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中企 77% “추석 자금사정 어려워”…45%만 상여금 계획
  • 박치현 영남본부 기자 (sisa518@sisajournal.com)
  • 승인 2021.09.07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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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매·매출 부진과 원·부자재 가격 상승 등 원인

울산 중소기업들은 2주 앞으로 성금 다가온 추석명절에 걱정이 태산이다. 코로나19 확산세가 거세지면서 매출이 계속 떨어지고 있는데다, 원‧부자재 가격과 인건비 부담이 동시에 늘어난 탓이다. 중소기업 4곳 중 3곳은 자금 압박을 받고 있고, 추석 상여금을 계획하고 있는 업체는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중소기업이 밀집해 있는 울산 효문공단 전경ⓒ울산시
중소기업이 밀집해 있는 울산 효문공단 전경ⓒ울산시

7일 중소기업중앙회가 울산 중소기업 62곳을 대상으로 추석 자금 수요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 기업의 77.4%가 자금 사정이 어렵다고 답했다.

자금 압박 이유는 판매·매출 부진이 64.6%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원·부자재 가격 상승(50.0%), 인건비 상승(25.0%) 순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자금 사정에 영향을 미쳤다고 보느냐는 질문에는 89.6%가 ‘그렇다’고 답했다.

추석 상여금 지급 계획에 대해서는 54.8%가 미지급하거나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추석 자금 확보를 위해 중소기업은 납품 대금 조기 회수, 금융기관 차입, 결제 연기, 어음할인 등의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답했다. 반면 25.8%는 대책을 마련하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현대자동차 2차 협력업체 관계자는 “반도체 공급 부족으로 생산물량이 크게 줄었고, 매출도 부진한 상황이다. 근무시간을 단축과 연·월차 사용 독려 등으로 힘들게 버티고 있지만, 추석명절 상여금은 줄 수 없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금융기관을 통한 자금조달 여건을 묻는 물음에는 곤란하다는 응답은 46.8%에 달했고, 원활하다는 답은 3.2%에 그쳤다.

중소기업들도 코로나19 사태에 대비해 다양한 판매 전략을 짰지만 판매 부진의 벽을 넘지 못해 자금난은 가중되고 있는 실정이다. 당장 대출 만기가 돌아오는 중소기업에는 금융권의 특별한 관심과 정책이 절실하다. 하지만 금융기관의 중소기업 문턱은 여전히 높고 대출규제도 오히려 엄격해 지고 있다. 재무제표 위주의 대출이나 신규 대출 기피, 고금리 또는 부동산 담보 요구 등으로 금융기관을 통한 자금조달이 어렵다는 게 지역 중소기업의 주장이다.

중소기업들은 ‘비 올 때 우산을 빼앗지 말라’고 하소연한다. 허현도 부산울산중소기업회장은 “금융당국의 현장 모니터링과 함께 9월 종료되는 중소기업 대출만기 연장과 이자 상환 유예에 대한 금융당국의 전향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번 추석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세 번째 맞이하는 명절이다. 최근 변이 바이러스 확산세가 거세지면서 지역 경기는 더욱 침체되고 있다. 소상공인들은 ‘못 살겠다’고 아우성이다. 여기에 물가는 갈수록 치솟아 가계살림은 더욱 빠듯해지고 있다. 올해 추석은 그 어느 때보다 우울한 명절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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