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 마스크 위드 코로나’의 위험성 입증한 영국
  • 유경민 디지털팀 기자 (wbql1214@naver.com)
  • 승인 2021.10.20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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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확진자 5만 명 쏟아지며 병실 부족…병원 치료 대기자 570만 명 ‘역대 최고’
영국이 코로나19 방역 규제를 대거 푼 ‘자유의 날’인 7월19일(현지시간) 오전 출근 시간대에 대부분의 시민이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채 런던브리지 위를 걸어가고 있다.ⓒAP 연합
영국이 코로나19 방역 규제를 대거 푼 ‘자유의 날’인 7월19일(현지 시각) 오전 출근 시간대에 대부분의 시민이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채 런던브리지 위를 걸어가고 있다. ⓒ AP 연합

지난 7월 19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부터의 ‘자유의 날’을 선포한 영국에서 최근 하루 5만 명에 육박하는 신규 확진자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미국에 이어 세계에서 2번째로 많은 일일 확진자 수다.

19일(현지 시각) 영국 일간 가디언 등의 보도에 따르면, 지난 18일 영국의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4만8703명을 기록했다. 일일 확진자 수 주간 평균은 4만4145명으로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라고 가디언은 지적했다.

또한 영국 내에서 28일 내에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사망한 환자 수는 223명으로, 최근 7개월 새 최고치를 기록했다. 영국 BBC방송에 따르면 올해 7∼10월에 발생한 확진자 수가 300만 명에 육박했다.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급증하면서 영국의 공공의료체계인 국민보건서비스(NHS)의 부담도 커지고 있다. 의료진들이 코로나19 환자를 돌보는 데 투입돼 다른 질병 등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들이 의료 서비스를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 다른 질병 등으로 병원 치료를 대기 중인 환자 수는 570만명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마스크 쓰기 완화 조치가 최근 재확산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영국은 지난 7월부터 일부 마스크 쓰기 규제를 완화했다. 모임 인원제한도 사라진 상태다.

백신으로 확보한 면역력이 약해졌을 가능성도 있다. 학술지 영국의학저널(BJM)에 따르면, 2차까지 백신 접종을 완료했어도 그 면역 효과는 약 6개월 이후 크게 약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 환자들이 증상 모니터링 앱에 입력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다.

영국은 세계에서 가장 먼저 백신 접종을 시작했다. 영국에서 백신을 1차 이상 접종한 비율은 86.0%, 접종 완료율은 78.9%에 이른다. 그러나 영국 국민들이 백신을 접종하고 시간이 흘러 그 효과가 미약해졌을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영국에서 급증하고 있는 이른바 ‘델타 플러스’ 바이러스 확산세가 원인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델타 플러스’ 변이 감염자는 영국 내 신규 확진자의 약 8%를 차지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스콧 고틀리브 미국 식품의약국(FDA) 전 국장은 트위터를 통해 “델타 플러스가 더 전파력이 높은 건지, 면역을 회피하는 능력이 있는 것인지 긴급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런 상황에도 영국 정부가 대책 마련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자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비판이 쏟아져 나왔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완화된 방역 조치와 ‘부스터샷’ 접종 등으로 겨울에 대비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면서, 의료 체계가 감당하지 못하는 경우 마스크 의무화 등을 담은 ‘플랜B’를 적용하겠다고 지난달 발표했다.

이에 대해 영국 의료인 단체인 국민보건서비스연합(NHS Conferderation)의 매슈 테일러 회장은 “지금은 벼랑 끝이다. 엄청난 행운이 따르지 않는다면 앞으로 3개월 이내에 심각한 위기에 빠질 수 있다. 지금 당장 플랜B에 그 추가 대책까지 도입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크리스티나 페이즐 영국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UCL) 교수도 “확진자 수가 늘고 입원도 꾸준히 늘고 있다. 학교에서는 감염 통제가 되지 않고 있다. 정부는 즉각 플랜B로 돌입하고, 백신 접종을 확대해야 한다”고 가디언에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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