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24시] 현직 최초 대선후보 오른 이재명 경기지사
  • 나선리 경기본부 기자 (sisa216@sisajournal.com)
  • 승인 2021.10.12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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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제 전 지사 이후 두번째…현직 경기지사 중에서는 처음
대장동 의혹 악재 뚫고 승부사 기질 발휘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1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당지도부-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 상견례를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1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당지도부-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 상견례를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더불어민주당 대권 후보로 선출되면서 역대 경기도지사 가운데 대선 본선에 오른 두 번째 인사가 됐다.

경기도는 인구 약 1350만 명의 전국 최대 광역지자체이지만 그동안 도지사가 대권을 잡았던 역사는 없었다. 이인제, 손학규, 김문수, 남경필 등 전직 경기지사 4명 중 이인제 전 지사를 빼고 나머지 3명은 본선에도 오르지 못하고 경선에서 고배를 마셨다.

현직 경기지사 중에는 첫 대선 후보다. 이인제 전 지사는 1997년 신한국당 대선후보 경선을 위해 같은 해 9월18일 지사직을 사퇴했지만 이회창 후보에게 패했고, 이후 탈당해 국민신당을 창당하고 대선에 출마한 바 있다.

이 지사는 대장동 사건이라는 대형 악재 속에서도 승부사 기질을 발휘, 여러 여론 조사에서 대통령 선호도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에 따라 이 지사가 ‘경기지사 무덤론’을 극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이 지사는 2018년 취임 직후 인터뷰에서 ‘경기지사 무덤론’에 대해 “전임 지사들은 정치인들이었고, 저는 실무적 행정가”이고 “정치 활동하듯 하면 경기도에서 성과 내기 어렵다”면서 전임 지사들과 차별화한 바 있다. 실제 이 지사는 역대 경기도지사들과 달리 정치인이라기보다 행정가에 가깝다. 공직 이력도 성남시장에 이은 경기도지사가 전부이며 국회의원 경력은 한 번도 없다.

이 지사의 대선 슬로건은 ‘이재명은 합니다’이며 이는 성남시장 때부터 사용한 슬로건이다. 단호한 결단력과 추진력을 담은 구호로 해석할 수 있다. 그는 성남시장·경기지사를 지내며 여러 어려운 문제를 결단력과 추진력으로 돌파해 호응을 얻기도 했다. 

코로나19 확산은 행정가로서 이재명의 특징을 국민들에게 어필하는 계기가 됐다. 신천지 이만희 교주의 검체 체취를 위해 직접 찾아가거나, 모든 경기도민에게 10만원의 재난기본소득을 지급해 정부 재난지원금 지급을 이끌어내는 촉매 역할을 하는 등 적극적인 행보와 추진력이 돋보였다.

이 지사는 대선 출마를 선언하면서 “정쟁 정치가 아니라 누가 잘하나 겨루는 경쟁 정치의 장을 열겠다” 면서 “실용적 민생개혁에 집중해 작더라도 삶을 체감적으로 바꿔가겠다”며 실용적 민생개혁을 강조한 바 있다.

지난 10일 대선 후보 수락연설에서는 “유용하고 효율적이면 진보·보수, 좌파·우파, 박정희·김대중 정책이 무슨 차이가 있나”라며 “국민의 지갑을 채우고, 국민의 삶을 개선할 수만 있다면 가리지 않고 과감하게 채택하고 실행할 것이다. 민생 대통령이 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 지사 사퇴시 오병권 권한대행 체제 돌입

이 지사가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로 선출되면서 향후 경기도정 운영에도 영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 지사는 공직선거법상 대선 90일 전인 12월9일까지만 사퇴하면 되지만 대선에 집중하기 위해 더 이른 시기 지사직에서 물러날 가능성이 높다. 이르면 이번주, 늦어도 이달 말이나 11월초 지사직에서 물러날 것으로 전망되면서 남은 민선 7기의 경기도정은 내년 6월 지방선거를 통해 7월에 새 지사가 취임할 때까지 8∼9개월간 행정1부지사의 권한대행 체제로 운영될 것으로 예상된다.

공직선거법상으로는 내년 4월 대통령 선거와 동시에 경기도지사 보궐선거가 가능하지만, 남은 임기가 1년 미만일 경우 선거위원회 결정에 따라 보궐선거를 치르지 않을 수 있다. 보궐선거를 치르지 않을 경우 내년 6월까지 경기도는 행정1부지사 권한대행 체제로 운영돼 일부 도정 공백이 예상된다. 

오는 18일과 20일 예정된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와 국토교통위원회의 경기도 국감까지는 임무를 수행한 뒤 사퇴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으나 당내에서 대장동 특혜 의혹 사건에 초점이 맞춰질 국감에 참석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의견이 나오면서 ‘국감 전 사퇴’로 선회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 지사가 지사직을 사퇴하면 경기도정은 오병권 행정1부지사 권한대행 체제에 들어서게 된다. 오 부지사는 36회 행정고시를 통해 공직에 입문했으며 경기도에서 경제실장(2016년), 기획조정실장(2016∼2018년)을 지낸 후 3년 가까이 도청을 떠나 있다가 이달 8일 자로 임명됐다. 이달 부임한 ‘오병권 대행 체제’에 돌입하면 일정 부분 관리형 도정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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