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전두환 발언’ 끝내 사과없이 유감만…“비판 겸허히 수용”
  • 이혜영 기자 (zero@sisajournal.com)
  • 승인 2021.10.21 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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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감 전하며 출구전략 세웠지만…역풍 잠재울 지는 미지수
10월20일 오후 대구 MBC에서 열린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자 대구·경북 합동토론회에 윤석열 후보가 참석해 있다. ⓒ 연합뉴스
10월20일 오후 대구 MBC에서 열린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자 대구·경북 합동토론회에 윤석열 후보가 참석해 있다. ⓒ 연합뉴스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전두환 옹호' 발언과 관련해 유감을 표명했다. 발언 이후 호남 민심은 물론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부적절한 발언이라는 비판이 쏟아졌지만, 끝내 직접적인 사과는 내놓지 않았다.  

윤 전 총장은 21일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가진 청년 정책·공약 발표에 자신의 발언을 둘러싼 논란이 커진 데 대해 "설명과 비유가 부적절했다는 많은 분들의 지적과 비판을 겸허히 수용하고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윤 전 총장은 "저는 5·18 정신을 4·19 정신과 마찬가지로 헌법 전문에 넣어야 한다고 계속 강조해 왔다"며 "해운대 당협에서의 제 발언은 5공 정권을 옹호하거나 찬양한 것은 결코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각 분야에서 널리 전문가를 발굴해서 권한을 위임하고 책임정치를 하겠다는 뜻"이라며 "앞으로도 낮은 자세로 국민들의 뜻을 더 받들어 국민들의 여망인 정권 교체를 반드시 이루도록 하겠다" 덧붙였다.

윤 전 총장은 공약 발표 후 기자들과 만나 "어떤 의도로 얘기를 했든지 그 말이 국민들에 전달되고 나가는 과정에서 적절치 못했다는 비판이 있으면, 그 비판은 수용하는 게 맞기 때문에 오늘 이 자리에서 그렇게 말씀드린 것"이라며 "TV 토론 일정이 끝나면 (광주를) 바로 방문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민의힘이 호남에 들여 온 '공'이 퇴색했다는 우려에 대해 "그런 부분들을 제가 다 잘 수용하겠다"고 답했다.

앞서 윤 전 총장은 지난 19일 국민의힘 부산 해운대갑 당원협의회에서 "전두환 (전) 대통령이 잘못한 부분이 있지만, 군사 쿠데타와 5·18만 빼면 정치는 잘했다고 말하는 분들이 많다"며 "호남에서도 그렇게 말하는 분들이 꽤 있다"고 말해 질타를 받았다. 

더불어민주당 광주·전남·전북지역 의원들이 10월20일 국회 소통관에서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경선 후보의 '전두환 전 대통령이 정치는 잘했다' 발언에 대해 즉각 대선 후보직 사퇴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광주·전남·전북지역 의원들이 10월20일 국회 소통관에서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경선 후보의 '전두환 전 대통령이 정치는 잘했다' 발언에 대해 즉각 대선 후보직 사퇴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윤 전 총장이 이틀 만에 '유감 표명'을 내놓으며 출구 전략을 가동했지만, 여론 역풍이 사그러들지는 미지수다. 

윤 전 총장은 전날 대구MBC에서 열린 경선 후보 토론회에서도 진의가 잘못 전달된 것이란 점을 재차 강조하며 "5·18 피해자들을 분들께서 아직도 그런 트라우마를 갖고 계시기 때문에 경선이 끝나면 광주에 달려가서 더 따뜻하게 그분들을 위로하고 보듬겠다"는 등 '시혜성' 발언을 내놓으며 자충수를 뒀다. 

홍준표 의원 캠프에 합류한 이언주 전 의원은 윤 전 총장의 '사과 버티기'를 직격하며 쓴소리를 냈다. 

이 전 의원은 전날 대선 경선 후보자 토론회가 끝난 뒤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윤석열 후보의 실언보다 심각한 것은 절대 사과하지 않는 것"이라며 "오히려 자기 말을 제대로 해석하지 않아서 그런 것이라고 주장하며 듣는 국민들을 탓한다. 문제를 제기하는 사람들을 도리어 비난하며 호통을 치고 왜 자기 말을 곡해하냐고 화를 낸다"고 꼬집었다.

이어 "지금은 80년대 권위주의시대가 아니다. 문제는 그가 이런 상황을 전혀 인식하지 못한다는 점"이라며 "윤 후보의 이번 발언은 자신의 지지율 뿐 아니라 국민의힘 이미지에 막대한 타격이 되고 있다. 지금이라도 국민들에게 사과하기 바란다"고 쏘아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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