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지현 “서이강, ‘엽기적인 그녀’와 여성 주도적인 면 닮아”
  • 하은정 우먼센스 대중문화 전문기자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21.10.23 13:00
  • 호수 16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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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지리산》으로 복귀하는 배우 전지현

톱스타 전지현이 안방극장에 복귀했다. 2016년 SBS 《푸른 바다의 전설》 이후 5년 만이다. 이미 화제가 된 건 여전히 톱 오브 톱의 비주얼.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공개된 전지현의 모습은 그야말로 빈틈이 없었다. 복근을 드러낸 명품 투피스로 건재함을 과시했다. 트레이드마크였던 긴 머리를 싹둑 자르고 ‘단발여신’이라는 별명도 얻었다. 포즈 하나하나 자신감이 넘쳐나 “전지현은 전지현”이라는 찬사를 받았다.

전지현을 기나긴 공백해서 깨게 한 작품은 tvN 《지리산》이다. 지리산국립공원 최고의 레인저 서이강(전지현)과 말 못 할 비밀을 가진 신입 레인저 강현조(주지훈)가 산에서 일어나는 의문의 사고를 파헤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레인저라는 직업은 기존 드라마에서 다뤄진 적이 없는 소재다. 국립공원을 보호하고 사람들을 구하는 직업이다.

국내 최고의 배우와 작가, 감독 조합이라는 점에서 일찌감치 기대작으로 꼽혔다. 《시그널》 《킹덤》 시리즈를 집필한 김은희 작가, 《미스터션샤인》 《스위트홈》을 만든 이응복 감독, 그리고 전지현과 주지훈이 호흡을 맞춘다. 이른바 ‘믿고 보는 작감배’다.

집필을 맡은 김은희 작가는 “이 작품을 쓰면서 지리산에 처음 가봤다. 지리산에 대한 막연한 동경이 있었다. 소설이나 영화를 통해 접한 지리산은 간절한 영혼을 갖고 찾는 땅이라 느꼈다”고 말해 기대감을 높였다. 전지현은 넷플릭스 《킹덤: 아신전》에 이어 김은희와 두 번째 호흡을 맞추는 셈이다.

극 중 전지현은 지리산 구조대 레인저 중 베테랑인 서이강 역을 맡았다. 부모를 지리산에서 수해로 잃고 이후 최고의 레인저로 거듭나는 역할이다. 흙길, 너덜길, 암벽, 절벽 등반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본능적으로 알고 있고, 풀잎 하나만으로도 조난 장소를 알아맞힐 정도로 지리산에 대한 모든 걸 꿰뚫고 있는 인물이다. 다양한 액션도 선보일 예정이다. 영화 《베를린》(2013), 《암살》(2015)에 이어 넷플릭스 《킹덤: 아신전》에서도 강인한 역할로 액션 연기를 선보인 바 있다.

상대역 주지훈은 지리산국립공원의 신입 레인저 강현조 역할을 맡았다. 육사 출신의 전직 육군 대위로서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할 비밀을 간직하고 있는 강현조는 서이강과 파트너가 되어 함께 산을 누비며 사람들을 구하게 된다. 이 외에도 성동일, 오정세, 조한철 등 연기파 배우도 총출동한다.

ⓒtvN 제공

김은희 작가와 함께 작업한 소감은 어떤가.

“어느 배우가 김은희 작가님의 작품을 연달아 할 수 있을까. 무한한 영광이고 감사하다. 대본을 봤을 때 디테일이 살아있어서 편안했다. 아무렇지 않은 장면이라고 생각했는데 하나하나 요소들이 길잡이 역할을 했고 완성의 요소라는 생각이 들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더 느끼게 됐고 ‘역시 김은희구나’ 생각했다.”

김은희 작가와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킹덤》 등으로 호흡을 맞췄던 주지훈도 “김은희 작가님과 어느새 5년 정도 된 것 같다. 명절에 만나는 이모 같다(웃음). 작가님은 기본적으로 글이 굉장히 디테일하다. 지문이 많아서 대본을 허투루 볼 수 없다”며 “덕분에 연기가 계속 는다. 계속 저에게 수업을 시켜주셔서 즐거운 마음으로 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전지현과 주지훈이라는 역대급 캐스팅 라인업을 두고 김은희 작가 역시 “(캐스팅이 성사됐을 때) 만세를 불렀다. 서이강이라는 배역은 산을 닮고 어울리는 분이 해주셨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전지현이) 산을 배경으로 한 모습이 너무 어울려 흡족했다. 주지훈씨는 의외로 착하고 순수한 매력이 있다. 주지훈이 강현조와 자연스럽게 어울렸다”고 만족감을 내비쳤다.

 

국립공원을 보호하고 사람들을 구하는 레인저 역할을 맡았다.

“제가 레인저 역할을 하게 될 거란 생각을 못 했다. 사실 처음 연기하면서도 모든 게 새로웠다. 아마 보시는 분들도 레인저로 활동하는 저희들의 모습을 보면 새롭지 않을까 싶다.”

지리산을 배경으로 액션 연기를 펼친다. 산과 액션, 힘들지 않았나.

“실제로 산을 좋아한다. 나이 들수록 자연을 느끼면서 가볍게 트레킹할 수 있는 코스가 좋더라. 드라마를 찍으면서 지리산을 처음 가봤는데, 자연 앞에서 작아지는 내 모습을 보며 깨달음의 시간을 가졌다. 체력적으로 힘들진 않았다. 등산복 입고 등산화를 신으니 춥지도 않았다. 살이 쪄서 체력이 더 좋아진 것도 같다. 장비가 다 갖춰져 있으니 날아다녔다(웃음).”

《엽기적인 그녀》의 캐릭터와는 비슷한 부분이 있나.

“작가님께서 제가 맡은 서이강 캐릭터에 대해 “《엽기적인 그녀》의 전지현이 자라서 레인저가 되면 《지리산》의 레인저가 되지 않았을까 싶다”고 말씀하셨는데, 개인적으로 저는 《엽기적인 그녀》와 다르다고 생각하지만 두 캐릭터 모두 매력이 있다. 털털하고 여성 주도적인 면은 닮은 것 같다.”

 

앞서 김은희 작가는 전지현의 주연작 《엽기적인 그녀》 속 캐릭터를 언급하며, 《지리산》의 서이강과 닮았다고 말한 바 있다. 김은희 작가는 “《엽기적인 그녀》 당시 전지현이라는 배우와 캐릭터가 너무 신선했다. 시간이 지나 만나보니 여전히 그 모습이 있더라. 엉뚱하고 정의롭고, 강한 모습이 있다. 마치 성장한 모습 같다. 서이강 캐릭터에 많이 녹여냈다”고 설명했다.

 

촬영장 분위기가 유쾌했다고 들었다.

“기억에 남는 건, 제가 오정세 배우에게 ‘어부바’를 당했는데 제 발이 땅에 닿았다. 그러자 오정세가 ‘무겁다’고 난리를 쳤다(웃음).”

주지훈과의 호흡은 어떤가.

“《킹덤 시즌2》에서 짧은 만남 이후 《지리산》에서 본격적으로 호흡을 맞췄다. 예전에도 호흡을 맞췄던 것처럼 너무 좋았다. 자연스럽게 앞으로 잘 나갔다.”

 

주지훈 역시 “어릴 때부터 전지현 선배의 팬이었다. 미팅에서 처음 만났을 때 너무 신기해서 그때의 느낌이 생생하다. 《엽기적인 그녀》의 이미지도 있지만, 《암살》 같은 진중한 이미지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내게 ‘살쪘다’고 놀리면서도 계속 먹을 것도 가져다준다(웃음). 현장에서 몸을 아끼지 않는다. 남자 배우 모두 포함해서 달리기가 제일 빠를 정도”라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연기파 배우 오정세, 조한철과의 호흡은 어땠나.

“오정세, 조현철 배우와 대본에 동갑으로 나온다. 조금 억울했다. 나이 많으신 삼촌뻘들에게 ‘야야’ 하니까 마음속으로 안 좋더라(웃음).”

최근 강한 이미지의 배역을 연속해서 연기하고 있다.

“이번 드라마에서 강한 이미지를 연기하겠다고 한 건 아니었고 김은희 작가의 글이 마음에 들어서 선택하게 됐다. 요즘 시대에 영화, 드라마를 나누는 일은 크게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여성들을 입체적으로 표현하는 데 있어 자연스러운 시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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