미 외 지역에서 판매한 볼트EV 차량까지 확대하게 되면 리콜 대상은 15만 대를 넘어서게 된다. 여기에 투입될 비용이 18억 달러(2조1303억원)에 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 경우 LG가 부담해야 할 비용도 자연스레 기존의 두 배 이상으로 늘게 된다. 여기에 향후 리콜 비용 분담 비율이 높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현재 GM과 LG에너지솔루션과 협력해 배터리 결함 원인에 대한 조사를 벌이고 있다. 그 결과, LG 측의 중대한 과실이 확인될 경우 비용 분담 비율이 상승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한편, LG에너지솔루션은 현재 현대자동차 ‘코나EV’와 ‘아이오닉EV’, ‘일렉시티 버스’ 등의 고전압 배터리 시스템을 교체해주는 리콜을 진행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의 분담 비용은 7000억원대로 알려졌다. 여기에 지난달 30일 화재가 발생한 테슬라의 초대형 에너지 저장장치(ESS) ‘메가팩’에도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가 탑재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추가적인 배상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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