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 없어”…울산 떠나는 청년들
  • 박치현 영남본부 기자 (sisa518@sisajournal.com)
  • 승인 2021.08.24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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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새 7만5717명 유출, 청년 비중 6.7%p 감소

울산 청년들의 탈울산 행렬이 심화되고 있다. 10년 동안 7만여 명의 청년이 울산을 떠났다. 일자리를 찾아 다른 지역으로 간 젊은이들이 가장 많았다. 울산은 지역 특성상 제조업 기반의 산업이 주를 이루고 있어 새로운 산업과 업종이 필요한 것으로 분석됐다.   

울산을 떠나는 청년들의 절반 정도는 일자리가 없어 타 지역으로 간 것으로 조사됐다ⓒ울산상공회의소
울산을 떠나는 청년들의 절반 정도는 일자리가 없어 타 지역으로 간 것으로 조사됐다ⓒ울산상공회의소

울산상공회의소 울산지역인적자원개발위원회는 23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울산지역 청년층 유출방지를 위한 실태조사 연구’ 보고서를 발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11년 울산의 청년 인구는 42만8434명으로 총인구(113만5천494명) 대비 37.7%였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35만2717명으로, 총인구(113만6천17명) 대비 31%로 나타났다. 청년 인구가 10년 새 7만5717명 줄었고, 같은 기간 전체 인구 대비 청년 인구 비중은 6.7%p 감소했다.

최근 3년간 떠나는 이유는 직업 45.8%, 가족 21.4%, 교육 14.4%, 주택 12.7% 순으로 응답했다. 연령대별로 살펴보면 학생인 15~19세의 경우 교육·직업을, 대학생 및 구직자인 20~24세의 경우 직업·교육을, 구직자·재직자인 25~29세 및 30~34세는 직업·가족을 이유로 울산을 떠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구직자는 일자리, 대학생은 대학진학 등의 사유로 울산을 떠나는 경우가 많았다. 부족한 문화·여가 시설, 불편한 대중교통 등 문제도 청년 이탈의 원인으로 꼽혔다.

울산 청년들이 제시한 의견 중 일자리 분야는 자동차 및 조선, 석유·화학 일반 사무직 외에도 IT, 바이오, 서비스업 등 다양한 직종의 기업을 유치해 울산의 취업률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많았다.

교육 분야는 대학 숫자가 타 지역보다 상대적으로 적고, 학과도 산업도시 특성상 기계와 화학 등 공학계열 위주로 짜여 다양하지 못하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반면 부산과 경북, 대구 등 인근 지역의 대학들은 4차 VR·AR· AI 등 산업혁명 관련 학과와 1인 미디어, 실내인테리어, 장례행정 등 발빠르게 인기 학과를 신설해 울산 학생들을 흡수하고 있다. 이와 함께 실무 능력을 기를 수 있는 직무체험, 인턴십 제도 확대, 청년 대상 각종 지원금 제도에 대한 홍보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주거 및 문화·여가 분야는 청년층 소득 맞춤형 지원을 통한 실질적인 도움과 자가용이 없는 청년의 생활환경 개선을 위한 대중교통 소요시간 단축 방안이 필요할 것으로 지적됐다. 또 다양한 종류의 문화·여가시설 프로그램 마련과 울산의 강점인 강변·산책로·자전거 도로 등을 활용한 마케팅이 필요하다는 응답이다.

울산지역인적자원개발위원회는 보고서를 통해 “청년들은 타 지역에 비해 일자리 유형이 다양하지 않고 사기업의 수가 많지 않다고 느끼고 있다. 또 지역 특성상 제조업 기반의 산업이 주를 이루고 있어 일자리 선택에 대한 폭이 좁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어 “청년들에게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해 지역 내 취업을 유도해야 한다는 의견이 도출됐다. 제조업 중심의 산업에서 벗어나 다양한 직군의 기업 및 공공기관 이전 등이 이뤄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실태조사는 울산지역 청년층의 유출원인과 실태를 파악해 정책연구의 기초자료로 활용하기 위해 울산시와 울산시교육청 등의 도움을 받아 만 15~39세 청년 3천715명을 대상으로 5개 분야(일자리, 주거, 교육, 문화·여가, 정책) 40개 항목으로 실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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