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청, 백신 이상반응에 ‘월경장애’ 추가한다
  • 유경민 디지털팀 기자 (wbql1214@naver.com)
  • 승인 2021.10.07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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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선우 “질병청, 여성들이 겪고 있는 불편에 소극적…연구 나서야”
정은경 “전문가와 인과성·기전 연구 기획하겠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이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 연합뉴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이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 연합뉴스

질병관리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이상반응 신고 항목에 ‘월경장애’를 추가하기로 했다. 그간 질병청은 백신 접종 후 월경주기가 아님에도 하혈을 하는 등 월경 이상반응을 ‘기타’ 항목으로 수집해 왔다. 

7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강선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여성가족부와 질병청으로부터 받은 답변서에 따르면 질병청은 “현재 ‘월경장애’ 항목이 (백신 이상반응 주요보고에) 포함되어 있지 않으나 10월 중 추가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이상반응 항목에는 △발열 △통증 △부기·발적 △구토·메스꺼움 △두통·관절통·근육통 △피로감 △알레르기 반응 △기타 등 8개 항목이 있는데 월경 장애 항목이 별도로 추가되는 것이다.

질병청은 백신 접종 후 부정출혈 등 월경 이상 반응에 대한 보고는 있지만, 백신과의 인과성이 확실하게 밝혀진 바가 없다는 이유로 월경 장애를 기타 항목으로만 분류했다. 그러나 월경 장애가 발생하면 ‘기타’ 항목에 체크한 뒤 직접 증상을 서술해야 해 정확한 피해 수치를 파악하기가 어렵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강 의원은 국정감사장에서 “이상반응을 수집하는 데서 끝날 일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며 “질병청으로부터 제출받은 대한산부인과협회 자문 의견도 지속적인 부작용 감시 및 이에 대한 평가가 필요하다고 했다”고 주장했다. 강 의원에 따르면, 이달 3일 기준 생리 이상반응으로 949건의 신고가 접수됐다. 강 의원은 “이마저도 기타 항목으로 분류돼있어 과소 추정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강 의원은 “많은 여성들이 백신 접종 후 생리불순, 하혈 등의 증상을 겪고 있고 해외에서는 일부 폐경기 여성이 생리를 한 사례도 있다고 한다”며 “질병청은 생리 이상반응을 ‘기타’ 항목으로 수집해왔는데, (구체적 내용을) 기재하면 된다고는 하지만 과소추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강 의원은 “여성들이 겪고 있는 불편에 질병청이 소극적으로 임했다고 생각한다”며 “질병청이 나서서 코로나 백신과 월경 이상 사이 인과관계의 연구를 추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정 청장은 “백신 후 월경 장애에 대해 감시체계를 통해 현황을 파악하고 인과성이나 기전에 대한 부분들은 전문가와 연구할 수 있게 연구 기획을 하겠다”며 “또 해외 연구 결과도 계속 모니터링하며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지난 8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여성 부정출혈을 백신 부작용으로 신고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청원이 올라오기도 했다. 청원인 A씨는 “여성들이 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생리주기가 아닌데도 부정출혈(하혈)이 발생하는 사례가 빈번하다”며 “그런데 백신접종 부작용으로 신고조차 받아주지 않아 답답한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A씨는 “여성에겐 가장 공포스러운 일인데도 병원에 가면 피임약을 처방해주거나 타이레놀을 복용하라는 말만 들을 뿐 신고대상조차 되지 않는다는 것은 너무 답답한 일”이라며 “지금도 인터넷 검색을 해보면 많은 여성들이 접종 후 부정출혈이 발생했다는 내용이 많은데도 연관성에 대한 사례연구도 없고 신고조차 할 수 없는 증상이라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사례연구를 위해서라도 백신 접종 후 이상증세로 신고라도 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호소했다. 청원에는 약 4만 7000명이 동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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