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노태우 서거’에 말없이 눈물만
  • 변문우 디지털팀 기자 (sisa4@sisajournal.com)
  • 승인 2021.10.27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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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문 일정 조율 중인 대권주자들
이순자 여사로부터 소식 전해 들어…골수종 투병 중이라 조문은 어려울 듯
지난 1996년 12.12 및 5.18사건 항소심 선고공판에 출석한 노태우·전두환 전 대통령의 모습 ⓒ연합뉴스
지난 1996년 12.12 및 5.18사건 항소심 선고공판에 출석한 노태우·전두환 전 대통령의 모습 ⓒ연합뉴스

노태우 전 대통령의 서거 소식에 오랜 시간을 함께 해온 전두환 전 대통령이 말없이 눈물만 흘린 것으로 전해졌다.

전 전 대통령은 노 전 대통령 별세 소식을 부인인 이순자 여사로부터 전해 들은 후 별다른 이야기를 하지 않고 눈물을 흘렸다고 27일 전 전 대통령 측근이 전했다.

노 전 대통령의 동지이자 육사 동기인 전 전 대통령은 직접 조문을 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그는 현재 혈액암의 일종인 다발성 골수종 진단을 받고 투병 중에 있다.

앞서 두 사람은 1996년 1월 5·18 민주화운동 진압과 12·12 군사반란 등에 따른 내란죄로 구속 기소된 후, 7개월 후인 8월 1심 선고를 기다리는 과정에서 두 손을 맞잡은 모습을 보여 화제가 됐다.

이후 두 사람의 사이에 대해 노 전 대통령은 2011년 회고록을 통해 “우리는 우정과 동지애가 강했지만 우정을 국가보다 상위에 놓을 수 없게 됐다. 전임자는 내게 배신감을 느끼며 서운해 할 수 있는 것이고, 나는 미안해 하면서도 ‘어쩔 수 없다’는 마음을 가졌다”고 밝히며 정국에 따라 서로 멀어질 수밖에 없었다고 토로했다.

두 사람은 2014년 8월 생애 마지막 만남을 가졌던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전 전 대통령이 갑자기 노 전 대통령의 자택을 방문해 병상에 누워 있는 노 전 대통령에게 “이 사람아, 나를 알아보겠는가”라고 물었고, 의사소통이 어려운 노 전 대통령은 김 여사가 “알아보시면 눈을 깜빡여보라”고 하자 눈을 깜빡이며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 전 대통령은 2002년 전립샘암 수술 이후 오랜 투병생활을 이어 왔다.

대한민국 제13대 대통령을 지낸 노태우 전 대통령이 10월26일 숨졌다. 사진은 1995년 10월27일 노 전 대통령이 서울 연희동 자택에서 대국민사과문을 발표하며 눈물을 훔치는 모습 ⓒ 연합뉴스
대한민국 제13대 대통령을 지낸 노태우 전 대통령이 10월26일 숨졌다. 사진은 1995년 10월27일 노 전 대통령이 서울 연희동 자택에서 대국민사과문을 발표하며 눈물을 훔치는 모습 ⓒ 연합뉴스

한편 이날 여야 대권주자들은 노 전 대통령의 서거를 추모하기 위해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빈소를 조문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이날 오후에 빈소를 방문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그는 26일 오후 9시경 SNS를 통해 “깊은 애도를 표한다”며 “노 전 대통령은 우리 현대사에 빛과 그늘을 함께 남겼다. 고인의 자녀가 5.18 영령께 여러 차례 사과하고 참배한 것은 평가받을 일”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윤석열·홍준표·유승민·원희룡 등 국민의힘 대선 경선후보들도 이날 내로 노 전 대통령 빈소를 방문하기 위해 일정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송영길 민주당 대표를 비롯해 이준석 대표와 김기현 원내대표 등 국민의힘 지도부도 이날 각자 빈소를 방문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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