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키트 전문점 인기...초보 창업자가 위험하다
  • 김상훈 창업통TV 대표 (ls@sisajournal.com)
  • 승인 2021.09.04 15:00
  • 호수 16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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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테크_창업] 초보 창업자, 점포 입지와 창업 형태·수익성 꼼꼼히 따져야

코로나 시대를 맞아 국내 창업시장에 새로운 이슈가 등장했다. 다름 아닌 밀키트 전문점이다. 최근 코엑스에서 열린 프랜차이즈 창업박람회에는 밀키트 브랜드가 10개나 참가했다. 공정위에 등록된 밀키트 관련 프랜차이즈 브랜드만 이미 40~50개에 육박하고 있다. 오프라인 밀키트 전문점이 2021년 하반기 창업시장에서 가장 큰 이슈 아이템으로 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밀키트 아이템의 수명을 결정하는 핵심 소비자들의 목소리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밀키트 전문기업 마이셰프가 고객 836명을 대상으로 최근 실시한 밀키트 관련 소비자 조사 데이터가 우선 눈에 띈다. 밀키트 메뉴를 구매하는 목적에 대해 특별한 날 먹기 위해서가 아니라, 일상적으로 먹기 위해 구매한다는 의견이 72.4%로 가장 높았다. 다음으로 손질하기 어려운 메뉴를 먹고 싶을 때(46.7%), 직접 만들 시간이 없을 때(35.7%) 등 순이었다. 밀키트 제품 구매 시 고려하는 요소는 맛(70.1%), 가격(49.3%), 편의성(32%)이라고 답했다.

그렇다면 요즘 온라인 외식시장에서 가장 인기 있는 밀키트 메뉴는 무엇일까. 바로 2인분이 1만1900원에 판매되는 ‘밀푀유 나베’다. 밀푀유는 ‘천 겹의 잎사귀’라는 뜻이다, 여러 겹의 층상 구조로 바삭하게 만들어낸 프랑스식 과자다. 밀푀유 나베는 쇠고기와 배추 등을 주재료로 켜켜이 싸여 있는 전골요리를 말한다. 흥미로운 사실은 오프라인 밀키트 전문점에서는 이 ‘밀푀유 나베’를 판매하는 곳이 많지 않다는 사실이다. 온라인 시장과 오프라인 시장의 온도차를 느끼게 하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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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확산으로 ‘집콕 생활’이 늘어나면서 가정에서 간편하게 한 끼 식사를 즐길 수 있는 ‘밀키트’의 인기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시사저널 최준필

밀키트 제품의 소비자 만족도는 ‘긍정적’

연관 키워드 검색사이트인 블랙키위(blackkiwi.net)에서 ‘밀키트’를 검색해 보면 연관 검색어 1위는 ‘밀키트 뜻’이다. 아직까지 밀키트의 정확한 뜻을 궁금해하는 소비자가 많다는 얘기다. 2위는 밀키트 전문점, 3위 캠핑 밀키트다. 캠핑 요리로서의 밀키트 제품이 인기 있음을 알 수 있다. 20위권 내 키워드를 보면 ‘이마트 밀키트’ ‘애슐리 밀키트’ ‘캠핑 키트’ ‘밀키트 배달’ ‘스테이크 키트’ ‘감바스 키트’ 등 연관 검색어가 노출된다. 최근 밀키트 시장 관련 소비자 트렌드, 소비행태를 한눈에 알 수 있다. 밀키트 제품에 대한 궁금증이 있는 소비자가 많다는 사실, 대형마트 밀키트 제품, 캠핑 요리로서 밀키트 상품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밀키트의 성별 검색에서는 64.4%가 여성층이다. 연령대별로는 30대 수요층이 밀키트에 가장 관심을 보이고 있다. 다음으로 40대, 20대 순이다. 밀키트 제품의 핵심 고객층인 30~40대 여성 고객층의 의견이 중요함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오프라인 밀키트 전문점의 입지 역시 30~40대 여성 고객층이 많은 곳을 공략해야 한다는 방증이다.

소비자의 스타일을 알 수 있는 사이트인 ‘썸트렌드’에서 ‘밀키트’ 관련 소비자 반응을 체크해 보면 흥미로운 결과치를 확인할 수 있다. 감성분석을 보면 ‘맛있다’ ‘맛있는’ ‘좋다’ ‘즐기다’ 등 긍정 키워드가 전체의 72%를 차지한다. 부정적 키워드는 5%에 불과하다. 인터넷 여론상 밀키트에 대한 소비자 선호도가 매우 높다는 얘기다. 최근 ‘배달음식’에 대한 소비자 불만 요인이 커지는 것과는 대조적인 현상이다. 하지만 최근 3개월 여론이기 때문에 인터넷 여론이 또 어떻게 바뀔지는 시간문제일 수 있다. 수시로 바뀌는 빅데이터 추이를 세심하게 관찰해야 하는 이유다.

그렇다면 창업자 입장에서 지금 밀키트 전문점 창업을 실행해도 될까. 현재 오프라인 밀키트 전문점은 크게는 2가지 형태로 진행되고 있다. 하나는 완전 100% 무인점포 형태의 밀키트 전문점이다. CCTV를 설치하고, 주인은 매장에서 1~2시간 정도 일하면서 무인 형태로 운영되는 밀키트 전문점이다. 다른 하나는 1인 창업 형태로 이뤄지는 밀키트 전문점이다. 주인은 매장 뒤편 간이주방에서 주로 대파 등 채소류를 손질해 밀키트 제품을 완성한 뒤 그때그때 판매하는 일을 책임지는 형태다.

영업시간도 무인점포의 경우 24시간 운영하는 반면, 1인 창업 형태의 밀키트 전문점은 오전 10시30분에 문을 열어 밤 8시30분까지 영업하는 형태다. 낮에는 1인, 밤에는 무인 형태로 운영하는 매장도 있다. 최근엔 2~3명의 직원이 매장을 운영하면서 20~30가지 다양한 종류의 밀키트 제품을 판매하는 브랜드도 생겼다. 직장인의 투잡 아이템을 고려한다면 당연히 관리하기 용이한 무인창업 형태의 밀키트 전문점이 관심일 수 있다.

 

밀키트 인기 끌지만,  수익성은 ‘글쎄’

관건은 투자 수익성이다. 선발 브랜드의 경우 200호점까지 가맹점을 오픈한 브랜드도 있다. 하지만 1년 이상 영업하는 가맹점은 아직까지는 없는 상황이다. 올해 초부터 오픈한 가맹점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개별 가맹점주들의 운영 만족도 체크가 필요한 부분이다.

밀키트 창업 예정자라면 점포 입지 선정 또한 큰 고민거리다. 아파트 상권이 나을지, 원·투룸 상권이 나을지도 판단해야 한다. 물론 혼용된 상권이 유리할 수 있다. 최적 입지는 점포 전면이 4m 이상인 가시성 좋고, 월 임차료가 200만원을 넘지 않으며 고객 접근성이 좋은 1층 점포 찾기가 관건이다.

투자 수익성에 대한 사전 시뮬레이션도 필요하다. 현재 오프라인 밀키트 전문점의 투자금액은 점포 비용 제외 4000만~6000만원 수준이다. 점포를 포함한다면 1억원 내외의 창업자금이 투자되는 셈이다. 수익성은 제각각이다. 월평균 2000만원 정도의 매출액을 설정한다면 원가는 최소 50%에서 많게는 70%에 육박한다. 임대료 등 판관비를 제외한 점주의 순이익은 월 200만~400만원 수준이다. 때문에 월 2000만원 수익성의 검증부터 필요하다. 객단가 1만5000원 내외의 고객이 하루 40~50명은 구매해야 한다. 면밀한 수익성과 타당성 분석이 뒤따라야 한다는 얘기다. 또한 최근 밀키트 매장의 무분별한 점포 확장으로 인해 단기간에 구조조정기에 진입할 가능성도 농후하다. 밀키트 창업자라면 반드시 염두에 둬야 할 사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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