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연 “한국경제, 10년 내 성장 멈출지도…잠재성장률 0% 가능성도”
  • 변문우 디지털팀 기자 (sisa4@sisajournal.com)
  • 승인 2021.10.27 13:23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코로나19 기저효과 등 착시로 경제 현실 가려져 있어…기업의 과감한 투자 끌어내야”
권태신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 원장이 25일 서울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한국의 재정건전성 진단과 과제' 세미나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제공
권태신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 원장이 25일 서울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한국의 재정건전성 진단과 과제' 세미나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제공

앞으로 10년 내에 한국 경제의 성장이 멈출 수도 있다는 암울한 전망이 나왔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은 27일 발표한 '성장률 제고를 위한 전략과 비전' 보고서에서 "저성장 기조의 구조적인 고착화가 진행 중"이라며 이같은 분석을 내놨다. 한경연이 전망한 한국 경제성장률은 2010년 6.8%에서 2020년 0.9% 수준까지 가파르게 추락했다. 한경연은 한국의 생산·소비·투자 등 대부분의 거시경제 지표에서 10년간 암울한 결과가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소비 및 투자 부문은 국내 총생산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만, 민간 소비성장률은 2010년 4.4%에서 2020년 -5.0%까지 역성장하며 외환위기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또 수출증가율도 2010년 13.0%에서 2020년 -1.8%로 하락했고, 2010년 2.9%였던 소비자 물가상승률은 기존 한국은행의 물가 목표치였던 2%에 크게 미치지 못하고 0.5%를 기록했다.

잠재성장률은 외환·금융위기에 이어 코로나19 대유행의 위기까지 거치며 과거 8.3%에서 최근 2.2% 수준까지 추락했다. 특히 한경연은 향후 10년 내에 잠재성장률이 현재 수준보다도 낮은 0%대에 진입하게 될 가능성이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한경연은 보고서를 통해 "글로벌 주요국 중 가장 빠른 속도로 잠재성장률이 하강하고 있다"며 잠재성장률 둔화의 주요 원인으로 성장전략의 한계, 경직적 노동시장 및 기술 혁신성 둔화 등을 꼽았다. 그러면서 "생산 요소의 양적 확대와 모방형 기술 진보에 기대왔던 것이 잠재성장률 하락의 주요한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또 한경연은 한국경제의 현재 상황에 대해 "코로나19 기저효과와 수출 호조에 따른 착시가 경제 현실을 일시적으로 가리고 있지만, 실상은 지속 성장과 도태의 갈림길에 선 위태로운 상황"이라며 부정적인 진단을 내렸다.

이승석 한경연 부연구위원은 "성장의 사다리를 복원하기 위해서는 규제 혁파를 통해 기업의 과감한 투자를 끌어내야 한다"며 "1인당 4만 달러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성장률 제고가 차기 정부의 정책 1순위 과제로 추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관련기사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